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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4권, 성종 1년 3월 4일 계미 7번째기사 1470년 명 성화(成化) 6년

이조에서 진언 중에서 행할 만한 조록을 의논하여 아뢰다

이조(吏曹)에서 진언(陳言) 중에 행할 만한 조록(條錄)을 의논하여 아뢰기를,

"1. 고신(告身)179)서경(署經)180) 하는 법은 제수가 잘못되었나를 상고할 뿐 아니라, 반드시 그 사람의 어질고 어질지 못한 것을 먼저 의논하여 조금만 결점이 있으면 문득 서경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류(士類)가 맑은 의논을 두려워하여 그른 짓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세조(世祖)께서 특히 군사가 제때에 녹(祿)을 받지 못하는 것을 파하였는데, 조사(朝士)의 서경하는 법 또한 따라서 폐지함으로써 대성(臺省)181) 의 맑은 의논이 시행될 수 없게 되니, 세쇄(細碎)한 무리 또한 꺼리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금후로는 군사 외에 조사의 고신은 예전대로 서경하게 하고, 50일이 지나도 서경을 얻지 못하면 연유를 갖추어 계달하여 다음 정사에 고쳐 내리되, 직(職)을 받은 인원(人員)이 사은(謝恩)하기 전에 행공(行公)을 하였거나 혹은 물고(物故)182) 한 자는 그 고신이 이미 대간(臺諫)183) 을 거치어 이조(吏曹)·병조(兵曹)에 이르렀으면 내어주고, 만일 직에 나가지 못하고 체대(遞代)된 자는 받은 직첩을 거둬들이게 하소서.

1. 전에는 장리(贓吏)는 영구히 서용하지 않고 누(累)가 자손에게까지 미치게 하여 사풍(士風)을 가다듬었는데, 근래에는 이 법이 점점 해이해져서 탐오(貪汚)한 무리들을 징계할 바가 없으니, 예전대로 거행하여 본조(本曹)184) 와 대성(臺省)에서 죄록안(罪錄案)을 갖추어 후대(後代)에 빙고하게 하며, 서얼(庶孽)을 부시(赴試)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고 또한 현달한 관직을 제수하지 말게 하소서.

1. 평양(平壤)영흥(永興)의 부윤(府尹)은 관찰사(觀察使)로 겸임하게 하소서.

1. 전에는 문음(門蔭)의 자제(子弟)가 나이 20세가 지나면 한 경서(經書)를 시험하여 바야흐로 종사(從仕)를 허락하였는데, 근래에는 이 법이 폐이(廢弛)되어 배우지 않은 아이들이 대개 많이 임관(任官)되어서 직사(職事)를 비우고 폐합니다. 《속육전(續六典)》 《문음조(門蔭條)》에는, ‘공신(功臣) 및 2품 이상의 아들·손자·사위·아우·조카와 경관(京官)으로서 실행(實行)한 3품인 자, 외관(外官)으로서 3품 수령(守令)의 아들·손자와, 일찍이 대간(臺諫)·정조(政曹)185) 를 지낸 자의 아들로, 나이가 20세 이상이면 조(祖)ㆍ부(父)ㆍ친당숙(親堂叔)ㆍ백숙(伯叔)ㆍ형제(兄弟)로 하여금 대소 관원이 천거케 하여 아울러 내외조부(內外祖父)의 직함(職銜)과 이름을 적어서 이조(吏曹)에 바치면, 예문관(藝文館)에 이문(移文)하여 한 경서(經書)를 시험하여 합격한 자는 패(牌)를 주고, 이조에 회보하면 공신 2품 이상의 아들·손자·사위·아우·조카는 사온 직장 동정(司醞直長同正)을 임명하고, 서울과 외방의 실행(實行)한 3품의 아들·손자 및 일찍이 대간·정조를 지낸 자의 아들은 사온 부직장 동정(司醞副直長同正)을 임명하여 재주에 따라 서용(敍用)한다.’ 하였고, 《원육전(元六典)》 《문음조(門蔭條)》에는, ‘만일 조(祖)·부(父)가 일찍이 파직(罷職)의 죄를 범하여 개정(改正)을 거치지 않은 자는 음직(蔭職)의 제수를 허락하지 않는다.’ 하였으니, 금후로는 《육전(六典)》에 의하여 시행하게 하소서.

