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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32권, 세조 10년 2월 9일 임진 2번째기사 1464년 명 천순(天順) 8년

중추원 사 조방림을 중국에 보내 표문을 올리다

중추원 사(中樞院使) 조방림(趙邦霖)을 보내어 중국에 가서 채단 표리(彩段表裏)를 보내준 것과 피로(被虜)되었던 인구(人口)를 되돌려 준 데에 대해 사례하게 하였다. 표문(表文)에 이르기를,

"황제의 덕이 크고 넓어서 항상 먼 지방의 사람을 돈독하게 생각하고 예은(睿恩)을 널리 베푸시니, 더욱 깊이 감격하여 몸이 가루가 된다 한들 갚기가 어려우며, 뼈에 새긴들 감히 잊겠습니까?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미약(微弱)한 재질로서 외람되게 구업(舊業)을 이어받았는데, 어찌 성대(盛大)의 문명(文明)한 서광(瑞光)을 〈입으리라〉 도모하였겠습니까? 또 먼 변방[荒服]의 벽루(僻陋)한 구역에서 정해진 조공을 삼가 바친 것인데, 어찌 털끝만한 도움이 있었겠습니까? 황제께서 내려 주심이 바야흐로 이르고 난익(卵翼)의 사사로운 은혜를 받기만 하니, 하대(荷戴)를 어찌 감당하겠으며, 마음에 새기기를 이미 다하였습니다. 하물며 부로(俘虜)042) 의 남은 목숨을 불쌍히 여기시어 향려(鄕閭)의 옛 거처에 돌려 보내시니, 기쁨은 실로 제봉(提封)043) 하는 것보다 더하고 일은 또 역사[編簡]에 빛나겠습니다. 대개 인자하심이 부모[怙恃]보다 더하고 도(道)가 생성(生成)에 화합하심을 만나, 사해(四海)를 한 집으로 보시어 변방[遐裔]을 은혜로 다스리시며, 만민을 적자(赤子)와 같이 보전하시어 필부(匹夫)의 향우(向隅)044) 도 없게 하시며, 드디어 폐방(敝邦)으로 하여금 거듭 특수하고 우악한 은혜를 입게 하시었으니, 신은 마땅히 숙흥 야매(夙興夜寐)045) 하여 삼가 한번(漢藩)을 지키어서 날로 오르고 달로 향상되도록 화축(華祝)046) 을 갑절이나 하겠습니다."

하였다. 방물표(方物表)에 이르기를,

"천심(天心)이 지극히 어지시어 거듭 은권(恩眷)을 더해 주시었으나, 토의(土宜)가 변변치 못하여 애오라지 사례하는 정성을 표합니다. 삼가 황세저포(黃細苧布) 20필(匹),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50필, 황화석(黃花席) 20장(張), 만화석(滿花席) 20장, 만화방석(滿花方席) 2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20장, 인삼(人蔘) 1백 근(觔)을 갖추었습니다. 위의 물건들은 제조한 솜씨가 소홀하고 명반(名般)도 또한 적으나, 다만 중심(中心)에서 우러나온 신의(信義)임을 헤아리시고 위에 바치는 의례로서 용납하소서."

하였다. 중궁(中宮)의 예물은 홍세저포(紅細苧布) 1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이었다. 전문(箋文)에 이르기를,

