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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88권, 성종 9년 1월 10일 계유 2번째기사 1478년 명 성화(成化) 14년

성절사 한치례가 북경에서 돌아와 복명하고 황제의 하사품을 올리다

성절사(聖節使) 한치례(韓致禮)가 북경(北京)에서부터 돌아와서 복명(復命)하고, 이어서 황제가 내린 물건을 올렸는데, 인수 왕대비(仁粹王大妃)전(殿)에는 화은(花銀) 60냥, 각색 저사(紵絲) 6필, 각색 견(絹) 6필이고, 대전(大殿)에는 화은(花銀) 1백 20냥, 각색 저사 8필, 각색 견 8필이었다. 한치례가 또 황제가 요구하는 물건을 아뢰기를,

"각양(各樣) 교묘한 탁자(卓子)·각양 붓·각양 벼루·각양 먹·각양 초석(草席) 세 벌[事]·다섯 벌[事]씩, 크고 작은 단도자(單刀子)·각양 호로(胡蘆)·각양 호아(虎牙)·녹장아(鹿獐牙)·크고 작은 해라(海螺)·가늘고 교묘한 소문합(小文蛤)·회합(回蛤)·반합(斑蛤)·수놓은 주머니·바늘쌈[針家兒]·청과아(靑苽兒)·각양 기물(器物)·다갈색(茶褐色) 명주[綿紬]·각양 해선(海鮮)은 다만 지방의 소산이고, 아울러 해내(海內)에서 나는 응당 있을 제반 물건을 함께 진상하라 하였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인견(引見)하였는데, 한치례가 아뢰기를,

"신이 처음에 북경에 들어가서 정동(鄭同)을 보았는데, 정동이 전하의 안부를 묻고 또 궁각(弓角)을 주청(奏請)할 것인가를 묻기에, 신이 윤필상(尹弼商)이 그 일 때문에 왔다고 대답하니, 정동이 신으로 하여금 궁각(弓角)을 청하는 일을 쓰게 하여 한씨(韓氏)에게 전달하고자 하므로, 신이 이것은 내가 하러 온 일이 아니라고 말하였으나, 정동이 굳이 요구하므로 신이 부득이하여 써 주었습니다. 이 일을 신이 처음에는 정동이 하는 일로 의심하였는데, 한씨도서(圖書)009) 를 보고서야 비로소 그렇지 않은 것을 알았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인정(人情)010) 으로 가져간 물건을 한씨가 적게 여기지 않던가?"

하니, 한치례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자색 명주를 받고 대단히 기뻐하였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도승지(都承旨) 신준(申浚)에게 이르기를,

"한치례가 궁각(弓角)을 청한 일을 나는 무방하다고 생각하는데, 경의 뜻은 어떠한가?"

하니, 신준이 대답하기를,

"신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북경에 가는 사람이 사사로이 가지고 가는 인정 물건(人情物件)이 없을 수 없다. 다시 마련하여 아뢰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88권 3장 A면【국편영인본】 9책 542면
  • 【분류】
    외교-명(明) / 인사-임면(任免) / 왕실-국왕(國王) / 군사-군기(軍器)

  • [註 009]
    도서(圖書) : 인장(印章)과 투서(套書).
  • [註 010]
    인정(人情) : 예물(禮物).

○聖節使韓致禮回自京師復命, 仍進欽賜物件。 仁粹王大妃殿, 花銀六十兩、各色紵絲六匹、各色絹六匹, 大殿, 花銀一百二十兩、各色紵絲八匹、各色絹八匹。 致禮又啓皇帝所求物件, 曰: "各樣巧卓、各樣筆、各樣硯瓦、各樣墨、各樣草席三事五事, 大小單刀子、各樣胡蘆、各樣虎牙、鹿獐牙、大小海螺、細巧小文蛤、回蛤、斑蛤、繡囊兒、針家兒、靑苽兒、各樣器物、茶褐色綿紬、各樣海鮮, 但是地方所産, 幷海內出的應有諸班物件, 俱要進。" 上引見, 致禮啓曰: "臣初入京見鄭同, 問殿下安否, 又問弓角奏請與否, 臣答以 ‘尹弼商爲是來也,’ 乃令臣書請弓角事, 爲欲達于韓氏, 臣曰: ‘此非予爲來事也’, 强之, 臣不獲已書付之。 此事臣初疑所爲, 見韓氏圖書, 始知其不然。" 上曰: "人情物件, 韓氏無乃以爲少乎?" 致禮曰: "然。 紫的綿紬, 受之甚喜。" 上謂都承旨申浚曰: "致禮請弓角事, 予以謂無妨, 於卿意何如?" 對曰: "臣謂無妨。" 上曰: "赴京人私持人情物件, 不可無也。 其更磨鍊以啓。"


  • 【태백산사고본】 14책 88권 3장 A면【국편영인본】 9책 542면
  • 【분류】
    외교-명(明) / 인사-임면(任免) / 왕실-국왕(國王) / 군사-군기(軍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