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전에 나아가 조참을 받다
근정전(勤政殿)에 나아가서 조참(朝參)을 받았다. 여러 도(道)에서 징발(徵發)한 군사가 다 이르니, 1만 명으로 계산되었다. 장수에게 명하여 나누어 거느리고 근정전(勤政殿)과 홍례문(弘禮門)의 안팎 뜰[庭]에 진열(陳列)하게 하고, 임금이 보련(步輦)으로 순시(巡視)하였다. 돌아와 근정전(勤政殿)에 나아가서 효령 대군(孝寧大君) 이보(李𥙷)·임영 대군(臨瀛大君) 이구(李璆)와 여러 종친(宗親)과 장상(將相)을 불러서 술자리를 베풀고 지극히 즐거워하였다. 부장(部將) 등을 불러서 묻기를,
"군중(軍中)이 어찌하여 시끄러웠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대오(隊伍)를 잃은 것을 금(禁)하였을 뿐이요, 감히 떠든 것은 아닙니다."
하였다. 곧 임금이 우의정(右議政) 홍윤성(洪允成)에게 명하여 항오(行伍)를 정제(整齊)하는 법(法)을 가르치게 하고, 이어서 술을 먹이었다. 부장(部將) 등에게 손자(孫子)와 황석공(黃石公)227) 등의 병서(兵書)를 강(講)하게 하고, 또 성균관(成均館) 유생(儒生)과 잡학인(雜學人)에게 닦은 학업(學業)을 강(講)하게 하였다. 임금이 어효첨(魚孝瞻)·송처관(宋處寬)에게 명하여 일어나 춤을 추게 하니, 어효첨이 취한 틈을 타서 여러 가지 추태(醜態)를 부리니, 사람들이 말하기를,
"삼가 명사(明使)가 다시 나온 것을 축하한다."
하였다. 이보(李𥙷)에게 말 1필(匹)을 내려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4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8책 103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왕실-경연(經筵) / 군사-군역(軍役) / 군사-병법(兵法)
- [註 227]황석공(黃石公) : 중국 진(秦)나라 말엽의 은사(隱士). 병법가(兵法家).
○甲午朔/御勤政殿, 受朝參。 諸道徵兵畢至以萬計。 命將分帥, 陳於勤政殿及弘禮門內外庭, 上步輦巡觀。 還御勤政殿, 召孝寧大君 (補)〔𥙷〕 、臨瀛大君 璆、諸宗親及將相, 置酒極懽。 召部將等問曰: "軍中何以喧譁?" 對曰: "禁失伍耳, 非敢譁也。" 乃命右議政洪允成, 敎以整齊行伍之法, 仍饋酒。 講部將等《孫子》、《黃石公》等書, 又講成均儒生及雜學人所業。 命魚孝瞻、宋處寬起舞, 孝瞻乘醉, 備諸醜態, 人曰: "欽祝明復出矣。" 賜(補)〔𥙷〕 馬一匹。
- 【태백산사고본】 16책 4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8책 103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왕실-경연(經筵) / 군사-군역(軍役) / 군사-병법(兵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