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손한우가 상언하여 벼슬을 청하자 1계자만을 더하여 주다
갑사(甲士) 손한우(孫旱雨)가 상언(上言)하기를,
"처음에 중이 되어 일휴(日休)라는 이름으로 대선사(大禪師)를 받았는데, 이제 환속(還俗)하여 갑사에 속하였습니다. 세종(世宗) 때의 《경제육전(經濟六典)》에는 ‘환속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벼슬하기를 원하는 자는 그 조계(祖系)와 재품(才品)을 상고하여 성중애마(成衆愛馬)128) 에 상당하는 곳에 차정(差定)하되, 그 중에서 재간이 있어 임용할 만한 자는 승직(僧職)을 준계(准計)하여 서용(敍用)한다.’ 하였습니다. 대선사도 임금이 내린 벼슬이니, 통계(通計)하여 벼슬받기를 바랍니다."
하였는데, 병조(兵曹)에서 이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이제 예조(禮曹)의 관문(關文)을 받으니, 선종(禪宗)의 첩정(牒呈)에, ‘대선사는 동반(東班)·서반(西班)의 4품에 준하고, 선사는 5품에 준하고, 중덕(中德)은 6품에 준한다.’ 하였으나, 이전(吏典)을 상고하니 의거할 만한 성문(成文)이 없고, 《경제육전》은 금세(今世)에서 통용되는 법이 아니며, 손한우는 별로 재간이 없는데, 대선사라는 헛된 직함을 통계(通計)하여 4품을 초수(超授)하는 것은 이치에 합당하지 않으니, 청컨대 1계자(階資)만을 더하여 주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75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9책 413면
- 【분류】군사-중앙군(中央軍) / 사상-불교(佛敎) / 인사-관리(管理) / 사법-법제(法制)
- [註 128]성중애마(成衆愛馬) : 내금위(內禁衛)·충순위(忠順衛)·충의위(忠義衛)·충찬위(忠贊衛)·별시위(別侍衛)·족친위(族親衛) 등에 속하여 궁궐의 호위와 근시(近侍)의 일을 맡아 보는 관리. 성중관(成衆官).
○甲士孫旱雨上言曰: "初爲僧, 名日休, 受大禪師, 今還俗, 屬甲士。 世宗朝《經濟六典》內, ‘還俗人自願從仕者, 考其祖系、才品, 成衆愛馬相當處差定, 其有才幹可任者, 僧職準計敍用。’ 大禪師亦是王爵, 乞通計受職。" 兵曹據此啓: "今準禮曹關, 禪宗牒呈內: ‘大禪師準東西班四品, 禪師準五品, 中德準六品。’ 然考之吏曹,無文可據, 《經濟六典》, 非今世通行之法, 旱雨別無才幹, 而通計大禪師虛銜, 超授四品, 不合於理。 請只加一階。" 從之。
- 【태백산사고본】 11책 75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9책 413면
- 【분류】군사-중앙군(中央軍) / 사상-불교(佛敎) / 인사-관리(管理) / 사법-법제(法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