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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13권, 세조 4년 6월 29일 을유 6번째기사 1458년 명 천순(天順) 2년

윤사로를 좌익 1등 공신으로 책훈하는 교서

윤사로(尹師路)에게 반교(頒敎)하기를,

"명량(明良)331) 이 서로 이바지하여 국운(國運)을 도와서 일으켰으니, 그 덕(德)을 반드시 보답하여야 하겠다. 이에 남다른 은전(恩典)을 베푸니, 내가 감히 사은(私恩)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라의 옛 전장(典章)이 있는 까닭이다.

생각건대, 경(卿)은 몸이 단정(端正)하고 행실이 훌륭하며, 뜻이 원대하고 식견(識見)이 밝아 일찍부터 명문 벌족(名門閥族)의 어진이로서 뽑혀 들어와 옹주(翁主)332) 의 배필(配匹)이 되었다. 일을 주선(周旋)하는 것이 예(禮)에 알맞아 온순(溫順)하고, 오로지 공손한 덕(德)은 어려울 때나 쉬울 때나 처음과 같이 변(變)함이 없고, 충성을 다하여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세종(世宗)께서 직임(職任)에 임명하신 적이 많았고, 척리(戚里)333) 의 의표(儀表)가 되었다.

지난번에 나라의 운명에 어려움이 많아, 흉도(兇徒)들이 반역(反逆)을 도모하므로 내가 대의(大義)를 믿고 영주(寧周)334) 의 모책(謀策)을 일으켜 마침내 황령(皇靈)에 의지하여 능히 안유(安劉)335) 의 대업(大業)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功)이 높으니 사람들이 시기하게 되어 곧 권력이 무거운 것이 혐의스러운 처지로 되었다. 여얼(餘孽)들이 오히려 위태하고 의심하는 사이에 틈을 엿보게 되니 대난(大難)이 바야흐로 경각지경(頃刻之境)에 임박하였다. 경(卿)이 능히 선견(先見)이 밝게 있어서 흉모(兇謀)를 극진히 구명(究明)하고, 조용히 운주(運籌)하여 맨먼저 감정(勘定)의 계책(計策)을 도왔고, 좌우에서 힘을 다해서 호위(護衛)하여 지키는 근로(勤勞)를 더욱 바쳐 금일의 아름다움에 이르게 하였으니, 감히 옛 공적(功績)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이에 좌익 1등 공신(佐翼一等功臣)에 책훈(策勳)하고 그 부모(父母)에게 작(爵)을 주며, 유사(宥赦)가 영세(永世)에 미치도록 한다. 이어서 전지(田地) 1백 50결(結), 노비(奴婢) 13구(口), 백은(白銀) 50냥쭝, 표리(表裏) 1단(段), 내구마(內廐馬) 1필(匹)을 내려 주니, 이르거든 수령(受領)하라. 아아! 너의 공(功)에 힘쓰고 너의 덕(德)에 힘쓰되, 너의 공(功)이 가상(旂常)336) 에 이미 기재(記載)된 사실을 헤아려, 아들에게 전(傳)하고 손자에게 전하여, 길이 대려(帶礪)의 맹세를 보이기를 바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75면
  • 【분류】
    인사-관리(管理) / 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 / 변란-정변(政變) / 농업-전제(田制) / 어문학(語文學)

  • [註 331]
    명량(明良) : 훌륭한 신하.
  • [註 332]
    옹주(翁主) : 정현 옹주(貞顯翁主). 세종의 제 1서녀(庶女).
  • [註 333]
    척리(戚里) : 임금의 내척(內戚)·외척(外戚).
  • [註 334]
    영주(寧周) : 주공(周公)이 주(周)나라 왕실을 편안히 한 것처럼 왕실을 편안히 하는 것.
  • [註 335]
    안유(安劉) : 한(漢)나라 주발(周勃)이 여씨(呂氏) 일족을 무찌르고 유씨(劉氏), 즉 한(漢)나라의 왕실을 평안하게 하였던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이씨 왕실(李氏王室)을 평안하게 하였다는 말.
  • [註 336]
    가상(旂常) : 주(周)나라 기(旗). 공적을 여기에 새겨 넣었음.

○敎尹師路曰:

明良相資, 式扶興運, 庸德必報。 爰擧異恩, 非予敢私, 惟國有舊。 惟卿身端行治, 志遠識明, 早以名閥之賢, 入膺尙主之選。 周旋必中於禮, 溫溫惟德之恭, 險夷不變于初, 蹇蹇匪躬之故, 故多世廟之簡注, 而爲戚畹之儀刑。 頃者國步多艱, 兇徒謀逆, 予信大義, 寔奮寧之謀, 卒仗皇靈, 克成安之業。 然功高而人忌, 乃權重則地嫌, 餘孽尙伺於危疑, 大難殆迫於呼吸。 卿能灼有先見, 究極兇謀, 從容運籌, 首贊戡定之計, 左右宣力, 益輸扞衛之勤, 粤至今休, 敢忘舊績! 肆策勳爲佐翼一等功臣, 爵其父母, 宥及永世。 仍賜田一百五十結、奴婢十三口、白銀五十兩、表裏一段、內廐馬一匹, 至可領也。 於戲! 懋乃功懋乃德, 諒已載於旂常, 傳諸子傳諸孫, 庶永觀於帶礪。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75면
  • 【분류】
    인사-관리(管理) / 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 / 변란-정변(政變) / 농업-전제(田制)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