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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30권, 세조 9년 2월 3일 임술 1번째기사 1463년 명 천순(天順) 7년

매우·이함장이 표류 인구를 돌려준 것에 사례한 표문·방물표·전문

동지중추원사(同知中樞院事) 매우(梅佑),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이함장(李諴長)을 보내어 명(明)나라에 가서 표류 인구(漂流人口)를 돌려준 것을 사례하게 하였다. 그 표문(表文)에 말하기를,

"황은(皇恩)이 광대하여 능히 총애하고 편안하게 하고, 신권(宸眷)054) 이 우융(優隆)하니 어찌 감대(感戴)하기를 이기겠습니까? 분수를 헤아리니 몸둘 곳이 없고 도보(圖報)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신은 외람되게 용렬한 재질을 가지고 다행히 소대(昭代)를 만나, 사호(絲毫)의 도움[補]도 바침이 없는데 항상 난익(卵翼)055) 의 사은(私恩)을 듬뿍 입었습니다. 돌아보건대, 오직 바닷가의 백성이 항상 바람의 조난(遭難)을 당하는 근심[患]을 만나니, 어찌 표탕(漂蕩)056)유천(遺喘)057) 을 뜻하였겠습니까? 다행히 동양(東洋)의 동뇌(凍餒)058) 한 여생(餘生)을 특별히 구호하고, 구토(舊土)에 복귀하기를 허락하여, 이내 천개(賤价)와 함께 돌려주시니, 진실로 제봉(堤封)059) 이 한가지로 즐거워합니다. 이것은 대개 삼가 황제 폐하의 자소(字小)하는 깊은 어지심과 포황(包荒)하는 큰 도량을 만나, 굶주리거나 물에 빠지거나 한 지아비의 향우(向隅)060) 함이며, 염려하여 기르고 편안하게 하심입니다. 만방(萬邦)을 어루만지시되 무외(無外)하여, 드디어 해가 돋는 지역으로 하여금 자주 하늘로부터의 은혜를 입었으니, 신은 삼가 마땅히 청구(靑丘)를 정성껏 지키어, 더욱 병한(屛翰)의 임무를 다하겠으며, 크게 자극(紫極)061) 을 바라보며, 수강(壽康)하는 기도[祈]를 갑절이나 펴겠습니다."

하였다. 방물표(方物表)에 이르기를,

"천권(天眷)이 특별히 두터워 거듭 어지신 은혜를 받았습니다. 토의(土宜)가 비록 미약하오나 애오라지 사례하는 정성을 표하여, 삼가 황세저포(黃細苧布) 2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 황화석(黃花席) 20장(張), 만화석(滿花席) 20장, 만화방석(滿花方席) 1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0장, 인삼(人蔘) 1백 근(觔)을 갖추었습니다. 위의 물건들은 가짓수가 심히 적고 제조(製造)함도 또한 거칠으니, 어찌 여정(旅庭)의 의(儀)에 합당하겠습니까마는, 거의 헌폭(獻曝)하는 정성임을 해량하소서."

하였다. 중궁(中宮)의 예물(禮物)은 홍세저포(紅細苧布) 1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이었다. 황태자(皇太子)의 전문(箋文)에 이르기를,

"덕(德)은 원량(元良)062) 이 되기를 힘쓰며, 은밀히 신화(神化)를 도우시어 어진 마음을 미루어 한결같이 사랑하고 홍사(洪私)063) 를 쏟도록 인도하니, 온 나라가 고루 즐거워하고, 몸을 어루만져 감격함이 더합니다. 생각하건대, 봉양(封壤)이 궁벽한 바닷가에 있는 까닭으로 배를 타는 무리가 지난번에 태풍의 액운[厄]을 만나, 표류하다 대침(大浸)064) 하여 떨어져 죽은 일이 있었더니, 동양(東洋)에 전하여서 생명을 얻고, 곡진(曲盡)히 깊이 사랑하시어 한기(寒飢)를 면하게 하고, 천개(賤价)를 따라서 아울러 향려(鄕閭)에 돌아오게 허락하시니, 보답하기를 어찌 몸이 가루가 된들 다하겠습니까? 은혜는 진실로 살과 뼈와 같으니, 이것은 대개 삼가 황태자 전하의 공(功)이 익량(翼亮)065) 에 도탑고, 효(孝)는 순승(順承)에 돈독하여 상성(上聖)의 무리를 구제[濟衆]하는 마음을 몸받음입니다. 소신이 번방(藩邦)을 지키는 정성을 어여삐 여기시어 드디어 노둔(駑鈍)한 자질로 하여금 편벽되게 용광(龍光)을 입게 하였으니, 신은 삼가 마땅히 길이 제잠(鯷岑)066) 을 술직(述職)하여, 항상 학금(鶴禁)067) 에 축원을 펴겠습니다."

