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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18권, 세조 5년 11월 11일 기축 2번째기사 1459년 명 천순(天順) 3년

백관이 중궁 탄일에 대해 하례하다. 신숙주·이인손 등에 관직을 제수하다

백관(百官)들이 중궁(中宮)의 탄일(誕日)에 대한 하례(賀禮)를 행하였다. 임금이 중궁(中宮)과 더불어 강녕전(康寧殿)에 나아가서 연회를 베푸니, 왕세자(王世子)가 술을 올리고, 다음은 종친(宗親)과 공신(功臣)의 반수(班首)가 술을 올렸다. 명하여 사정전(思政殿)의 월랑(月廊)에서 종친(宗親)·공신(功臣)과 공신의 적장자(嫡長子)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풍악을 내려 주었다.

강맹경(姜孟卿)·권남(權擥)·황수신(黃守身)·홍윤성(洪允成)·박원형(朴元亨)·윤자운(尹子雲)·김종순(金從舜)에게 명하기를,

"오늘 취하지 않는 사람은 장차 벌연(罰宴)656) 을 행하겠다."

하니, 강맹경권남 등이 아뢰기를,

"대궐이 매우 가까운데 풍악을 울리면서 즐겁게 노는 것은 마음에 편안하지 못합니다."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풍악을 내려 주는 것은 지금부터 시작된 일은 아니다. 이를 행한 지가 이미 오래 되었는데, 어찌 오늘에 이르러서 이에 그 잘못된 점을 말하는가? 이는 전일부터 항상 나를 그르게 여기는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하고는, 즉시 강맹경 등에게 사제(私第)에 나아가도록 명하였다. 종친(宗親)과 재신(宰臣)에게 전교(傳敎)하기를,

"오늘의 연회는 마땅히 한껏 즐겨야 할 것인데, 두 정승(政丞)이 오활(迂闊)657) 한 말을 하였기 때문에 그의 집에 물러가도록 명한 것이다. 두 이상(二相)658) 도 진실로 한껏 즐겨야 마땅할 것인데 어찌 노래 부르고 북치는 소리가 없는가?"

하니, 황수신(黃守身)이인손(李仁孫) 등이 명령을 듣고 비로소 풍악을 연주하도록 하였다.

신숙주(申叔舟)를 영의정(領議政)으로 삼고, 이인손(李仁孫)을 우의정(右議政)으로 삼았다.

윤자운(尹子雲)에게 전교(傳敎)하기를,

"강맹경(姜孟卿)권남(權擥) 등이 신진(新進)의 선비가 모여 있는 곳에서 정대(正大)한 말로써 나를 책망하니, 내가 매우 부끄러워서 이를 용납하지 못하여 파면시켜서 사제(私弟)로 나아가도록 했는데, 설을 쇤 뒤[歲後]에는 마땅히 다시 볼 것이다."

하고, 예문관(藝文館)의 관원을 보내어 이런 뜻을 전하여 유시하게 하였다. 검열(檢閱) 황숙(黃淑)강맹경권남의 집에 가서 이 말을 전하니, 강맹경은 다만 머리를 조아리고 있을 뿐이었다. 권남은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기를,

"강맹경이 먼저 말을 내므로 신(臣)이 이 말을 듣고서 또한 옳게 여겨 이를 아뢰어서 성상의 생각을 어지럽히어 번거롭게 하였으니, 황송하고 두려움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18권 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54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인사-임면(任免)

  • [註 656]
    벌연(罰宴) : 벌로서 잔치하게 하는 것.
  • [註 657]
    오활(迂闊) : 실제 사정과 관련이 멂.
  • [註 658]
    이상(二相) : 의정부의 좌찬성과 우찬성.

○百官行中宮誕日賀禮。 上與中宮御康寧殿設宴。 王世子進酒, 次宗親及功臣班首進酒。 命於思政殿月廊饋宗親、功臣及功臣嫡長, 賜樂。 命姜孟卿權擥黃守身洪允成朴元亨尹子雲金從舜曰: "今日不醉者, 將行罰宴。" 孟卿等啓: "大內密近, 動樂歡娛, 未安於心也。" 傳曰: "賜樂, 非自今始也。 行之已久, 何至今日乃言其非乎? 是則前日常蓄非我之心也。" 卽命孟卿等就第。 傳于宗宰曰: "今日之宴當極歡, 兩政丞發迂闊之言, 故命退其家。 兩二相固當盡歡, 何無歌皷之聲乎?" 守身李仁孫等聞命, 始令奏樂。 以申叔舟爲領議政, 仁孫右議政。 傳于子雲曰: "孟卿等於新進之士聚會處, 以正大之言責我, 予甚愧焉, 不能容之, 罷就私第。 歲後當更見。" 遣藝文館官, 傳諭此意。 檢閱黃淑孟卿家宣傳, 孟卿但叩頭而已, 叩頭曰: "孟卿先出言, 臣聞之亦以爲然啓之, 至煩動念, 不勝惶懼。"


  • 【태백산사고본】 7책 18권 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54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