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참을 받고 정사를 보다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는데, 성균 대사성(成均大司成) 서강(徐岡), 사예(司藝) 공기(孔頎)·이계손(李繼孫)·정종소(鄭從韶), 인순부 소윤(仁順府少尹) 진유경(秦有經), 직강(直講) 권이경(權以經) 등이 윤대(輪對)하니, 술자리를 베풀었다. 임영 대군(臨瀛大君) 이구(李璆)·영응 대군(永膺大君) 이염(李琰)·영순군(永順君) 이부(李溥)·이조 판서(吏曹判書) 구치관(具致寬)·병조 참판(兵曹參判) 김질(金礩)과 승지(承旨) 등이 입시(入侍)하였다. 공기에게 명하여 술을 올리게 하고, 임금이 그 소매를 잡으면서 말하기를,
"공기는 내가 본래 서로 알던 자이다."
하였다. 서강 등이 명경과(明經科)를 설치하여 선비를 뽑기를 청하니, 임금이 이를 옳게 여겨 즉시 명일부터 과장(科場)을 열어 조사(朝士)와 원점(圓點)450) 이 70이상 찬자에게 시험에 나오는 것을 허락하였다. 《계몽(啓蒙)》에 약통(略通)하고, 사서(四書)중에 추첨(抽籤)한 1서(書)에 통(通)하고, 오경(五經) 중에 자원(自願)한 2경(經)에 통(通)하고, 《좌전(左傳)》·《강목(綱目)》·《자치(資治)》·《속편(續編)》·《송원절요(宋元節要)》 중에서 자원한 1서(書)에 약통(略通) 이상인 자는 전시(殿試)에 나오도록 허락하고, 초시(初試)에서는 정원(定員)의 숫자에 구애하지 말게 하였다. 예조(禮曹)·병조(兵曹)에 전지(傳旨)하기를,
"명경과(明經科)와 무거(武擧)를 시험보이고자 하니,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일을 준비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44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05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인사-선발(選拔)
- [註 450]원점(圓點) : 성균관(成均館) 유생(儒生)들이 식당(食堂)에 들어갈 때 도기(到記)에 찍던 점. 아침·저녁 두 끼에 1점을 주었음.
○壬申/受常參, 視事。 成均大司成徐岡、司藝孔頎ㆍ李繼孫ㆍ鄭從韶、仁順府少尹秦有經、直講權以經等輪對設酌。 臨瀛大君 璆、永膺大君 琰、永順君 溥、吏曹判書具致寬、兵曹參判金礩及承旨等入侍。 命頎進酒, 上執袂曰: "頎, 予之素相識者也。" 岡等請設明經科取士, 上然之, 卽命自明日開場, 朝士及圓點滿七十以上者許赴試。 《啓蒙》略通、四書中抽籤一書通、五經中自願二經通、《左傳》ㆍ《綱目》ㆍ《資治》 《續編》ㆍ《宋元節要》中自願一書略通以上者, 許令赴殿試, 初試, 不拘額數。 傳旨禮曹、兵曹曰: "欲試明經科及武擧, 其辦諸事。"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44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05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인사-선발(選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