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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33권, 세조 10년 6월 29일 신해 1번째기사 1464년 명 천순(天順) 8년

양성지가 고금의 서적을 강하게 하는 규정에 대해서 아뢰다

동지중추원사(同知中樞院事) 양성지(梁誠之)가 상서(上書)하기를,

"신이 그윽이 생각하건대, 경서(經書)로써 도(道)를 기록하고 사기(史記)로써 사건을 기록하는데, 경서(經書)가 아니면 치도(治道)가 나오는 근원을 맑게 할 수가 없으며, 사기(史記)가 아니면 어지러운 것을 다스린 흔적을 상고할 수가 없으니, 경서(經書) 한 가지나 사기(史記) 한 가지에 치우쳐 폐(廢)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공경히 생각하건대, 우리 주상 전하(主上殿下)께서 무공(武功)으로써 내란(內難)을 평정(平定)하시고, 문교(文敎)로써 태평(太平) 시대를 이루시어,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특별히 성균관(成均館)의 학도(學徒)와 예문관(藝文館)의 사신(詞臣)을 불러서 친히 강론을 하시니, 어찌 한(漢)나라 명제(明帝)가 경서(經書)를 손에 잡고 어려운 것을 묻던 것이나,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문적(文籍)을 토론(討論)하던 것과 한가지의 성대한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생도(生徒)는 성균관의 학관(學官)이 날마다 강(講)을 하고, 예조(禮曹)에서 달마다 강(講)을 하고, 봄·가을로 도회(都會)358) 를 하고, 3년에 크게 실력을 견주는데, 만약 그 사유(師儒)로서 적당한 사람을 얻게 되면 진실로 인재(人材)를 키울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모름지기 예문관(藝文館)의 겸관(兼官) 20인을 정하게 골라서 그 장기(長技)에 따라서 이학(理學)·사학(史學)의 두 학업(學業)으로 나누어서 《주역(周易)》·《역학계몽(易學啓蒙)》·《성리대전(性理大全)》을 전공할 자 5인과, 《호전춘추(胡傳春秋)》·《좌전춘추(左傳春秋)》·《사기(史記)》·《전한서(前漢書)》를 전공할 자 5인과, 《통감강목(通鑑綱目)》·《통감속편(通鑑續編)》·《송원절요(宋元節要)》를 전공할 자 5인과, 《삼국사기(三國史記)》·《동국사략(東國史略)》·《고려전사(高麗全史)》를 전공할 자 5인을 정하여 두되, 이 5인 중에는 3품에서 1인을, 5품에서 2인을, 참외(參外)에서 2인을 얻어서 모두 사서(四書)와 《시경(詩經)》·《서경(書經)》·《예기(禮記)》를 겸하여 전공하게 하소서. 전강일(殿講日)이 되면 매 학(學)에서 으레 2, 3인을 강(講)하게 하는데, 이로써 초1일에는 10인을 강(講)하게 하고, 15일에는 10인을 강(講)하게 하며, 3개월 안에 3번이나 불통(不通)하는 자는 본직(本職)에서 좌천(左遷)시키고, 3차례 통(通)하는 자는 특별히 1자급(資級)을 더하여서 성리(性理)의 근원을 논하게 하고, 고금(古今)의 사적(事跡)을 강(講)하게 하소서. 경학(經學)·사학(史學) 두 학(學)에 각각 도제조(都提調) 2인, 제조(提調) 3인을 두어서 항상 고찰(考察)을 더하게 하고, 그대로 시강(侍講)하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성균관 유생(儒生)이 이를 강(講)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3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633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역사-고사(故事)

  • [註 358]
    도회(都會) : 서울의 4부 학당(四部學堂)이나 외방의 향교(鄕校)에서 매철마다 생도들을 모아 시문(詩文)의 제술(製述)과 경전(經典)의 고강(考講)을 하던 일.

○辛亥/同知中樞院事梁誠之上書曰:

臣竊惟經以載道, 史以記事, 非經, 無以澄出治之源, 非史, 無以考理亂之迹, 一經一史, 不可以偏廢也。 恭惟我主上殿下, 以武功定內難, 以文敎致太平, 每月朔望特召成均學徒、藝文詞臣, 親賜講論, 豈不與 之執經問難, 唐宗之討論文籍, 同一盛心也哉? 今成均生, 則學官日講, 禮曹月講, 春秋都會, 三年大比, 若師儒得人, 則固可以作成人(村)〔材〕 矣。 但須精擇藝文兼官二十人, 因其所長, 分爲理學、史學二業, 定置治《周易》《易學啓蒙》《性理大全》者五人, 《胡傳春秋》《左傳春秋》《史記》《前漢書》者五人, 《通鑑綱目》《通鑑續編》《宋元節要》者五人, 《三國史記》《東國史略》《高麗全史》者五人, 五人之中三品得一人, 五品二人, 參外二人, 皆兼治四書、《詩》《書》《禮記》。 至殿講日每學例講二三人, 以此初一日講十人, 十五日講十人, 三朔內三度不通者左遷本職, 三道通者特加一資, 以論性理之源, 以講古今事迹。 經史兩學各置都提調二人、提調三人, 常加考察, 仍令侍講。

上曰: "成均儒生講之爲是。"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3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633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