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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19권, 세조 6년 2월 24일 신미 3번째기사 1460년 명 천순(天順) 4년

함길도 도절제사 양정과 조전 원수 홍윤성이 야인의 침구사실을 아뢰다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양정(楊汀)과 조전 원수(助戰元帥) 홍윤성(洪允成) 등이 치계(馳啓)하기를,

"이달 14일에 적(賊) 5기(騎)가 부령부 읍성(富寧府邑城) 아래 허수라동(虛水剌洞)의 갑사(甲士) 김숙(金叔)의 농막(農幕)에 들어와서, 2인을 죽이고 남녀 모두 6구(口)를 사로잡고 소 4두(頭)와 말 1필(匹)을 노략질하여 갔습니다. 부령 절제사(富寧節制使) 신주(辛柱)가 군사를 나누어 초계(哨戒)108) 하고 탐지(探知)하였으나 미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날 또 적(賊) 1백여 기(騎)가 경성(鏡城)오촌구자(吾村口子) 에 들어와서 별차(別差)109) 전 만호(萬戶) 송헌(宋憲) 등 6인을 죽이고 남녀 모두 9구(口)를 사로잡고 소·말 39마리를 노략질하여 갔습니다. 군영(軍營)에 남아 있던 진무(鎭撫) 김인성(金引成) 등이 이들을 추격하였으나, 날이 저물고 눈이 내려서 미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하니, 임금이 수초(手草)로써 양정·홍윤성에게 유시(諭示)하였는데, 그 글에 이르기를,

"야인(野人) 등이 나라를 배반하고 도둑질을 하니, 마땅히 거병(擧兵)하여 토죄(討罪)하고 흉악하고 더러운 무리들을 진멸(殄滅)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내가 오히려 그 위협당하여 따른 자들을 옛날과 같이 무휼(撫恤)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상 그렇게 대접할 수가 없고, 또 대대로 원수의 맹아(萌芽)를 심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날마다 헤아리고 그들을 안택(安宅)할 방법을 궁리하는데 무슨 방책(方策)으로 그와 같이 하겠는가? 만약 저들이 더욱 교만(驕慢)하여져 막대(莫大)한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와서 침입하기를 그치지 않아서 우리를 위협하려 한다면, 경 등이 남의 장단에 춤만 출 수 있겠는가? 마땅히 위엄(威嚴)을 보여서 온갖 야만인(野蠻人)을 제압하여 멀고 가까운 곳으로 하여금 마음에 두고 잊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 가(可)하다. 경 등이 우선 형적(形跡)을 드러내지 말고 송헌(宋憲)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를 탐지(探知)하여 밀계(密啓)하고 취지(取旨)110) 하도록 하라."

하고, 드디어 이조 판서(吏曹判書) 구치관(具致寬)·동부승지(同副承旨) 유자환(柳子煥)을 내전(內殿)에 불러서 이를 보였다. 구치관이 말하기를,

"비록 유시(諭示)를 내리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양정홍윤성이 이미 노(怒)하였을 것입니다. 또 북방(北方)의 병력(兵力)이 강(强)한데 근일에 휴식(休息)한 지가 이미 오래 되니, 사람마다 모두 공효(功效)를 이루고자 할 것입니다. 사기(事機)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이를 옳게 여겨서 곧 글을 내려 보내지 아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19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72면
  • 【분류】
    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註 108]
    초계(哨戒) : 병력을 배치하고 감시함.
  • [註 109]
    별차(別差) : 나라에서 특정한 임무를 위하여 특별히 파견하던 임시 관원.
  • [註 110]
    취지(取旨) : 임금의 윤허를 받음.

咸吉道都節制使楊汀、助戰元帥洪允成等馳啓: "今月十四日, 賊五騎入富寧府邑城下虛水剌洞甲士金叔農幕, 殺二人, 擄男婦幷六口, 掠牛四頭、馬一匹而去。 富寧節制使辛柱分軍哨探不及。 是日又賊百餘騎入鏡城 吾村口子, 殺別差前萬戶宋憲等六人, 擄男婦幷九口、牛馬三十九而去。 留營鎭撫金引成等追之, 日暮雪下不及而還。" 上手草諭允成書曰:

野人等叛國作賊, 所當擧兵討罪, 殄殲兇醜, 而予猶赦其脅從, 撫之如舊者, 不可以人理待之, 且不可植世讎之萌也。 如此度日, 其究安宅, 則何策如之? 若彼益驕, 不思莫大之恩, 而來寇不已, 欲以威我, 則卿等其能爲舞干羽乎? 當使威凌百蠻, 遐邇宅心可也。 卿等姑勿露形跡, 探知殺宋憲者某人, 而密啓取旨。

遂召吏曹判書具致寬、同副承旨柳子煥于內殿示之。 致寬曰: "雖不下諭, 已怒矣。 且北方兵力强, 而近日休息已久, 人人皆欲成功, 待幾而動耳。" 上然之, 乃不下書。


  • 【태백산사고본】 7책 19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72면
  • 【분류】
    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