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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7권, 성종 1년 9월 19일 갑오 4번째기사 1470년 명 성화(成化) 6년

일본국에서 서계와 함께 토산물을 바치다

일본국(日本國) 인백단 3주 태수(因伯丹三州太守) 산명전(山名殿) 소필(少弼) 원교풍(源敎豐)이 중 일암(一庵)을 보내 와서 토산물을 바쳤다. 그 서계(書契)에 이르기를,

"조선국 예조 참판 존공 족하(尊公足下), 공손히 생각하건대 폐하(陛下)는 많은 무리를 인서(仁恕)의 우주(宇宙)에서 출생하게 하여, 구구 팔색(九丘八索)740) 의 중역(重譯)의 땅에서 공물(貢物)을 바치고, 삼변(三邊)의 땅에서 조빙(朝聘)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대체로 신 교풍이 관장하는 주(州)가 셋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백주이고, 백주에 절이 있어 만복사(萬福寺)라고 합니다. 이 절에는 대자 대비한 관세음(觀世音)의 존상(尊傷)을 안치하고, 아울러 1천 명의 선려(禪侶)를 접대하여 새벽에는 향을 피우고 저녁에는 불경을 읽으면서 게으름이 없이 더욱 숭배하므로, 국황이 녹(祿)을 주는 정사 가람(精舍伽藍)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전우(殿宇)가 황폐하여 바람과 비를 막을 수 없는데, 비록 수축(修築)의 뜻을 계획하고자 하나, 비용이 많아서 수보(修補)하지 못할 뿐입니다. 이리하여 우리 국황 원의정(源義政)이 황공하게도 신 교풍에게 명령하기를, ‘저 정사 가람은 조선 국황의 지원하는 힘이 아니면 가히 낙성할 수 없다. 그런데 조선은 중국의 부용국(附庸國)이 되어 문치(文治)의 풍화(風化)가 요(堯)·순(舜)·우(禹)·탕(湯)의 시대에 못지 않고, 이에 더해서 불교 이치에 정성을 다하여 절을 세우고 부처를 경앙(景仰)하고 있으니, 속히 짧은 편지라도 보내어 큰 나라와 옛 수호(修好)를 통한다면 어찌 영광스럽지 않겠는가?’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신 교풍이 존명(尊命)을 받들어서 정사 가람을 흥복하는 이유를 진달하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은 《대반야경(大般若經)》 1부(部), 경자(磬子) 1개, 목면(木綿) 3천 필, 인삼 5백 근, 쌀 5백 석, 대발(大鈸) 2개인데, 이 선물을 받게 되면 평소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정(下情)에 황공함을 이기지 못하며, 우러러보는 정성은 극진한 복을 누리시도록 빌겠습니다. 그리고 보잘것 없는 토산물을 바치는데, 별폭에 적혀 있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8책 532면
  • 【분류】
    외교-왜(倭)

  • [註 740]
    구구 팔색(九丘八索) : 세계 각국을 말함.

日本國 因伯丹三州太守山名少弼源敎豐, 遣僧一庵, 來獻土宜。 其書契曰:

朝鮮國禮曹參判尊公足下: 恭惟, 陛下胚胎萬彙于仁恕之宇宙, 而九丘八索, 重譯獻筐, 三邊無日, 不朝聘矣。 抑臣敎豊所知州三, 其一曰, 有寺曰萬福, 就中安置大慈觀世音尊像也。 幷接待一千指之禪侶, 晨香、夕梵, 無怠增崇, 國皇祿算之精藍也。 頃殿宇荒涼, 風雨不足庇聊, 雖欲企起廢之志, 用費洪繁, 而不能修補而已。 于玆我國皇源義政忝命臣敎豐: "彼精藍, 非朝鮮國皇支廈之力, 不可落成。 然朝鮮國爲大之附庸, 而文治之風化, 抗衡也, 加之推誠覺場, 建立佛宇, 景仰浮圖氏矣。 速具短簡, 而通舊好於大國, 豈不榮乎?" 以是臣敎豐(羕)〔承〕 尊命, 陳精藍興復之由者也。 所望《大般若經》一部、磬子一箇、木綿三千匹、人蔘五百斤、(八木)〔米〕 五百石、大鈸二箇, 沐此芳惠, 成素願者乎! 下情不勝惶懼, 瞻系之忱, 至禱、至祝。 次獻菲瑣方物, 在別幅。


  • 【태백산사고본】 2책 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8책 532면
  • 【분류】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