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지 윤자운이 김분·김인의 옥사를 아뢰니, 사형을 감할 것을 명하다
경회루(慶會樓) 동편방(東偏房)에 나아가서 좌승지(左承旨) 윤자운(尹子雲)·우부승지(右副承旨) 김질(金礩)을 불러서 정사를 의논하였다. 윤자운이 김분(金汾)·김인(金潾) 등의 옥사(獄辭)를 아뢰니, 전지(傳旨)하기를,
"김분 등은 홍윤성(洪允成)이 그 누이에게 장가들려고 한다고 무고(誣告)하여 홍윤성을 모함(謀陷)하였다. 그 죄가 가볍지 않으니, 모름지기 죽여야 하고 용서하지는 못한다."
하였다. 윤자운이 말하기를,
"김분 등이 본래 적(嫡)510) ·첩(妾)의 구별이 있는 양반인데, 지금 이를 구별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그러하였던 것입니다. 또 죄가 국가(國家)에 관계된 데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니, 청컨대 말감(末減)511) 하도록 하소서."
하니, 전지(傳旨)하기를,
"원훈 대신(元勳大臣)은 나라와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니, 무릇 백성들이 마땅히 〈그를〉 국가(國家)와 일체(一體)로 보아야 한다. 만약 김분 등의 말한 바대로 한다면 공신(功臣)은 어떻게 보전하겠으며, 국가(國家)를 어떻게 유지(維持)하겠는가?
하였다. 조금 있다가 중궁(中宮)이 언문(諺文)으로써 아뢰기를,
"근래에 사람들 가운데 사죄(死罪)에 연좌(連坐)된 자가 많았는데, 김분 등이 범한 죄도 진실로 같은 유에 해당한다면, 성상께서 모름지기 극형(極刑)에 처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다면, 청컨대 먼 곳으로 유배(流配)하여서 살 길을 구(求)해 주소서"
하니, 임금이 즉시 그 글을 정원(政院)에 내려 보내어 특별히 사형(死刑)을 감(減)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90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윤리(倫理) / 정론-간쟁(諫諍) / 어문학-어학(語學) / 왕실-비빈(妃嬪) / 풍속-풍속(風俗)
○己卯/御慶會樓東偏房, 引見左承旨尹子雲、右副承旨金礩議事。 子雲啓金汾、金潾等獄辭, 傳曰: "金汾等誣告洪允成欲娶其妹, 謀陷允成。 其罪匪輕, 須殺無赦。" 子雲曰: "汾等素有嫡妾之辨, 今欲辨之故然耳。 且罪不至關係國家, 請末減。" 傳曰: "元勳大臣, 與國同休戚, 凡民宜視爲與國家一體也。 若如汾等所言, 則何以保全功臣維持國家哉!" 有頃中宮以諺文啓: "近者人之坐死者多, 汾等所犯苟若屬, 上須置極刑。 不然則請流遠地, 以求生道。" 上卽下其文於政院, 特減死。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90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윤리(倫理) / 정론-간쟁(諫諍) / 어문학-어학(語學) / 왕실-비빈(妃嬪) / 풍속-풍속(風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