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에 궁하고 의탁할 수 없는 자들을 구제토록 한 전지의 내용
예조에 전지하기를,
"내가 죽은 자들을 애도하여 추천(追薦)819) 하기를 지극히 하지 않는 바가 없을 정도로 나의 생각을 거의 너그럽게 가지나, 그래도 나의 생각이 오히려 궁한 백성에게 미치지 못할까 염려하여 이를 다음에 조목별로 열거한다.
1. 다시 정업원(淨業院)을 세우고 노비 30구(口)와 전지 1백 결(結)을 주어서 승(僧)과 여승[尼]들로 하여금 살아갈 곳을 얻게 할 것.
1. 여러 산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곤궁하고 굶주린 나머지 죽기에 이르러도 구휼하는 자가 없으니 진실로 불쌍하다. 혹시 그 가운데 역(役)을 피하여 도망간 자도 있을 것이며, 혹은 은밀히 불러 모아서 무리를 이루어 즐겨 무뢰배(無賴輩)가 된 자도 있을 것이다. 이는 관가에서 마땅히 구처(區處)할 바이나, 병조에서 너무 급히 추적해 체포하지 말고,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느끼도록 할 것이며, 산지기[山直]로 하여금 위의 사람들을 발견하거든 천천히 무휼(撫恤)하는 뜻을 일깨워서 본조(本曹)820) 로 데리고 오게 하고, 본조에서는 그 족친(族親) 및 본주(本主)와 보수(保授)821) 를 찾아서 구휼하게 하고 자주 고찰(考察)을 가(加)할 것이며, 족친 및 본주가 없는 자는 동·서 활인원(東西活人院)에 주어서 구휼하게 하고, 절계(節季)822) 마다 계문(啓聞)하게 할 것.
1. 잔질(殘疾)·독질(篤疾)로서 더욱 의탁할 곳이 없는 자와 맹인(盲人)을 위해서는 이미 명통사(明通寺)823) 를 설립하였고, 농아(聾啞)와건벽(蹇躄)824) 등의 무리는 한성부(漢城府)로 하여금 널리 보수(保授)를 찾고, 동·서 활인원에서 후히 구휼하되, 매 절계(節季)마다 계문하게 할 것.
이 사항을 해당 관사에 알리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9권 7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22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재정-역(役) / 가족-친족(親族) / 구휼(救恤) / 보건(保健) / 사법(司法) / 신분(身分) / 농업(農業) / 군사(軍事)
- [註 819]추천(追薦) :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고 그 기일(忌日) 같은 때에 불사(佛事)를 행하는 것.
- [註 820]
본조(本曹) : 병조.- [註 821]
보수(保授) : 보석(保釋)된 사람이나 도피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유력자(有力者)가 책임을 지고 맡음.- [註 822]
절계(節季) : 계절 말.- [註 823]
명통사(明通寺) : 맹인(盲人)들을 구호하던 절. 나라에 가뭄이 들 때 맹인들에게 비를 빌게 하고, 세종 11년(1429)부터 쌀 30석, 콩 20석을 주어서 부처에게 공양하고 추수하는 재물로 삼게 하였음.- [註 824]
건벽(蹇躄) : 절름발이.○傳旨禮曹曰: "予爲亡哀, 追薦無所不極, 庶可寬懷, 尙念惠不及窮民, 條列于左。
一, 復立淨業院, 給奴婢三十口、田地一百結, 俾僧尼爲得活之所。
一, 諸山丐乞之人, 窮飢困乏至死, 無恤之者, 誠爲哀愍。 或其中有逃竄避役者, 或嘯聚成群甘爲無賴者。 官家所當區處, 兵曹勿急追捕, 使致自惑。 令山直見上項等人, 徐諭撫恤之意, 率到本曹, 曹尋族親及本主保授救恤, 數加考察, 無族親及本主者, 授東西活人院救恤, 每節季啓聞。
一, 殘疾篤疾, 尤爲無告之民, 盲人則旣設明通寺, 聾啞蹇躄之徒, 令漢城府廣覓保授, 東西活人院優恤, 每節季啓聞。 其以此知會該司。"
- 【태백산사고본】 4책 9권 7장 B면【국편영인본】 7책 222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재정-역(役) / 가족-친족(親族) / 구휼(救恤) / 보건(保健) / 사법(司法) / 신분(身分) / 농업(農業) / 군사(軍事)
- [註 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