1. 양계(兩界)186) 의 수령(守令)·만호(萬戶)는 개만(箇滿)187) 이 되어 체임(遞任)하면서 직사(職事)에 나아가기도 전에 과궐(窠闕)로 인하여 추이(推移)하여 녹(祿)을 받지 못하고 강직(降職)되는 것은 미편(未便)합니다. 금후로는 모름지기 한 번 녹을 받은 뒤에 승진하든지 강직하든지 하게 하소서.

1. 무릇 신하 된 자가 분주하여 복무(服務)하는 것은 직분(職分)에 당연히 할 일인데, 근래에 와서는 하찮은 일 하나 하나에도 모두 공(功)을 논하여 상직(賞職)을 주니, 이로 말미암아 청탁이 성행하여 선비의 풍습이 아름답지 못합니다. 또 특별히 계급(階級)을 얻어서 이 때문에 높아진 자가 매우 많은데, 계급이 높아진 것은 8, 9품의 직(職)을 띤 자가 건너뛰어 5, 6품을 받고, 5, 6품을 띤 자가 건너뛰어 3, 4품을 받고, 혹은 3, 4품의 직을 거치지 않고 지레 당상관(堂上官)이 되는 자도 있으니, 작상(爵賞)의 외람된 것이 이보다 심할 수 없습니다. 금후로는 군공(軍功)·특지(特旨) 외에는 관작(官爵)으로 상을 논하지 말고, 비록 한 계급이라도 또한 함부로 가하지 말고 반드시 한품 한품 승진하여 분수 아니게 넘보는 것을 막게 하소서. 또 제조(提調) 및 당상(堂上)·낭청(郞廳)은 다만 일반의 직사(職事)인데, 당상(堂上) 등이 먼저 낭청의 공로를 말하여 상직(賞職)을 가(加)하기를 청하니, 바라는 자에게만 성상의 은혜가 이른다면 심히 불가합니다. 금후로는 계달(啓達)하지 못하게 하소서.

1. 관찰사(觀察使)가 조정(朝廷)에서 내침을 당한 자, 수령(守令)이 관찰사에게 버림을 받은 자는 아울러 죄명(罪名)을 정안(政案)에 기록하여 만일 탐오(貪汚)하고 백성을 침학(侵虐)한 데에 관계되는 자는 종신토록 서용(敍用)하지 마소서. 다른 일로 내침을 당하여 정상이 용서할 만한 자 및 서울과 외방에서 고과(考課)에 하등(下等)을 맞은 자, 사사로운 죄를 범하여 파직된 자는 3도목(都目)188) 을 지난 뒤에 바야흐로 서용을 허락하고, 수령이 직을 받은 뒤에 혹 길이 먼 것을 꺼리거나 혹 고을이 쇠잔한 것을 꺼리어 피하기를 꾀한 자는 6년을 서용하지 않는 법에 의하소서.

1. 수령(守令)·만호(萬戶)·찰방(察訪)·역승(驛丞)의 불법한 것은 1년에 두번 행대(行臺)189) 를 보내어 검찰(檢察)하게 하소서.

1. 외방의 교수(敎授)는 혹 10년이 되어도 체대(遞代)되지 못하는데, 훈도(訓導)는 반드시 15달이 되면 체대됩니다. 그래서 교수는 침체(沈滯)됨을 한하고 훈도는 앉아서 세월만 계산하여 모두가 부지런히 가르치지 않으니, 금후로는 교수는 고만(考滿)이 되면 곧 서용하되 다섯 번 고과(考課)에서 두 번이 중(中)인 자와, 훈도는 세번 고과에서 한 번이 중(中)인 자는 아울러 계급을 올리지 말고 파직(罷職)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책 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8책 477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정론(政論)

