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실록 7권, 예종 1년 9월 22일 임인 2번째기사
1469년 명 성화(成化) 5년
의금부에서 이육 및 이승 담정을 모두 가두어 국문하도록 청하다
의금부(義禁府)에서 아뢰기를,
"청컨대, 장령(掌令) 이육(李陸) 및 이승(尼僧) 담정(湛淨)을 모두 가두어 국문(鞫問)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는데, 대사헌(大司憲) 오백창(吳伯昌) 등이 아뢰기를,
"이승 담정의 일로 장령 이육을 의금부에 가두어서, 이육이 만약에 청탁을 받아들였다면 어찌 아깝게 여길 것이 있겠습니까? 다만 지금 소송하는 자들이 이기지 못하면 반드시 송사를 청리(聽理)한 관리를 고소하니, 이런 풍습을 자라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담정을 국문하지 않고서 먼저 송사를 청리한 관리를 가두는 것은 대체에 어떠하겠습니까? 이는 본부(本府)의 일이므로 아뢰기 어려운 형편이나, 대관(臺官)은 임금의 이목(耳目)이니, 감히 스스로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육이 만약에 공정하여 소송한 자로 하여금 말이 있을 수 없게 하였더라면, 담정이 무슨 까닭으로 고소하였겠는가? 그러나, 우선 보방(保放)하라. 또 지난번에는 내가 사람을 보내어 분경(奔競)893) 을 금하였으나 이제는 보내지 않는데, 사헌부(司憲府)에서는 분경을 금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8책 418면
- 【분류】사법-법제(法制) / 사법-행형(行刑)
- [註 893]분경(奔競) : 벼슬을 얻기 위하여 권문세가(權門勢家)를 찾아다니며 엽관 운동(獵官運動)을 벌이던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