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에서 아뢰기를,

"과거(科擧) 때에 마땅히 행하여야 할 사건(事件)으로서, 거자(擧子)⁶²⁹⁾ 가 다른 사람의 제술(製述)을 빌린 자와, 남을 위하여 제술(製述)한 자, 중간에 상통(相通)한 자는, 정통(正通) 13년⁶³⁰⁾ 3월 일의 수교(受敎) 내의 ‘대제(對制)⁶³¹⁾ 하여 올린 글을 〈제 자신이〉 실지로 하지 아니하고 속인 율(律)’과 ‘행지(行止)⁶³²⁾ 를 누락시켜 부기(附記)하고, 일월(日月)을 증감(增減)하고, 지방(地方)을 다시 바꾸고, 출신(出身)을 고쳐 바꾸고, 과명(過名)⁶³³⁾ 을 은폐하여 숨긴 자의 율(律)’에 의하여 논죄하소서.

1. 고시(考試)·대독(對讀)·수권(收券)·봉미 역서(封彌易書)·금란(禁亂)·판비(辦備)하기 위하여 입문(入門)하는 등의 관원과 서리(書吏) 등으로서 제문(題文)을 누설한 자, 두사(頭辭)⁶³⁴⁾ 를 몰래 통한 자, 봉명(封名)을 몰래 엿본 자, 필적(筆跡)을 살펴서 알아두는 자, 정실(情實)을 알고 고의로 놓아두는 자 또한 위의 항목에 의하여 논죄하소서.

1. 사령(使令)·복례(僕隷)의 무리로서 법을 범하는 자도 또한 위의 항목의 수교(受敎)에 의하여 모두 곤장 1백 대에, 도(徒) 3년에 처하소서.

1. 거자(擧子)들은 구례(舊例)에 의하여 서로의 거리를 6척(尺)으로 하여 벌려 앉혀서, 머리를 모으고 서로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고, 대·소변[便旋]을 보러 갈 때에는 반드시 대간(臺諫)에게 고한 연후에 나가게 하고, 일시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며, 서리(書吏) 등의 잡인(雜人)은 거자에 앉아 있는 곳에 가까이 가서 거자와 더불어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기는 자는 정통 9년⁶³⁵⁾ 2월 일을 수교에 의하여, 거자는 내쫓고 잡인은 논죄하소서.

1. 수협관(搜挾官)⁶³⁶⁾ 이 수색을 나누어 맡아서, 만약에 책을 가진 자가 있으면, 2식년(式年)⁶³⁷⁾ 을 한하여 정거(停擧)시키고, 당해 수협관은 율(律)에 의하여 논죄하소서.

1. 장내(場內)에 모든 차비인(差備人)과 잡인들이 범람(汎濫)하게 출입하는 자를, 장내에서는 대간(臺諫)이, 장외에서는 의금부 낭관(義禁府郞官)이 나누어 맡아서 엄하게 금하도록 하고, 또 장옥(場屋)의 외면(外面) 사방(四旁)에는 구례(舊例)에 의하여 의금부 낭관이 주위를 돌면서 고찰하여 잡인들로 하여금 잠시라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고, 마음을 써서 검찰(檢察)하지 않는 자를 죄를 주소서.

1. 거자의 녹명(錄名)은 정통 12년⁶³⁸⁾ 2월 일의 수교에 의하여 개장(開場)하기 기일(期日) 전 10일에 등록(登錄)에 마치게 하고, 거자들의 발명(發明)⁶³⁹⁾ 에 관한 일은 기일 전 7일에 정상을 고하게 변명하게 하되, 기한 내에 미치지 못하는 자는 모두 청리(聽理)하지 마소서.

1. 향시(鄕試)는 고찰(考察)이 허소(虛疎)하여 모람(冒濫)한 폐단이 더욱 심하니, 정통 9년⁶⁴⁰⁾ 2월 일의 수교에 의하여, 관찰사로 하여금 검찰(檢察)의 조건(條件)을 곡진(曲盡)의 금령(禁令)을 더욱 엄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8장 B면【국편영인본】 8책 387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註 629]
  거자(擧子) : 과거를 보는 선비.
• [註 630]
  정통(正通) 13년 : 1448 세종 30년.
• [註 631]
  대제(對制) : 관리 등용 시험에서 정사(政事)나 경의(經義)의 문제를 내어 답하게 하는 일.
• [註 632]
  행지(行止) : 품행.
• [註 633]
  과명(過名) : 죄과의 이름.
• [註 634]
  두사(頭辭) : 첫머리 말.
• [註 635]
  정통 9년 : 1444 세종 26년.
• [註 636]
  수협관(搜挾官) : 과거장에서 책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를 검사하는 관리.
• [註 637]
  식년(式年) : 과거를 보는 해로, 4년 만에 한 번씩임.
• [註 638]
  정통 12년 : 1447 세종 29년.
• [註 639]
  발명(發明) : 허물이 없음을 변명함.
• [註 640]
  정통 9년 : 1444 세종 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