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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33권, 세조 10년 4월 22일 갑진 2번째기사 1464년 명 천순(天順) 8년

풍수학에서 천천현의 새로를 막는 일의 편부에 대해 논의하여 아뢰다

풍수학(風水學)에서 왕명(王命)을 받들고 지리서(地理書)를 참고(參考)하여 천천현(穿川峴)새로(塞路)265) 를 막는 일의 편부(便否)를 의논하여서 아뢰기를,

"1. 《금낭경(錦囊經)》266) 에 이르기를, ‘기(氣)가 형체(形體)로 인하여 나오므로 단산(斷山)267) 에는 장사지낼 수가 없다.’고 하였으며,

1. 《지리통림(地理洞林)》《조담흉기편(照膽凶忌篇)》에 이르기를, ‘옛 길의 끊어져 땅이 파여지는 것은 흩어져 망(亡)할 상(象)이라.’고 하였으며,

1. 또 《도로편(道路篇)》에 이르기를, ‘사신(四神)이 교차하는 데 길을 내는 것은 상(傷)하여 망(亡)한다.’고 하였으며,

1. 《지리신서(地理新書)》에 이르기를, ‘산등성이가 일찍이 땅이 파여져 끊어진 적이 있거나 혹은 옛 길이 깊이 파여진 것은 기맥(氣脈)을 끊어지게 한다.’고 하였으며,

1. 《이순풍소권(李淳風小卷)》에 이르기를, ‘성(城)이 끊어지고 길이 끊어지고 도랑을 파는 이와 같은 유(類)는 기(氣)를 상(傷)할 혈(穴)이라.’고 하였는데, 위의 5조목은 조종(祖宗)의 내맥(來脈)을 이르는 것이 아니고, 바로 도국(圖局)268) 안의 명당(明堂)에서 보이는 곳을 말한 것입니다.

1. 《지리신감가(地理新鑑歌)》에 이르기를, ‘단산(斷山)에 가로질러 땅이 파여지면 기(氣)가 연달으기가 어렵고, 만약 봉요(蜂腰)269) 면 도리어 자연스러울 것이다.’고 하였으며,

1. 《지리문정(地理門庭)》《양성협(陽星峽)》에 이르기를, ‘주산(主山)의 과맥(過脈)하는 조그마한 곳에 돌이 나오는 것이 이것이다. 인적(人迹)의 왕래(往來)가 많고 적은 것을 가지고 성쇠(盛衰)의 크고 적을 것을 징험(徵驗)하게 된다.’고 하였으며,

1. 또 《음양 절목(陰陽節目)》의 주(註)에는 이르기를, ‘주산(主山)의 길이 끊어지면 음(陰)의 절목(節目)이 되고, 그 앞에 교량(橋梁)·진도(津渡)가 있으면 양(陽)의 절목(節目)이 되는데, 인적(人迹)의 왕래가 많고 적은 것을 가지고 흥폐(興廢)의 크고 적을 것을 점친다.’고 하였으며,

1. 또 《기액산(氣厄山)》의 주(註)에 있는 《금경도(金鏡圖)》에 이르기를, ‘대저 기성(氣星)은 혹은 괴석(怪石)이 영이(穎異)하거나, 혹은 인적(人跡)이 모이거나, 혹은 샘이 솟거나, 혹은 물의 충격(衝擊)이 있거나 하면 쇄룡(鎖龍)의 사자(使者)가 된다.’고 하였으며,

1. 또 《양균송구결(楊筠松口訣)》에 이르기를, ‘조종(祖宗)의 산(山)이 5봉(峯)과 많이 연달으면 그 아래에 기(氣)를 발(發)하는 산(山)이 있다. 또 기산(氣山)의 양성협(陽星峽)이 있으니, 그 땅에 돌이 있고, 인적(人跡)이 이곳을 지난다면 인적(人跡)의 왕래(往來)가 많은 것은 성(盛)하게 되고 인적이 적은 것은 쇠(衰)하게 된다.’고 하였으며,

