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에 나가 석전을 행하고 명륜당에서 유생을 시험하도록 명하다
임금이 성균관(成均館)에 나아가 친히 석전(釋奠)을 행하고, 명륜당(明倫堂)에 나아가 윤자운(尹子雲)과 양성지(梁誠之)·김유(金紐)를 독권관(讀卷官)으로 삼고, 정은(鄭垠)과 노공필(盧公弼)을 대독관(對讀官)으로 삼아, 우리 나라에서, 〈중국 황제에게〉 궁각(弓角)을 수매(收買)하도록 허락하여 줄 것을 청하는 표(表)를 제목으로 하여, 유생(儒生)을 시험하도록 명하였는데, 응시한 자가 모두 1천 4백 인이었다. 그리고 사단(射壇)에 나아가서 회례(會禮)를 베풀기를 정지(正至)768) 때의 회례의식(會禮儀式)과 같이 하고, 술이 세 순배 돌자, 대사례(大射禮)를 행하였는데, 헌가(軒架)에서 풍악이 연주되니, 임금이 네 대의 화살[乘矢]을 쏘아 1시(矢)를 맞히었다. 그리고 나서 월산 대군(月山大君) 이정(李婷)과 영의정(領議政) 정창손(鄭昌孫) 이하 68인이 차례로 짝을 지어 활을 쏘았는데, 맞힌 자는 상(賞)을 주고, 맞히지 못한 자는 벌(罰)을 주기를 의식과 같이 하였다. 그리고 해사(該司)에 명하여 방방(放榜)769) 과 유가(遊街)770) 등의 제사(諸事)를 갖추게 하고, 신시(申時)에 윤자운(尹子雲) 등이 4인을 뽑아 아뢰니, 임금이 진사(進士) 권건(權建)을 제1등으로 삼고, 송질(宋軼)과 민사건(閔師騫)·송윤종(宋胤宗)을 차등으로 삼았다. 임금이 단상(壇上)에 나아가서 방방(放榜)하니, 백관(百官)이 진하(陳賀)하기를 의식과 같이 하고, 권건 등이 나가자, 임금이 4관(四館)에 명하여 신래(新來)771) 를 불러서 희학(戲謔)을 하게 하였다. 또 명하여 내구마(內廐馬)를 타게 하였는데, 유가(遊街) 때에는 다리[橋]와 문(門)을 에워싸고 구경하는 자가 수천 명이나 되었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8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9책 484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사상-유학(儒學) / 인사-선발(選拔)
- [註 768]정지(正至) : 정월 초하루와 동지.
- [註 769]
방방(放榜) : 조선조 때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성명을 큰 소리로 불러서 합격 증서(證書)를 주던 일. 문무과(文武科)의 대과(大科)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홍패(紅牌)를, 소과(小科)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백패(白牌)를 각각 내려 주었으며, 부형(父兄)과 족친(族親)이 이때 모두 따라 들어와서 숙배(肅拜)하였음.- [註 770]
유가(遊街) :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이 풍악을 잡히고 거리를 돌면서 좌주(座主)·선진자(先進者)·친척들을 찾아보던 일. 대개 방방(放榜) 뒤 사흘에 걸쳐 행하였음.- [註 771]
신래(新來) : 새로 문과(文科)에 급제한 사람.○丁酉/上詣成均館, 親行釋奠。 御明倫堂, 以尹子雲、梁誠之、金紐爲讀券官, 鄭垠、盧公弼爲對讀官, 以 ‘本國請許收買弓角表’ 爲題, 命試儒生, 赴試者摠一千四百人。 御射壇, 設會如正至會儀。 酒三遍, 行大射禮, 軒架旣作, 上發乘矢, 中一矢。 月山大君 婷、領議政鄭昌孫以下六十八人, 以次耦射, 中者賞, 不中者罰如儀。 命該司備放榜、遊街諸事, 申時, 子雲等取四人以啓。 上以進士權建爲第一, 以宋軼、閔師騫、宋胤宗爲次。 上御壇上放榜, 百官陳賀如儀。 及建等出, 上命四館呼新來, 俾呈戲。 又命乘內廐馬遊街。 時環橋門觀聽者數千許。
- 【태백산사고본】 13책 8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9책 484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사상-유학(儒學) / 인사-선발(選拔)
- [註 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