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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19권, 성종 3년 6월 21일 병술 5번째기사 1472년 명 성화(成化) 8년

대사헌 김지경 등을 불러 박시형을 피혐하게 한 경위를 묻다

대사헌(大司憲) 김지경(金之慶)·집의(執義) 김계창(金季昌)·장령(掌令) 배맹후(裵孟厚)·지평 박시형(朴時衡) 등이 부름을 받고 왔다. 박시형이 아뢰기를,

"신이 경연(經筵)에 참석한 뒤 본부에 가서 계달한 바를 자세히 말하였더니, 좌우에서 놀라 얼굴빛이 변하였습니다. 김지경(金之慶)은 말하기를, ‘이것은 큰 일인데 어찌하여 본부에서 의논하지 아니하였는가?’ 하였고, 김계창(金季昌)·배맹후(裵孟厚)도 또한 옳지 않다고 말하였습니다. 신이 대답하기를, ‘내가 홀로 계달한 바이니, 비록 견책(譴責)이 있을지라도 본부에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고 하였습니다. 김지경 등이 서로 더불어 말하기를, ‘원상(院相)을 설치하는 것은 매우 좋은 것이니, 옛적부터 비록 장성한 임금이라도 반드시 노성(老成)한 신하에게 자문(諮問)하였다. 주상께서 즉위한 지 오래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의당(宜當) 대신들에게 자문하여야 할 것인데, 지평(持平)이 원상을 파할 것을 청하였으니, 원상이 만약 이 말을 들으면 반드시 피혐하고 물러가기를 청할 것이므로, 지평이 마땅히 먼저 피혐하여야 한다.’ 하였습니다. 신은 마음으로는 김지경 등이 대신을 두려워하여 이와 같이 비루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곧 계달하려고 하였으나, 본부의 풍격(風格)을 더럽힐까 두려워하여 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물러와서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못하여, 이제 사실대로 다시 아뢴 것입니다."

하였다. 김지경·김계창·배맹후가 아뢰기를,

"신 등의 뜻으로는 원상(院相)을 두는 것이 심히 좋은 일인데, 박시형이 파하기를 청하였으니, 주상께서는 반드시 본부에서 동의(同議)하였다고 생각하실 것이며, 조정에서 들으면 또한 반드시 불가하다고 할 것이므로, 박시형으로 하여금 피혐하게 하였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김지경 등을 아울러 교체하게 하는 것이 가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9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67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사-임면(任免)

    ○大司憲金之慶、執義金季昌、掌令裵孟厚、持平朴時衡, 承召而來。 時衡啓曰: "臣經筵後, 往本府具陳所啓之言, 左右愕然失色。 金之慶言曰: ‘此是大事, 何不議諸本府乎?’ 金季昌裵孟厚亦言不可。 臣答曰: ‘我所獨啓, 雖有譴責, 本府何與焉?’ 之慶等相與言曰: ‘設院相甚善, 自古雖長君, 必咨訪老成。 主上卽政未久, 宜當諏問大臣, 而持平請罷院相, 院相若聞此言, 必引嫌求退, 持平宜先避嫌。’ 臣意謂之慶等畏大臣, 如是鄙其志, 趣欲直啓之, 恐累本府之風而不果, 退而思之, 未安於心, 故今從實更啓。" 之慶季昌孟厚啓曰: "臣等意置院相甚善, 時衡請罷之。 上必謂本府同議, 朝廷聞之, 亦必以爲不可, 故令時衡避嫌。" 傳曰: "之慶等, 竝遞之, 可也。"


    • 【태백산사고본】 4책 19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67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