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군 이성이 민폐를 끼치므로 행대를 보내고, 단양군 홍상도 주의하라 하다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대사헌(大司憲) 김영유(金永濡)가 아뢰기를,
"창원군(昌原君) 이성(李晟)이 처음에는 온양(溫陽)에 목욕갈 것을 청하였는데, 그 곳에 도착해서는 목욕은 하지 않고 공주(公州) 등지로 돌아다니면서 수령(守令)을 능욕(凌辱)하고 있으니, 지금 농무(農務)가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는데, 음식을 대접하는 폐단이 많을 것입니다. 또 들으니 일행들이 역마(驛馬)를 타고 다니는 자가 많다고 하는데, 이것은 반드시 감사(監司)가 주었을 것입니다. 청컨대 빨리 오라고 명령하시고, 또 행대(行臺)411) 를 보내어 감사에게 역마를 함부로 내준 것을 책문(責問)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실로 알지 못하는 일이다. 그 민폐(民弊)가 어찌 적겠는가? 감사가 만일 어질었다면 반드시 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행대(行臺)를 보내는 것이 어떤가?"
하니, 영사(領事) 한명회(韓明澮)는 대답하기를,
"성상의 하교(下敎)가 윤당(允當)합니다."
하고, 도승지(都承旨) 현석규(玄碩圭)는 아뢰기를,
"창원군(昌原君)이 본래 광망(狂妄)한데, 그 종자(從者)가 인도하기를 그릇되게 했을 것입니다. 옛부터 종친(宗親)이 도(道)를 잃은 것은 모두 군소(群小)들이 잘못 인도한 것입니다. 청컨대 모름지기 엄하게 징계하소서."
하였다. 김영유가 또 아뢰기를,
"당양군(唐陽君) 홍상(洪常)이 또한 온양(溫陽)에 갔는데, 비록 폐가 있었다는 것은 듣지 못했으나, 공억(供億)412) 의 번거로움은 농무(農務)에 해로움이 있을 것이니, 청컨대 하서(下書)하여 폐단을 끼치지 말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78권 2장 B면【국편영인본】 9책 437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재정-국용(國用) / 교통-육운(陸運) / 과학-지학(地學) / 사법-탄핵(彈劾)
○御經筵。 講訖, 大司憲金永濡啓曰: "昌原君 晟當初請浴溫陽, 至則不浴, 遊歷公州, 陵辱守令, 今農務方興, 支供之弊必多。 又聞一行乘驛馬者多, 此必監司與之也。 請令速來, 又遣行臺, 責問監司濫給驛馬之由。" 上曰: "予實不知。 其民弊豈少哉? 監司若賢, 則必不與之矣。" 顧謂左右曰: "遣行臺, 何如?" 領事韓明澮對曰: "上敎允當。" 都承旨玄碩圭啓曰: "昌原君本狂妄, 其從者導之以爲非。 自古宗親之失道者, 皆群小導之也。 請須痛懲。" 永濡又啓曰: "唐陽君 洪常亦往溫陽, 雖未聞有弊, 然供億之煩, 有妨農務, 請下書, 勿令貽弊。" 上曰: "然。"
- 【태백산사고본】 12책 78권 2장 B면【국편영인본】 9책 4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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