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실록 3권, 예종 1년 1월 21일 병자 2번째기사
1469년 명 성화(成化) 5년
임영 대군 이구의 졸기
임영 대군(臨瀛大君) 이구(李璆)가 졸하였다. 이구(李璆)는 자(字)가 헌지(獻之)이며, 세종(世宗)의 넷째 아들이다. 천성(天性)이 활달(豁達)하고, 물리(物理)에 정통하며, 무예(武藝)가 절륜(絶倫)한데다가, 또 문사(文史)를 섭렵(涉獵)해서 의논(議論)이 초월(超越)하여, 세조(世祖)가 일찍이 유자(儒者)의 풍도(風度)가 있다고 칭하였다. 세조를 섬기며 무릇 조정 정사(政事)의 득실(得失)과 민간(民間)의 이해(利害)를 들어 계달(啓達)치 않는 바가 없었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권애(眷愛)가 몹시 융성(隆盛)하였다. 항상 검약(儉約)을 좋아하고, 재산(財産)을 경영(經營)하지 아니하며, 사람을 접대하기를 지성(至誠)으로 하여 조금도 거짓과 꾸밈이 없었다. 이때에 이르러 병으로 졸(卒)하니, 나이가 52세이다. 임금이 매우 슬퍼하여 5일 동안 조회를 철폐하도록 명하고, 부의(賻儀)를 내리기를 매우 후하게 하였다. 시호(諡號)를 정간(貞簡)이라 하였으니, 청백(淸白)하고 절의(節義)를 지킨 것을 정(貞)이라 하고, 공경(恭敬)하고 선(善)을 행한 것을 간(簡)이라고 한다. 아들이 아홉 있으니, 이주(李澍)·이준(李浚)·이순(李淳)·이정(李淨)·이징(李澄)·이함(李涵)·이인(李潾)·이탁(李濯)·이옥(李沃)이니, 함(涵) 이하는 측실(側室)의 소생이다.
- 【태백산사고본】 2책 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8책 319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