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영의를 기록하다
친영의(親迎儀)268) 는 이러하였다.
"기일 전 1일에 충호위(忠扈衛)에서 왕세자(王世子)의 막차(幕次)를 빈씨(嬪氏)의 대문(大門) 밖의 길에 동남향으로 설치하고, 향안(香案)·백안(帛案)269) 을 정당(正堂)의 가운데 설치한다. 그날 포시(晡時)270) 전 3각(刻)에 사복 소윤(司僕少尹)이 연(輦)을 광화문(光化門) 밖의 동쪽 가까이에 설치하고, 익위사(翊衛司)에서 소속 군사를 거느리고 장위(仗衛)를 진열하기를 평상시와 같이 한다. 전악(典樂)이 전부 고취(前部鼓吹)를 설치한다. 【광화문(光化門) 밖에 나가서 크게 연주한다.】 빈씨(嬪氏)의 부모(父母)가 정당(正堂)에 자리하면 여집사(女執事)가 빈씨(嬪氏)를 인도하여 부모 앞에 나아가서 각각 네 번 절하게 한다. 부모가 뜻에 따라 계사(戒詞)를 하고, 빈씨(嬪氏)가듣는다. 이를 마치면 차례로 여러 존장(尊長)들에게 하직한다. 예(禮)가 끝나면 명복(命服)으로 바꾸어 입고서 기다린다. 왕세자(王世子)가 명(命)을 받고, 이를 마치면 좌중호(左中護)가 왕세자를 인도하여 근정문(勤政門)의 동편문(東偏門)을 지나 나가서 홍례문(弘禮門) 밖에 이른다. 부지통례(副知通禮)가 연(輩)에 오르기를 청하면, 연(輩)이 움직인다. 촛불[燭]을 잡은 자가 앞에서 가는데, 시위(侍衛)하기를 의식과 같이 한다. 시종관(侍從官)과 궁관(宮官)·종친(宗親)·문무 백관(文武百官)들이 공복(公服) 차림으로 광화문(光化門)을 나가서 말을 타고 따라간다. 빈씨(嬪氏) 집 문밖에 이르면 부지통례(副知通禮)가 연(輦)에서 내리기를 청하고, 중호(中護)가 인도하여 막차(幕次)로 들어간다. 빈자(儐者)가 공복(公服)을 입고 주인을 인도하여 왕세자(王世子)를 막차(幕次) 밖에서 맞이한다. 내관(內官)이 시복(時服) 차림으로 왕세자(王世子)를 인도하여 막차(幕次)를 나가고, 주인이 왕세자(王世子)를 청(請)하여 중당(中堂)에 들어간다. 【왕세자(王世子)가 먼저 가고 주인이 뒤따라 간다.】 예물(禮物)을 받들고 들어와 중당(中堂)에 이르면 주인(主人)이 나아가서 중당(中堂)의 왼쪽에 서고, 빈모(嬪母)가 중당(中堂)의 오른쪽에 선다. 【동쪽 서쪽에서 서로 향(向)한다.】 왕세자(王世子)가 중당(中堂)에 이르면 여집사(女執事) 2인이 빈씨(嬪氏)를 인도하여 방(房)에서 나와 빈모(嬪母)의 아래에 세운다. 내관(內官)이 왕세자(王世子)를 인도하여 안(案) 앞에 이르고 내관(內官)이 폐백(幣帛)을 받들어서 바치면, 【현초(玄綃)와 훈초(纁綃)가 각각 1필씩이다.】 왕세자(王世子)가 받아서 안(案)에 둔다. 내관(內官)이 왕세자(王世子)를 인도하여 조금 물러나 동쪽 가까이 서향(西向)하여 서게 한다. 빈자(儐者)가 주인(主人)을 인도하여 백안(帛案) 앞에 나아가서 팔배례(八拜禮)271) 를 행하고 물러나서 자리에 돌아가게 한다. 집사자(執事者)가 안(案)을 거두고 내관(內官)이 왕세자(王世子)를 인도하여 먼저 나간다. 교부(轎夫)272) 가 교자(轎子)를 들고 중문(中門) 안에 이르고 내관(內官)이 빈씨(嬪氏)의 의장(儀仗)을 중문(中門) 밖에 갖추면 여집사(女執事)가 빈씨(嬪氏)를 인도하여 나간다. 