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조(兵曹)에서 역리(驛吏)를 부성(阜盛)하게 하는 조건(條件)을 아뢰었다.

"1. 제도(諸道)의 역리(驛吏)는 모두 색군(色軍)³²⁴⁾ 에 충당하도록 정하였으나, 만약 군대의 사정이 긴급할 때를 만나면 각기 본역(本役)이 있으므로 반드시 종군(從軍)할 수 없을 것이니, 청컨대 〈색군에〉 정하지 마소서.

1. 역리(驛吏)나 역녀(驛女)에게 시집가거나 장가든 공천(公賤)의 소생으로서 위전(位田)³²⁵⁾ 이나 입마(立馬)³²⁶⁾ 를 받고자 원하는 자는 평안도(平安道)를 제외하고 제도(諸道)의 역(驛)은 신역(身役)을 면하여 주고, 임시로 본역(本驛)에 소속시켜 입마(入馬)하게 하소서.

1. 역리(驛吏)와 조역(助役)의 일수(日守)는 모두 잡역(雜役)을 면제하여 주소서.

1. 대로(大路)의 잔역리(殘驛吏)와 동거(同居)하는 매부(妹夫)나 사위[女壻]는, 서울에 올라가 종사(從仕)하는 자와 갑사(甲士)에 속하는 자를 제외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임시로 본역(本驛)에 소속시켜 입마(立馬)하게 하소서.

1. 대로(大路) 잔역(殘驛)의 조역(助役)은 부근 여러 고을에 사는 사람을 추쇄(推刷)하여 양천(良賤)을 가릴 수 없으니, 한역(閒役)³²⁷⁾ 한 사람으로써 충당하게 하소서.

1. 도망한 역리의 마위전(馬位田)을 오랫동안 경작하고서 인하여 입마(立馬)한 자는 사천(私賤)을 제외하고는 역(役)의 유무(有無)를 막론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그대로 조역(助役)에 정하게 하소서.

1. 양전(量田)할 때에 잉여 마위전으로 군자(軍資)에 속한 것을 모두 본역(本驛)에 환급(還給)하게 하소서.

1. 역리로서 도망한 자는 장(杖) 1백 대를 때리고, 허접(許接)한 자는 양인(良人)이면 장 1백 대에 부근의 잔역리(殘驛吏)로 정하고, 공사 천구(公私賤口)이면 장 1백 대에 도(徒) 3년으로 정하소서.

1. 관찰사(觀察使)가 매양 순행(巡行) 점검(點檢)하여 각역 역리의 도망한 자와 쇄환한 자의 수를 계절(季節) 끝에 계문(啓聞)하고, 찰방(察訪)이나 역승(驛丞)이 부임한 지 석달 내에 역리가 3호(戶) 이상 도망한 자는 파출(罷黜)하고, 3호 이상 쇄환(刷還)한 자는 치부(置簿)하여 두었다가 체임(遞任)할 때에 우대하여 옮기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5책 30권 5장 B면【국편영인본】 9책 23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행형(行刑) / 인사-관리(管理) / 군사-특수군(特殊軍) / 군사-병참(兵站) / 재정-역(役) / 교통-육운(陸運) / 농업-전제(田制) / 호구-이동(移動) / 신분-신량역천(身良役賤) / 신분-천인(賤人)

• [註 324]
  색군(色軍) : 조선 시대 군대 편제의 하나. 평상시에는 병역의 의무가 없었으나 유사시(有事時)에 대비한 형식상의 군대임.
• [註 325]
  위전(位田) : 관청의 경비나 제사의 내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설치된 토지.
• [註 326]
  입마(立馬) : 각역(各驛)에서 말[驛馬]을 길러서 대기시키던 일. 나라의 관마(官馬)를 쓰기도 하였으나, 마전(馬田)을 경작하던 민간인이 세우기도 하였음.
• [註 327]
  한역(閒役) : 역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