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사신에게 선물을 보내고 잔치를 베풀다
판내시부사(判內侍府事) 전균(田畇)에게 명하여, 육포(肉脯)·건어(乾魚)·해채(海菜)·송자(松子)·청밀(靑密) 등의 물건을 가지고 가서 명(明)나라 사신(使臣)에게 나누어 주니 진가유(陳嘉猷)는 받지 아니하였으나 왕월(王軏)은 받았다. 진가유와 왕월이 한강(漢江)을 유람하니, 관반(館伴)179) 인 박원형(朴元亨)·조효문(曹孝門)과 우찬성(右贊成) 권남(權擥)·예조 판서(禮曹判書) 홍윤성(洪允成)·행 첨지중추원사(行僉知中樞院事) 김수온(金守溫)이 따라서 갔다. 임금이 도승지(都承旨) 윤자운(尹子雲)과 좌부승지(左副承旨) 이극감(李克堪)에게 명하여 선온(宣醞)을 가지고 가서 명(明)나라 사신을 위로하게 하였다. 제천정(濟川亭)에 올라서 〈현판의〉 제영(題詠)180) 을 두루 살펴보고는 여러 재상(宰相)들과 더불어 다례(茶禮)를 행하고 배를 타고 물 위에 띄웠다. 도감(都監)에서 잔치를 베풀고 사옹방(司饔房)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이바지하니 명(明)나라 사신이 매우 즐거워하였다. 강물을 따라 내려와서 용산강(龍山江)에 이르니 윤자운(尹子雲) 등이 또 별선온(別宣醞)181) 과 찐 양·돼지·기러기·오리를 공궤하였다. 가을두봉(加乙頭峯)에 이르러 잔치를 베풀었는데, 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 홍달손(洪達孫)이 명령을 받들어 선온(宣醞)과 별하정(別下程)182) 을 가지고 와서 명(明)나라 사신을 위로하면서 서로 더불어 술을 마시며 즐기고는 파하였다. 진가유(陳嘉猷)가 묻기를,
"누가 김수온(金守溫) 재상입니까?"
하니, 좌우(左右)에서 〈김수온을〉 가리켰는데, 평소부터 김수온이 시(詩)를 잘 짓는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3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20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사급(賜給)
- [註 179]관반(館伴) : 조선조 때 외국의 사신(使臣)을 접대하기 위하여 태평관(太平館)이나 동평관(東平館)에 임시로 파견하던 관원으로, 정3품 이상에서 임명하였음. 접반사(接伴使).
- [註 180]
제영(題詠) : 제목을 붙여서 지은 시(詩).- [註 181]
별선온(別宣醞) : 임금이 특별히 내려 주는 궁중의 술.- [註 182]
별하정(別下程) : 중국 사신에게 매일 보내 주는 음식물을 일컫는 말. 《인종실록(仁宗實錄)》 제2권을 보면, "중국 사신이 있는 곳에 항상 일정하게 지공(支供)하는 물건 외에 따로 음식물을 날마다 보내 주는 것을 ‘별하정’이라 한다.[天使處常定支供外別有食物函日以送者名曰別下程] 하였음.○命判內侍府事田畇齎脯、鱐、海菜、松子、淸蜜等物, 分贈明使, 嘉猷不受, 軏受之。 嘉猷及軏遊觀漢江, 館伴朴元亨ㆍ曺孝門及右贊成權擥、禮曹判書洪允成、行僉知中樞院事金守溫隨行。 命都承旨尹子雲、左副承旨李克堪齎宣醞往慰明使。 登濟川亭, 徧觀題詠, 與諸宰相行茶禮, 乘舟泛流。 都監設宴, 司饔房網魚供之, 明使歡甚。 沿流而下至龍山江, 子雲等又餽別宣醞及蒸羊、猪、雁、鴨。 至加乙頭峯設宴, 判中樞院事洪達孫又承命齎宣醞及別下程, 來慰明使, 相與飮懽而罷。 嘉猷問: "誰是金守溫宰相?" 左右指之, 以素聞守溫能詩也。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3장 B면【국편영인본】 7책 320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사급(賜給)
- [註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