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도 절도사 선형에게 올적합에 대응할 사목을 효유하다
영안도 절도사 선형에게 효유하기를,
"올적합이 이제 이(利)를 보았으니 형세가 강해질 것은 진실로 경의 계달한 바와 같다. 장차 어유소(魚有沼)를 보내어 경을 도와서 방비하게 할 것인데, 행해야 할 일은 따로 사목(事目)이 있으니, 경은 마땅히 살피도록 하라.
1. 내년 봄을 기다려서 무이보(撫夷堡)에 성을 쌓는 일은 곧 병조(兵曹)에 하명하였으나, 경의 계달한 바에 의하여 지금 잠시 역사(役事)를 정지한다.
1. 선왕께서 일찍이 알타리(斡朶里)를 위하여 보(堡)를 쌓으니 올적합도 또한 원망하는 말이 없었다. 또 알타리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게 붙어서 우리의 울타리[藩籬]가 되었으니, 앉아서 그들이 이산하는 것을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경은 힘과 공사를 헤아려서 부근 사람으로 하여금 편리할 때에 보를 쌓게 하되, 먼저 우리 군민(軍民)을 동요시키지 말고, 또 보를 쌓을 때에 알타리로 하여금 멀리 가서 정탐하게 하고 군사를 정비하여 수호하라.
1. 수주(愁州) 이하 근경(近境)에 사는 야인(野人)들이 만약 모두 이산하면 우리의 울타리가 허소(虛疏)할 것이니, 진장(鎭將)들로 하여금 정성껏 무마(撫摩)하여 편안히 모여서 살게 하라.
1. 비록 올적합과 싸워서 이길지라도 그 원망이 더욱 깊어질 것이니, 우리의 수비를 삼가서 그들로 하여금 감히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만약 올적합 가운데 와서 항복하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근경의 야인 가운데 구주(具州)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 구주(具州)의 사람들이 은혜를 받은 지가 오래되었는데, 은혜를 갚을 생각은 하지 아니하고 까닭없이 여러 차례 우리의 변경에 침범하였으니, 너희도 또한 천성(天性)이 있으면서 어찌 이치에 매우 어그러진 줄 알지 못하겠느냐? 생각건대 너희 구주 사람들이 어찌 다 도적이겠느냐? 또한 의(義)를 사모하며 순종하는 자도 있을 것이니, 우리가 이제 너희들을 다 원수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너희들은 와서 우리의 명(命)을 듣고 후회를 남기지 말라.’ 이렇게 해설하여 자신(自新)의 길을 열어 주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20권 3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70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정(軍政)
○諭永安道節度使宣炯曰: "兀狄哈, 今旣得利勢, 或鴟張, 誠如卿所啓。 將遣魚有沼, 助卿備禦應行之事, 別有事目, 卿宜審之。 一。 撫夷堡, 待來春築城事, 卽下兵曹, 依卿所啓, 今姑停役。 一。 先王嘗爲斡朶里築堡, 兀狄哈亦無怨言。 且斡朶里最親附於我, 爲我藩籬, 不可坐視其離散。 卿量力度功, 以旁近之人, 隨宜設築, 毋至先擾我軍民, 且築堡之時, 令斡朶里, 遠行體探, 整兵守護。 一。 愁州以下近境野人, 若皆離散, 則我之藩籬虛踈, 可令鎭將等, 曲加存撫, 務要安集。 一。 雖與兀狄哈戰勝, 其怨益深, 不如謹我守備, 使不敢犯。 若有兀狄哈來投者, 或近境野人有往具州者, 語之曰: ‘汝具州之人, 受恩久矣。 不思報效, 無故累犯我境, 汝亦有天性, 豈不知悖理之甚哉? 想汝具州之人, 豈盡爲賊? 亦有慕義效順者, 我今不竝讎汝。 汝可來聽我命, 毋貽後悔。’ 如此解說, 以開自新之路。"
- 【태백산사고본】 4책 20권 3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70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