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세조실록33권, 세조 10년 7월 4일 을묘 1번째기사 1464년 명 천순(天順) 8년

신숙주에게 계책을 써서 벌연을 베풀게 하다

화위당(華韡堂)에 나아가니, 인순부 윤(仁順府尹) 한계희(韓繼禧)·행 상호군(行上護軍) 임원준(任元濬) 등이 입시하였다. 임금이 비빙가(飛氷歌)의 옛일을 이용하여 신숙주(申叔舟)를 속이고 벌연(罰宴)을 마련하게 하려고 하여, 주서(注書) 유순(柳洵)을 불러서 말하기를,

"지금 너에게 친제 적병시(親製積餠詩) 1봉(封)과 쌍화병(雙花餠) 1합(榼), 소주(燒酒) 5병(甁)을 부치니, 네가 가지고 신숙주의 집에 가라. 술병은 별감(別監)을 시켜서 가지고 가게 하되, 마치 하사(下賜)하여 보내는 척하고, 시(詩)는 네가 가지고 가되, 마치 공사(公事)인 척하라. 네가 그 집 문에 도착하자마자 곧 그 집에 전해 주고 즉시 말을 달려서 돌아오라. 네가 붙잡히게 되면 네가 이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그 집에서 너를 능히 붙잡지 못하면 신숙주가 이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벌연(罰宴)을 베풀어야 한다."

하였다. 유순이 왕명(王命)을 받들고 그 집에 가서, 속여서 전해 주고 즉시 말을 달려 돌아오니, 신숙주가 깨닫고 쫓아갔으나 따라 잡지 못하였다. 유순이 돌아와서 아뢰니, 임금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신숙주가 마땅히 벌연을 베풀어야 한다."

하고, 유순에게 녹비(鹿皮) 1장(張)을 내려 주었다. 한참 있다가 신숙주가 예궐(詣闕)하니, 임금이 명하여 오기를 재촉하였는데, 신숙주가 와서 뵈오니, 임금이 말하기를,

"지혜로운 자가 천 번 생각하더라도 반드시 한 번 실수는 있는 법이다. 경(卿)은 지금 나에게 속은 것이니, 즉시 술을 올리도록 하라."

하고, 또 정침(鄭沈)에게 현직(顯職)을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7책 634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왕실-국왕(國王) / 인사-임면(任免)

    ○乙卯/御華韡堂, 仁順府尹韓繼禧、行上護軍任元濬等入侍。 上欲用飛氷舊事, 紿申叔舟使設罰宴, 召注書柳洵曰: "今付汝親製積餠詩一封、雙花餠一榼、燒酒五甁, 汝持往叔舟第。 酒餠則令別監齎去, 若賜送然, 詩則汝持去, 若公事然。 汝到其門, 纔付其家, 卽馳馬而回。 汝見執, 則汝爲不勝, 其家不能執汝, 則叔舟爲不勝, 設罰宴矣。" 承命而往, 紿付其家, 卽馳還, 叔舟覺而追之不及。 回啓, 上笑曰: "叔舟當設罰宴矣。" 賜鹿皮一張。 有頃, 叔舟詣闕, 上命促來, 叔舟入見, 上曰: "智者千慮必有一失, 卿今爲我所紿耶? 卽令進酒", 又召鄭沈崔灝元等, 令論樂相詰, 命授顯職。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7책 634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왕실-국왕(國王)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