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 85권, 성종 8년 10월 4일 무술 2번째기사
1477년 명 성화(成化) 13년
사간 경준이 대사헌 양성지의 위인됨에 대해 차자를 올리다
사간(司諫) 경준(慶俊)이 차자(箚子)를 올리기를,
"양성지(梁誠之)가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이 되니, 여러 사람들의 의논이 비등(沸騰)하고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좋지 아니한데, 신도 또한 능히 의혹(疑惑)되는 바가 없지 아니합니다. 대사헌(大司憲)은 일세(一世)의 기강을 잡고 백료(百僚)를 규찰하여 바로잡으므로 온갖 책임이 돌아오는데, 만약 명망(名望)이 일찍부터 나타나서 남들이 두려워하여 복종(服從)하는 자가 아니면 선임(選任)에 응(應)하는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양성지의 사람됨이 기운이 없고 조행(操行)이 경박(輕薄)하며 이익을 탐하여 의리를 잊으며, 또 번잡한 일을 다스리는 재능(才能)도 없어서 관직을 역임(歷任)한 것이 한두 곳이 아닌데, 이르는 곳마다 모두 아무런 뛰어난 업적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노병(老病)이 서로 잇달으고 뜻과 기운이 혼모(昏耗)하여 한직(閑職)에 거(居)하는 것이 편(便)하고 그의 분수에도 알맞을 터이니, 그가 하루라도 풍헌(風憲)의 우두머리 자리에 거(居)할 수가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당당(堂堂)한 성조(聖朝)에 훌륭한 선비가 많은데, 어찌 현재(賢才)가 부족하여 반드시 양성지를 등용하여 여러 사람들의 보고 듣는 바를 놀라게 하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빨리 내리신 명령을 거두시어서 여정(輿情)을 쾌(快)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명하여 정승(政丞)에게 보이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8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9책 515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