내관(內官)이 꿇어앉아 왕세자(王世子)에게 교자(轎子)가 있는 곳에 나아가기를 청하고, 발(簾)을 거뒤를 청하면, 빈씨(嬪氏)가 교자(轎子)에 오른다. 내관(內官)이 왕세자(王世子)에게 연(輦)에 올라가 앞서 가기를 청한다. 빈씨(嬪氏)가 의장(儀仗)을 갖추고 뒤를 따라서 간다. 왕세자(王世子)가 홍례문(弘禮門) 밖에 이르러 연(輦)에서 내리고 빈씨(嬪氏)의 교자(轎子)가 사정전(思政殿) 문밖에 이른다. 내관(內官)이 꿇어앉아 왕세자에게 발[簾]을 거두기를 청하고, 빈씨(嬪氏)가 교자(轎子)에서 내린다. 왕세자(王世子)가 앞서 간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7책 38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왕실-궁관(宮官)
- [註 268]친영의(親迎儀) :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신부를 맞이하던 의식. 여기서는 왕세자(王世子)가 빈(嬪)을 맞이하는 의식임.
- [註 269]
백안(帛案) : 예물로 주는 비단을 놓아 두던 책상.- [註 270]
포시(晡時) : 신시(申時). 즉 오후 3시∼5시.- [註 271]
팔배례(八拜禮) : 여덟 번 절을 하는 예(禮). 이성(異姓) 간에 결연(結緣)할 때 행하던 예(禮)임.- [註 272]
교부(轎夫) : 교자를 드는 인부.○親迎儀:
前一日, 忠扈衛設王世子次於嬪氏大門外道東南向, 設香案、帛案于正堂之中。 其日(脯)〔晡〕 前三刻, 司僕(小)〔少〕 尹進輦於光化門外近東, 翊衛司勒所部陳仗衛如常。 典樂設前部鼓吹。 【出光化門外, 振作。】 嬪父母坐於正堂, 女執事引嬪詣父母前, 各四拜。 父母隨意致戒詞, 嬪聽受。 訖, 次辭諸尊長。 禮畢, 改服命服以俟。 王世子受命訖, 左中護引王世子由勤政門東偏門出, 至弘禮門外。 副知通禮請陞輦, 輦動。 執燭者前行, 侍衛如式。 侍從官及宮官、宗親、文武百官, 以公服出光化門, 乘馬隨行。 至嬪家門外, 副知通禮請降輦, 中護引入幕次。 (嬪)〔儐〕 者服公服, 引主人迎王世子于幕次之外。 內官以時服, 引王世子出幕次, 主人請王世子入中堂。 【王世子先行, 主人隨後。】 內官以時服捧禮物入至于中堂, 主人進立于堂中之左, 嬪母立于堂中之右。 【東西相向。】 王世子至中堂, 女執事二人引嬪出房, 立于嬪母之下。 內官引王世子至案前, 內官捧帛以進。 【玄綵、纁綃各一匹。】 王世子受置于案, 內官引王世子稍退近東, 西向立。 儐者引主人詣帛案前, 行八拜禮, 退復位。 執事者撤案, 內官引王世子先出。 轎夫擧轎至中門內, 內官具嬪儀仗于中門之外, 女執事引嬪出。 內官跪請王世子詣轎所, 請揭簾, 嬪陞轎, 內官請王世子陞輦前行。 嬪具儀仗從後行。 王世子至弘禮門外降輦。 嬪轎至思政殿門外。 內官跪請王世子揭簾, 嬪降轎, 王世子先行。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7책 38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왕실-궁관(宮官)
- [註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