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조에서 공물의 대납의 폐단에 대해 건의하다
호조(戶曹)에서 아뢰기를,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공물(貢物)은 쌍방의 정원(情願)에 따라 대납(代納)하되 수령(守令)이 그 정한 값에 의하여 수급(收給)하고, 만약 억지로 대납하게 하거나 갑절 이상 댓갑절 가량으로 값을 거둔 자와 관(官)에 고하지 않고 마음대로 값을 거둔 자는 모두 제서 유위율(制書有違律)001) 로 논하며, 그 값과 물품은 관에 몰수하여 등록(謄錄)한다. 무릇 공물은 모두 다음해 6월까지 다 바치되, 그 대납하는 자는 모름지기 제사(諸司)의 다 바쳤다는 문첩(文牒)을 받은 연후에야 비로소 값의 수납을 허용하며, 이를 어긴 자는 그 값을 관에서 몰수한다.’고 하였으니 그 법을 세운 것이 이와 같이 상밀(詳密)한데, 지금 수령들이 민간의 정원(情願)을 듣지 않고 억지로 대납하게 하며, 그 대납하는 사람은 공물을 바치지 않고 먼저 그 값을 거두니,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은 진실로 논(論)하여도 족하지 않으나 수령마저 입법(立法)을 준행하지 않는 것은 심히 부당합니다. 청컨대 이제부터 공물은 진성(陳省)002) 에 대납(代納)과 자비(自備)를 갖추 기록하여 한결같이 입법한 대로 시행하게 하고, 만약 자비한다고 핑계하고서 몰래 대납을 행하거나 혹 간청(干請)에 따라 법을 어기고 폐단을 만드는 자는 유사(宥赦) 전을 논하지 말고 즉시 파출(罷黜)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8책 2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4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司法)
○戶曹啓: "《經國大典》 ‘貢物聽兩相情願代納, 守令依定價收給, 若勒令代納及倍蓰收價者、不告官擅便收價者, 竝以制書有違律論, 價物沒官謄錄。 凡貢物竝限翌年六月畢納, 其代納者須受諸司畢納文牒, 方許收價, 違者其價沒官。’ 立法詳密, 今守令不聽民間情願, 勒令代納, 代納之人不納貢物, 先收其價, 興利人固不足論, 守令不遵立法, 甚爲不當。 請自今貢物, 陳省具錄代納、自備, 一依立法施行, 如有托以自備潛行代納, 或從干請違法作弊者, 勿論赦前隨卽罷黜。"從之。
- 【태백산사고본】 8책 2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4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