1. 《지리지남시(地理持南詩)》에 이르기를, ‘길이 용(龍)의 뒤로 다니는 것은 모두 해(害)가 없고, 활과 같이 감싸고 앞으로 다니는 것도 곧 합당한 것이다.’고 하였으며,

1. 《지리신서(地理新書)》에 이르기를, ‘무릇 지맥(地脈)을 상지(相地)할 때 물과 뭍을 구분하지 않으니, 그 오고 가는 것이 미미(微微)하면 가운데 평평한 곳으로 나아가는데, 만약 네 거리[衢路]라면 비록 파여져 무너졌으나 맥(脈)이 서로 연달은 곳이다.’고 하였는데, 위의 7조목을 주(註)하면 모두 조종(祖宗)의 내맥(來脈)과 주산(主山)의 과맥(過脈)하는 곳을 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종(祖宗) 산(山)의 내맥(來脈)과 주산(主山)의 과맥(過脈)하는 곳에 인적(人跡)이 왕래하는 것이 길(吉)하다는 것이니, 옛날 그대로 길을 통(通)하게 하는 것이 편(便)하겠습니다."

하였다. 서운관 제조(書雲觀提調) 이순지(李純之)가 논박(論駁)하는 의논을 아뢰기를,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단산(斷山)은 곧 천연으로 이루어진 산(山)이고 인위(人爲)로 이를 끊은 것이 아닌 것을 일컫는다.’고 하였으나, 신 이순지의 망령된 생각으로서는, 지리(地理)의 법(法)도 또한 이(理)·기(氣)의 법칙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데, 이(理)·기(氣)로 논(論)한다면 자연으로 단절(斷絶)된 것과 도로(道路)로 단절(斷絶)된 것은 실제로는 다름이 없으니, 만약 도로가 가로질러 파여짐으로 인하여 곧 평지(平地)와 같게 된다면, 자연으로 단절된 것과 기(氣)가 유통(流通)하지 않는 것과 동일(同一)한 것입니다. 비유하면 사람과 같으니, 처음으로 날 때부터 폐질(廢疾)이나 독질(篤疾)이 있는 자는 이것이 하늘 탓이요, 낳아서 자라다가 폐질(廢疾)·독질(篤疾)이 있는 자는 이것이 사람 탓이니, 하늘에게나 사람에게나 간에 그 병이 동일한 것입니다. 또한 산(山)과 같으니, 하늘이 이루었다가 끊는 것이요, 사람이 이루었다가 끊는 것이니, 하늘이 끊든 사람이 끊든 간에 그 흉(凶)한 것은 동일한 것입니다.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지금 비록 밟더라도 어찌 깊이 파여질 지경에 이르겠습니까?’고 하였으나, 신의 생각으로는 개벽(開闢)하던 초기부터 본래 이 길이 있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더 파여진 것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만약 후세(後世)에 사람이나 말이 밟아 훼손(毁損)되고 비와 큰물에 상(傷)하여 파손(破損)되어 그 지형(地形)이 옛날보다 조금 줄어든다면 의심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곧 행인(行人)이나 우마(牛馬)가 전돌[磚石] 위를 밟을 때 양쪽 가를 싫어하여 산밑으로 항상 밟고 다니는데, 그 밟고 다니는 곳이 조금 낮게 파여졌습니다. 이로써 본다면 여러 사람이 다니는 큰 길[大路]이 어찌 후세(後世)에 더 파여지지 않을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인적(人跡)의 왕래(往來)가 많은 경우에는 흥성(興盛)하기 때문에 길을 열어서 밟는 것이 길(吉)하다.’고 하였으나, 신의 생각으로는, 이것이 오로지 산수(山水)가 모이는 곳을 논(論)한 것이라면 사람의 사는 것도 또한 조밀(租密)할 것이고, 사람이 살게 되면 인적(人跡)도 또한 저절로 많아질 것을 말하는 것이나, 인적(人跡)이 많음으로 인하여 그 땅이 길(吉)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가로질러 구덩이를 파거나 땅을 파는 것이 흉(凶)하다는 것은 모두 명당(明堂)의 안을 논(論)한 것이요, 명당(明堂)의 바깥은 논하지 않는 것이다.’고 하였으나, 신의 생각으로는, 이미 가로질러 땅을 파서 흉(凶)하다는 논(論)이 있다면, 비록 명당(明堂) 밖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큰 길[大路]을 가로질러 땅을 파는 것이 길(吉)할 리가 없을 것입니다."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봉요(蜂腰)의 땅에는 비록 길이 끊어지더라도 해(害)가 없을 것이라.’ 하였으나, 신의 생각으로는, 봉요(蜂腰)를 단산(斷山)으로 의심하기 때문에 봉요(蜂腰)는 자연으로 된 것이라고 말하지만, 당초에 봉요(蜂腰)에 길이 있어서 가로질러 파이면 해(害)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1.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명당(明堂)의 바깥에 어찌 길(吉)·흉(凶)을 논(論)하겠는가?’고 하였으나, 신의 생각으로는 지리(地理)의 산조종(山祖宗)·부모지산(父母之山) 9절목(節目)의 논(論)으로써 이를 본다면, 이 길이 주산(主山)의 내맥(來脈) 3절목(節目) 안에 있으니, 어찌 명당(明堂) 밖에 있어서 후세(後世)에 가로질러 파여져 흉(凶)하게 될는지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臣) 이순지는 이러한 몇 조목(條目)에 의거하여 자세히 참고하건대, 지금 비록 길이 끊어졌더라도 만약 후일(後日)에 더 파여지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다면 실로 해(害)가 없을 것입니다. 이미 열려진 길은 모름지기 폐색(閉塞)하지 않고 다만 전돌[磚石]을 넓고 크게 만들어 배치(排置)하고 사람과 말로 하여금 항상 산 밑으로 다니지 말게 한다면, 구덩이처럼 파여지는 해(害)가 없을 것입니다."