"황태자의 높은 자리에 계시면서 가만히 황제의 모유(謀猷)를 도우시어 은혜가 하늘[九霄]에 통하고 바닷가 변방에까지 미치게 하시니, 가슴에 새긴들 어찌 다하겠으며 몸이 가루가 된다 한들 갚기가 어렵겠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외람되게 잔약(孱弱)한 자질로서 멀리 황예(荒裔)에 있으면서 다행히 천재일우로 희운(熙運)을 만나 두세 번 아름다운 상서를 보았습니다. 천휴(天休)를 받들어 드날리고 삼가 사신을 보내어 헌납(獻納)하였을 뿐인데, 어찌 황제께서 주심을 기대하였겠습니까? 또 재사(在笥)047) 의 보배를 나누고, 또한 호구(虎口)048) 의 여생을 돌려주시어 다시 제잠(鯷岑)의 구업(舊業)을 보게 되니, 어찌 미약한 신 한 사람의 경사뿐이겠습니까? 온 나라가 함께 기뻐하는 바이며, 총유(寵綏)하심이 이와 같은 것은 옛날에도 드물었던 바입니다. 이는 대개 성품이 영위(英偉)하시고 태자[元良]의 덕이 높으시어 자소(字小)049) 의 연모(燕謀)를 몸받아 유원(柔遠)050) 하고 익량(翼亮)051) 하기를 힘쓰시어, 드디어 노둔(駑鈍)한 자질로 하여금 특별히 임금의 은혜[龍光]를 입게 하신 것입니다. 신은 삼가 마땅히 노래를 한윤(漢輪)에 실어서 부르고, 항상 기범(箕範)에 축수하기를 다하겠습니다. 삼가 진헌할 예물을 갖추었으니,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 만화석(滿花席) 1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0장, 인삼(人蔘) 50근 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32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7책 608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42]
    부로(俘虜) : 포로(捕虜).
  • [註 043]
    제봉(提封) : 제후를 봉함.
  • [註 044]
    향우(向隅) : 좋은 기회를 만나지 못한 한탄.
  • [註 045]
    숙흥 야매(夙興夜寐) : 부지런히 일함.
  • [註 046]
    화축(華祝) : 요(堯)임금이 화산(華山)을 순행할 때 백성들이 임금의 덕(德)을 찬양하여 "성인(聖人)은 수(壽)하시고 성인은 부(富)하시고 성인은 다남(多男)하시라."고 세 번 축복하였다는 고사(故事).
  • [註 047]
    재사(在笥) : 광주리에 예물을 담는 것.
  • [註 048]
    호구(虎口) : 매우 위험한 경우.
  • [註 049]
    자소(字小) : 어린 백성을 사랑한다는 뜻.
  • [註 050]
    유원(柔遠) : 먼 곳의 백성을 화목하게 하여 순종케 함.
  • [註 051]
    익량(翼亮) : 천자를 보필하여 천하를 다스림.

○遣中樞院使趙邦霖, 如大明。 謝賜彩段表裏, 發還被虜人口。 表曰:

帝德丕冒, 庸篤懷綏, 睿恩覃施, 冞增感激, 粉身難報, 鏤骨敢忘? 伏念臣猥將微材, 叨襲舊緖, 何圖盛代, 文明之瑞? 且現荒服, 僻陋之區, 底貢益虔, 詎有毫毛之補? 匪頒鼎至, 偏承卵翼之私, 荷戴奚堪, 佩銘已極。 矧矜俘虜之遺喘, 俾復鄕閭之故居, 懽實深於提封, 事又光於編簡。 玆蓋伏遇仁踰怙恃, 道洽生成, 視四海爲一家, 罄遐裔以挾纊, 保萬民如赤子, 無匹夫之向隅, 遂令敝邦, 荐蒙殊渥, 臣當夙興夜寐, 恪守漢藩, 日升月恒, 倍申華祝。

方物表曰:

天心至仁, 荐加恩眷, 土宜甚菲, 聊表謝忱。 謹備黃細苧布二十匹、白細苧布二十匹、黑細麻布五十匹、黃花席二十張、滿花席二十張、滿花方席二十張、雜彩花席二十張、人蔘一百觔。 右件物等, 製造旣踈, 名船亦尠, 第諒由中之信, 儻容享上之儀。 中宮禮物, 紅細苧布一十匹、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三十匹。

箋曰:

望重貳極, 密裨宸猷, 恩導九霄, 覃霑海徼。 感銘曷已? 糜粉難酬。 伏念臣猥以孱資, 邈居荒裔, 熙運幸逢於千一, 嘉禎獲覩於再三。 用揚天休, 第謹重譯之獻, 何期帝賚? 又分在笥之珍, 且還虎口之餘生, 復見鯷岑之舊業。 奚啻微臣自慶? 抑亦擧國同懽, 寵綏若斯, 前昔所罕。 玆蓋伏遇性稟英偉, 德着元良, 體字小之燕謀, 懋柔遠而翼亮, 遂令駑鈍, 特紆龍光, 臣謹當歌載賡於輪, 祝恒伸於範。 謹備進獻禮物, 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三十匹、滿花席一十張、雜彩花席一十張、人蔘五十觔。


  • 【태백산사고본】 11책 32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7책 608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