  • [註 179]
    고신(告身) : 직첩(職牒).
  • [註 180]
    서경(署經) : 임금이 새로 관리를 임명할 때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에서 그 인선(人選)에 동의하여 신임관의 고신(告身)에 서명(署名)하던 일.
  • [註 181]
    대성(臺省) :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
  • [註 182]
    물고(物故) : 사망.
  • [註 183]
    대간(臺諫) : 사헌부와 사간원.
  • [註 184]
    본조(本曹) : 이조.
  • [註 185]
    정조(政曹) : 이조와 병조.
  • [註 186]
    양계(兩界) : 평안도와 함길도.
  • [註 187]
    개만(箇滿) : 벼슬의 임기가 만료 되는 것. 고만(考滿).
  • [註 188]
    도목(都目) : 관리의 근무 성적을 고찰하여 출척(黜陟)을 행하던 일. 1년에 한 차례 하는 것을 1도목. 6월·12월 두 차례 하는 것을 양 도목(兩都目:이때 6월의 도목을 소정(小政)이라 하고, 12월의 도목을 대정(大政)이라 하였음.), 4개월에 한 번씩 하는 것을 3도목이라 하였음.
  • [註 189]
    행대(行臺) : 사헌부(司憲府)의 감찰(監察).

○吏曹議陳言可行條, 錄啓:

一。 告身署經之法, 非徒考其除授違誤, 必先議其人之賢否, 小有痕咎, 輒不署經, 故士類畏淸議, 恥於爲非。 世祖特以軍士不罕得趁時受祿, 罷之, 朝士署經之法, 亦從而廢。 臺省之淸議, 無所施行, 而屑屑之徒, 亦無所忌。 今後軍士外, 朝士告身, 依舊署經, 過五十日未得署經, 則具由啓達, 後政改下, 受職人員謝前行公, 或物故者, 其告身, 已經臺諫, 到吏、兵曹則出給, 若未就職見代者, 所受職牒還收。 一。 在前贓吏, 永不敍用, 累及子孫, 以勵士風, 近來此法稍弛, 貪墨之徒, 無所懲艾。 依舊擧行, 本曹及臺省, 具罪錄案, 以憑後考。 庶孽勿許赴試, 亦勿授顯官。 一。 平壤永興府尹, 以觀察使兼差。 一。 在前門蔭子弟, 年過二十, 試一經, 方許從仕, 比來此法廢弛, 不學童稚, 率多任官, 曠廢職事。 《續六典》 《門蔭條》: "功臣及二品以上子ㆍ孫ㆍ壻ㆍ弟ㆍ姪、京官實行三品、外官三品守令子孫、曾經臺諫ㆍ政曹者之子, 年二十以上, 令祖、父、親堂伯叔、兄弟, 大小官薦擧, 竝錄內外祖父職名, 呈吏曹, 移文藝文館, 試一經, 中格者給牌, 還報吏曹。 功臣二品以上子、孫、壻、弟、姪, 差司醞直長同正, 京外實行三品子、孫及曾經臺諫、政曹者之子, 差司醞副直長同正, 隨才敍用。" 《元六典》 《門蔭條》: "若祖、父曾犯罷職之罪, 未經改正者, 不許蔭授。" 今後依《六典》, 施行。 一。 兩界守令、萬戶等, 箇滿遞任, 未就職前, 因窠闕推移, 未受祿降職, 未便。 今後, 須一度受祿後陞降。 一。 凡人臣奔走服勞, 職分當爲, 比來一事一役, 皆論功賞職, 由是干謁盛行, 士習不美。 且別得階級, 以此階高者甚多, 階高則職帶八九品者, 越受五六品; 五六品者, 越受三四品; 或有不得爲三四品之職, 而經爲堂上官者, 爵賞猥濫, 莫甚於此。 今後軍功、特旨外, 勿以官爵論賞, 雖一級, 亦不妄加, 必須品品而陞, 以杜非分覬覦之望。 且提調及堂上、郞廳, 只是一般職事, 而堂上等先敍郞廳功勞, 請加賞職, 希望者, 上恩至, 甚不可。 今後, 毋得啓達。 一。 觀察使之見黜於朝廷者, 守令之見棄於觀察使者, 竝錄罪名于政案, 若涉貪汚虐民者, 終身不敍。 以他事見黜情或可恕者及京外考居下者、犯私罪罷職者, 越三都目, 方許敍用。 守令受職後, 或憚路遠, 或憚邑殘規避者, 依六年不敍之法。 一。 守令、萬戶、察訪、驛丞不法, 一年二度遣行臺, 檢察。 一。 外方敎授, 或至十年不遞, 訓導必十五朔而遞, 故敎授, 憾其沈滯, 訓導坐計日月, 皆不勤訓誨。 今後敎授隨考滿卽敍, 其五考二中者, 及訓導三考一中者, 幷勿加階, 罷職。

從之。


  • 【태백산사고본】 1책 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8책 477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