하니, 어서(御書)로 결단(決斷)하여 예조(禮曹)에 내리기를,

"풍수학(風水學)에서 인쇄한 여러 책이 의논(議論)에 합치하지 않는 점이 있으나, 취(取)할 만한 것은 그 의논이 전일에 내린 서찰(書札)과 합치한다. 지리인(地理人) 등이 한갓 최양선(崔楊善)의 망령된 것을 꺾고자 하면서 종의(宗義)270) 를 연구하지 않는데, 홀로 이순지의 설(說)만은 바로 나와 합치한다. 그 내린 서찰(書札)의 처음 설(說)에 따라 새로(塞路)를 보토(補土)하라."

하였다. 새로(塞路)의 의논은 최양선에게서 나와서 이순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622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교통-육운(陸運) / 출판-서책(書冊)

  • [註 265]
    새로(塞路) : 막는 길.
  • [註 266]
    《금낭경(錦囊經)》 : 중국 당(唐)나라 곽박(郭僕)이 지은 지리서(地理書).
  • [註 267]
    단산(斷山) : 산이 끊어진 곳.
  • [註 268]
    도국(圖局) : 무덤의 경내(境內)를 일컫는 말임.
  • [註 269]
    봉요(蜂腰) : 벌의 허리처럼 잘록한 산.
  • [註 270]
    종의(宗義) : 종문(宗門)의 대의(大義).

