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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28권, 세조 8년 6월 27일 경인 1번째기사 1462년 명 천순(天順) 6년

사은사 동지중추원사 노숙동·중추원부사 홍익생이 가지고 간표문과 방물표의 내용

동지중추원사(同知中樞院事) 노숙동(盧叔仝)·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홍익생(洪益生)을 보내어 표문(表文)을 받들고 명나라에 가서 채단(綵段)을 내려 준 것을 사례(謝禮)하게 하니, 그 표문(表文)에 이르기를,

"천심(天心)이 소방(小邦)을 사랑하여 곡진히 무수(撫綬)하기를 더하시고, 해전(海甸)351) 에 은혜를 더하니, 깊이 감격(感激)하고 놀랍고 황공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으며, 몸이 가루가 된다 한들 잊기 어렵겠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臣)은 외람되게 천박한 재질로써 성대(聖代)를 오로지 만나서, 삼가 후도(侯度)를 받고도 돌아보건대 털끝만한 노고가 없었는데, 특별히 거룩한 자비(慈悲)를 입어 외람되게 광비(筐篚)352) 의 내리심을 받들었으니, 이와 같은 큰 은혜는 예전에도 드물었습니다. 이것은 대개 엎드려 황제 폐하(皇帝陛下)께서 사해(四海)를 일시동인(一視同仁)하시어, 만물(萬物)을 이롭게 하고 아울러 키워 주심을 만나 드디어 먼 하방(遐方)으로 하여금 은총과 영광을 얻게 하였으니, 신은 삼가 마땅히 청구(靑丘)353) 를 지켜 더욱 한번(漢蕃)의 직(職)을 다하고, 자극(紫極)354) 을 우러러 바라보며, 항상 화축(華祝)355) 의 정성을 보내겠습니다."

하고, 방물표(方物表)에 말하기를,

"하늘의 주심이 거듭 이르니 삼가 감격(感激)함을 더합니다. 토의(土宜)가 비록 박(薄)하나, 애오라지 사례하는 예의를 폅니다. 삼가 황세저포(黃細苧布) 2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20필, 황화석(黃花席) 20장(張), 만화석(滿花席) 15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5장(張)을 갖추었습니다. 위의 물건들은 제조한 것이 정(精)하지 못하고 가짓수도 많지 않으니 어찌 여정(旅庭)의 채우는 데에 합하겠습니까마는, 항상 헌근지성(獻芹之誠)356) 을 본받겠습니다."

하였다. 성렬 자수 황태후(聖烈慈壽皇太后)의 예물(禮物)은 홍세저포(紅細苧布) 1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10필, 잡채화석(雜彩花席) 10장이며, 중궁(中宮)의 예물(禮物)도 이와 같았다. 전문(箋文)은 이러하였다.

"높이 저이(儲貳)를 바라보니 빈틈없이 황유(皇猷)를 가까이에서 도우시고 회수(懷綏)하시는데 어질고 돈독하게 하시며 예택(睿澤)을 인도하여 펴시니, 마음에 새긴들 어찌 다하겠으며 몸이 가루가 되어도 갚기 어렵겠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외람되게 잔약(孱弱)한 자질로써 멀리 하방(遐方)에 처(處)하여 즐겁게 성대(聖代)를 만나, 오직 집양(執壤)하는 데에 부지런함을 알았는데, 곡진히 큰 은혜를 입어 재사(在笥)의 내려 주심을 얻었으니, 몸을 어루만져 스스로 기뻐하며 온 나라가 즐거워 합니다. 이것는 대개 엎드려 황태자 전하(皇太子殿下)의 덕을 갖추고 온화한 문채에다 성품이 영위(英偉)하여, 공(功)은 더욱 익량(翊亮)하는 데 나타나고, 마음은 항상 순승(順承)하는 데 간절함을 만나 드디어 창봉(敞封)으로 하여금 특수한 은악(恩渥)을 얻게 하시니, 신은 삼가 마땅히 울타리를 접역(鰈域)357) 에 길이 짓고, 항상 용루(龍樓)에 거듭 축수(祝壽)하겠습니다."

예물은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20필, 만화석(滿花席) 10장(張), 잡채화석(雜彩花席) 10장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28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7책 540면
  • 【분류】
    외교-명(明)

  • [註 351]
    해전(海甸) : 바닷가에 있는 나라.
  • [註 352]
    광비(筐篚) : 예물을 담는 대나무 광주리.
  • [註 353]
    청구(靑丘) : 우리 나라를 일컫는 말.
  • [註 354]
    자극(紫極) : 황제의 어좌.
  • [註 355]
    화축(華祝) : 화봉삼축(華封三祝).
  • [註 356]
    헌근지성(獻芹之誠) : 옛날 충성된 신하가 미나리를 임금에게 바쳤다는 데서 생긴 말. 즉 정성된 마음을 가리키는 말. 근침(芹忱).
  • [註 357]
    접역(鰈域) : 우리 나라의 이칭.

○庚寅/遣同知中樞院事盧叔仝、中樞院副使洪益生奉表如大明, 謝賜綵段。 表曰:

天心字小, 曲加撫綏。 海甸添恩, 冞深感激, 驚惶罔措, 糜粉難忘。 伏念臣猥將譾材, 端逢聖代。 祗受侯度, 顧乏毫毛之勞, 特荷聖慈, 濫承筐篚之錫, 洪私若玆, 前昔所稀。 玆蓋伏遇皇帝陛下家四海而同仁, 利萬物而竝育, 遂令遐裔, 獲紆寵光, 臣謹當恪守靑丘, 益殫蕃之職, 顒望紫極, 恒輸華祝之誠。

方物表曰:

天貺沓臻, 祗增感激。 土宜雖薄, 聊申謝儀。 謹備黃細苧布二十匹、白細苧布二十匹、黑細麻布二十匹、黃花席二十張、滿花席一十五張、雜彩花席一十五張。 右件物等製造匪精, 名般不腆, 豈合旅庭之實? 庸效獻芹之誠。 聖烈慈壽皇太后禮物, 紅細苧布一十匹、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一十匹、雜彩花席一十張, 中宮禮物同。

箋曰:

望隆儲貳, 密贊皇猷, 仁篤懷綏, 導宣睿澤, 銘佩曷已? 麋粉難酬。 伏念臣猥以孱資, 邈處遐裔, 欣逢聖代, 惟知執壤之勤。 曲荷洪私, 獲紆在笥之錫。 撫躬自慶, 擧國騰歡。 玆蓋伏遇皇太子殿下德備溫文, 性稟英偉, 功益著於翊亮, 心常切於順承。 遂令敞封, 得霑殊渥, 臣謹當永作藩於鰈域, 恒申祝於龍樓。 禮物, 白細苧布二十匹、黑細麻布二十匹、滿花席一十張、雜彩花席一十張。


  • 【태백산사고본】 10책 28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7책 540면
  • 【분류】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