하였다. 예물(禮物)은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 인삼(人蔘) 1백 근(觔)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30권 9장 A면【국편영인본】 7책 565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54]
    신권(宸眷) : 황제의 은혜.
  • [註 055]
    난익(卵翼) : 어미 닭이 알을 품어 기르듯이 부모나 자녀를 키우는 것.
  • [註 056]
    표탕(漂蕩) : 둥둥 떠서 흘러감.
  • [註 057]
    유천(遺喘) : 재난에서 겨우 살아남은 인명.
  • [註 058]
    동뇌(凍餒) : 입을 것과 먹을 것이 없어서 춥고 배고픔.
  • [註 059]
    제봉(堤封) : 국가.
  • [註 060]
    향우(向隅) : 좋은 기회에 마주치기를 바람.
  • [註 061]
    자극(紫極) : 황제의 어좌.
  • [註 062]
    원량(元良) : 황태자.
  • [註 063]
    홍사(洪私) : 큰 사사 은혜.
  • [註 064]
    대침(大浸) : 크게 침몰함.
  • [註 065]
    익량(翼亮) : 황제를 도와 천하를 다스림.
  • [註 066]
    제잠(鯷岑) : 우리 나라의 별명(別名).
  • [註 067]
    학금(鶴禁) : 황태자의 궁전.

○壬戌/遣同知中樞院事梅佑、中樞院副使李誠長大明謝發回漂流人口。 表曰:

皇恩溥博, 克致寵綏, 宸眷優隆, 曷勝感戴? 揆分罔措, 圖報末由。 伏念臣猥將庸材, 幸逢昭代, 詎效絲毫之補, 恒紆卵翼之私。 顧惟濱海之氓, 常遇遭風之患, 豈意漂蕩之遺喘? 幸依東洋特護凍餒之餘生, 許復舊土, 廼偕賤价而返, 實同堤封之歡。 玆蓋伏遇皇帝陛下字小仁深, 包荒度大, 猶飢猶溺, 慮一夫之向隅, 引養引恬。 撫萬邦而無外, 遂令出日之域, 亟蒙自天之恩, 臣謹當恪守靑丘, 益殫屛翰之任, 顒望紫極, 倍申壽康之祈。

方物表曰:

天眷特厚, 荐荷仁恩。 土宜雖微, 聊表謝悃。 謹備黃細苧布二十匹、白細苧布二十匹、黑細麻布三十匹、黃花席二十張、滿花席二十張、滿花方席一十張、雜彩花席一十張、人蔘一百觔。 右件物等, 名般甚尠, 製造亦疎, 豈合旅庭之儀? 庶諒獻曝之懇。 中宮禮物, 紅細苧布一十匹、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三十匹。

皇太子箋曰:

德懋元良, 密裨神化, 仁推一視, 導霈洪私, 擧國均歡, 撫躬增激。 念惟封壤僻在海堧, 故有駕船之徒, 頃罹阻颶之厄, 漂大浸而阽死, 傳東洋而獲生, 曲軫深慈, 俾免寒飢, 許隨賤价, 竝還鄕閭, 報奚罄於粉身? 恩實同於肉骨, 玆蓋伏遇皇太子殿下功敦翼亮, 孝篤順承, 體上聖濟衆之心。 憐小臣守藩之謹, 遂令駑品, 偏荷寵光, 臣謹當永述職於鯷岺, 恒申祝於鶴禁。 禮物, 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三十匹、人蔘一百觔。


  • 【태백산사고본】 11책 30권 9장 A면【국편영인본】 7책 565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