○風水學承命參考地理書, 議穿川峴防塞便否以啓曰: "一, 《錦囊經》云, ‘氣因形來而斷山不可葬也。’ 一, 《地理洞林》 《照膽》 《凶忌篇》云, ‘古路斷塹者, 散亡之象也。’ 一, 又《道路篇》曰, ‘四神有交加路者, 傷亡。’ 一, 《地理新書》云, ‘山岡曾經堀斷, 或古道深陷者, 令氣脈絶也。’ 一, 李淳風 《小卷》云, ‘城斷路截, 穿鑿溝渠, 如此之類, 傷氣之穴也。’ 右五條, 非祖宗來脈之謂也, 乃圖局內明堂所見處言之也。 一, 《地理新鑑歌》云, ‘斷山橫塹, 氣難連, 若是蜂腰, 却自然。’ 一, 《地理門庭陽星峽》云, ‘主山過脈小處生石, 是也。 以人迹往來多小爲盛衰大小之驗。’ 一, 又《陰陽節目》註云, ‘主山路斷爲陰節目, 前應橋梁津渡爲陽節目, 以人迹往來多少, 以卜興廢大小’, 一, 又《氣厄山》《金鏡圖》云, ‘夫氣星或怪石穎異, 或人跡所會, 或井泉所湧, 或有水衝爲鎖龍使者。’ 一, 又《楊筠松》 《口訣》云, ‘祖宗之山, 多連五峯, 其下有發氣山。 又有氣山陽星峽, 其地有石而人跡經之, 人跡往來多者爲盛, 少者爲衰。’ 一, 《地理指南詩》云, ‘路行龍後皆無害, 弓抱前行便合宜。’ 一, 《地理新書》云, ‘凡相地脈, 不以水陸, 其來去微微, 就中平處, 若衢路雖陷毁而脈相連。’ 註右七條, 皆以祖宗來脈主山過脈處言之也。 然則祖宗山來脈、主山過脈處, 以人跡往來爲吉, 仍舊通路爲便。" 書雲觀提調李純之駁議以啓曰: "一, 議者曰, ‘斷山乃天成之山, 非人爲所斷之謂也。’ 臣純之妄意, 地理之法, 亦不外乎理氣, 以理氣論之, 自然斷絶與道路斷絶, 實則無異, 若因道路橫陷, 至乃如平地, 則與自然斷絶, 氣不流通一也。 比如人, 初生而有廢疾篤疾者, 是天也。 生長而有廢篤疾者, 是人也。 於天、於人之中, 其疾同也。 亦猶山, 天成而斷者, 人成而斷者, 天斷、人斷之中, 其凶同也。 一, 議者曰, ‘今雖踐踏, 何至於深陷?’ 臣謂開闢之初, 本有是路, 而至于今無加陷則已矣。 若後世爲人馬之踏損, 爲雨水之傷破, 其地形稍減於古, 則不無疑焉, 而今乃行人牛馬於磚石上踐履, 厭却兩邊山底常時踏行, 踏行之處, 稍爲低陷。 以此觀之, 衆人所行之大路, 安知後世不爲加陷乎? 一, 議者曰, ‘人跡往來多者爲興盛, 故開路踐踏爲吉。’ 臣謂此專論山水聚集之處, 則人居亦稠密, 有人居, 則人跡亦自多之謂也, 非謂因人跡之多, 而其地爲吉也。 一, 議者曰, ‘橫塹坑塹之爲凶者, 皆論明堂之內, 明堂外則不論也。’ 臣謂旣有橫塹爲凶之論, 雖明堂之外, 必無大路橫塹爲吉之理也。 一, 議者曰, ‘於蜂腰之地, 則雖路斷爲無害也。’ 臣謂蜂腰疑於斷山, 故以爲蜂腰則自然也。 初非以蜂腰有路橫陷爲無害也。 一, 議者曰, ‘明堂之外, 何論吉凶?’ 臣謂以地理山祖宗父母之山九節目之論觀之, 此路在於主山來脈三節目之內, 豈可以明堂之外, 而不慮後世爲橫陷之凶哉? 臣純之據此數條參詳, 今雖路斷, 若於後日不至於加陷, 則實爲無害也。 已開之路, 不須閉塞, 但磚石廣闊造排, 勿令人馬常行山底, 永無坑陷之害也。" 御書斷之, 下于禮曹曰, "風水學所印諸書, 有不合於議論者, 所可取者, 其義合於前日下札耳。 地理人等徒欲折楊善之妄, 而不究宗義, 獨純之說正與我合。 其從下札之初說, 補土塞路。" 塞路之議, 起於楊善, 而成於純之


  • 【태백산사고본】 12책 33권 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622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교통-육운(陸運)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