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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 7권, 세조 3년 4월 13일 병오 1번째기사 1457년 명 천순(天順) 1년

진하사 황수신이 표문을 가지고 명나라에 가다

진하사(進賀使)인 좌참찬(左參贊) 황수신(黃守身)·예조 참판(禮曹參判) 민원(閔瑗)과 평양 선위사(平壤宣慰使)인 한성부 윤(漢城府尹) 이순지(李純之)가 하직하니, 임금이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작은 술자리를 베풀었다.

세자(世子)가 임영 대군(臨瀛大君) 이구(李璆)·계양군(桂陽君) 이증(李璔)·의창군(義昌君) 이공(李玒)·밀성군(密城君) 이침(李琛)·익현군(翼峴君) 이관(李璭)·영해군(寧海君) 이당(李瑭)·영순군(永順君) 이부(李溥)·연창위(延昌尉) 안맹담(安孟聃)·영천 부원군(鈴川府院君) 윤사로(尹師路)·하성위(河城尉) 정현조(鄭顯祖)와 도진무(都鎭撫)·위장(衛將)·부장(部長)·진무(鎭撫)·선전관(宣傳官)·승지(承旨) 등과 더불어 입시(入侍)하니, 임금이 황수신(黃守身) 및 여러 종친(宗親)과 재신(宰臣)에게 명하여 차례대로 술을 올리게 하였다.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강곤(康袞)이 술을 올리니, 임금이 종친과 재신에게 이르기를,

"강곤(康袞)은 내가 북경(北京)에 갈 때의 종사관(從事官)이다."

하였다. 도진무(都鎭撫) 노숙동(盧叔仝)이 술을 올리고, 다음은 세자(世子)에게 술을 올렸다. 임금이 세자에게 이르기를,

"노숙동은 너의 사부(師傅)이니, 마땅히 별도로 큰 잔으로 마시게 해야 한다."

하였다. 이순지(李純之)가 술잔을 올리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대들 세종조(世宗朝)의 노성(老成)한 신하가 많은데, 내가 얻어 갖게 되었다."

하고는, 인하여 말안장과 궁시(弓矢)를 내려 주고, 황수신(黃守身)에게는 아청사 단령(鴉靑紗團領) 1령(領), 초록라 철릭(草綠羅帖衰) 1령(領), 백저포 철릭(白苧布帖衰) 1령(領) 및 신[靴]·궁시(弓矢) 등의 물건을 내려 주었다. 임금이 노숙동(盧叔仝)에게 명하여 여러 장수들에게 진법(陣法)을 강(講)하게 하였다.

사시(巳時)에 황수신(黃守身) 등이 표문(表文)과 전문(箋文)을 받들고 명(明)나라 갔으니, 대개 황태후(皇太后)와 중궁(中宮)이 궁곤(宮壼)440) 에 정위(正位)하고 황태자(皇太子)가 복위(復位)한 것을 하례(賀禮)하기 위함이었다. 그 표문(表文)에 이르기를,

"성신(聖神)이 일어났으니 보명(寶命)의 거듭 빛남을 받았으며, 전례(典禮)가 모두 새로우니 요도(瑤圖)의 경사(慶事)를 맞이했습니다. 보고 듣는 것의 미치는 곳에 기뻐서 손뼉을 치는 것이 똑같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강건(剛健)·수정(粹精)하며, 총명(聰明)·예지(叡智)하여, 천하로써 봉양(奉養)하니 장락궁(長樂宮)441) 의 즐거움을 거듭 만났으며, 주남(周南)에서 교화(敎化)했으니 《관저(關雎)》442) 의 덕화(德化)를 다시 나타냈습니다. 또 원량(元良)443) 의 칭호를 바로 잡아, 감무(監撫)444) 의 권한을 전장(專掌)하였으니 큰 복조(福祚)가 더욱 연장(延長)되고 큰 행복이 함께 모였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외람되이 용렬한 자질을 가지고 다행히 융성(隆盛)한 시기를 만났는데, 자취는 동번(東藩)445) 에 막혔으므로 비록 한(漢)나라 궁전(宮殿)에 참석을 못하지마는, 마음은 북궐(北闕)446) 에 두고 있으니 가만히 화봉인(華封人)의 축원(祝願)을 본받으려 합니다."

하였다. 방물표(方物表)에 이르기를,

"천명(天命)에 거듭하게 되어 이전(彝典)447) 을 거행(擧行)하게 됩니다. 토산물(土産物)의 바침을 집행하여, 공손히 하례(賀禮)의 의식을 펴게 됩니다. 삼가 황세저포(黃細苧布) 2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3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30필, 용문염석(龍文簾席) 2장(張), 황화석(黃花席) 20장, 만화석(滿花席) 20장, 만화방석(滿花方席) 2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20장, 잡색마(雜色馬) 20필을 갖추었는데, 위의 물건 등은 생산이 먼 변방에서 되고 제조가 양장(良匠)이 아니니, 어찌 궐정(闕庭)의 실용(實用)에 채우겠습니까? 부족하나마 헌근(獻斤)448) 의 정성을 본받으려 합니다."

하였다. 황태후(皇太后) 및 중궁(中宮)의 예물(禮物)은 홍세저포(紅細苧布) 각각 2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각각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각각 30필, 황화석(黃花席) 각각 10장(張), 만화석(滿花席) 각각 10장, 만화방석(滿花方席) 각각 1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각각 10장이었다. 전문(箋文)에 이르기를,

"보책(寶冊)이 아름다움을 나타내니 이미 이극(貳極)449) 에 정위(正位)했으며, 동위(銅闈)에서 하례(賀禮)를 받으니 환심(歡心)을 만방(萬方)에서 얻었습니다. 나라의 근본이 더욱 융성(隆盛)하니 천자(天子)의 계획이 영구히 견고(堅固)해졌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자질은 어릴 때부터 준수(俊秀)했으며, 성품은 영특(英特)하고 총명함을 타고났습니다. 양궁(兩宮)450) 에 자주 뵈옵게 되매 이유(怡愉)451) 의 즐거움을 영구히 받들고 삼선(三善)452) 에 덕을 갖추었으니 감무(監撫)의 권한을 받게 되었습니다. 번거로운 예식(禮式)을 이에 마치었으니, 칭송(稱頌)의 소리가 번갈아 일어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먼 변방에 떨어져 있으면서 다행히 융성(隆盛)한 시기를 만났으니, 백벽(百辟)453) 의 반열(班列)에 참석은 못하지마는, 천령(千齡)454) 의 축수(祝壽)만은 배나 올립니다."

하고, 예물(禮物)은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50필, 봉문 염석(鳳文簾席) 2장, 황화석(黃花席) 15장, 만화석(滿花席) 15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5장, 인삼(人蔘) 50근(斤)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92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인사(人事) / 무역(貿易) / 어문학(語文學)

  • [註 440]
    궁곤(宮壼) : 구중 궁궐(九重宮闕).
  • [註 441]
    장락궁(長樂宮) : 한(漢)나라의 장락 미앙궁(長樂未央宮).
  • [註 442]
    《관저(關雎)》 : 《시경(詩經)》의 편명. 문왕(文王)의 후비(后妃)의 덕을 노래한 것임.
  • [註 443]
    원량(元良) : 황태자(皇太子).
  • [註 444]
    감무(監撫) : 황태자(皇太子)가 황제를 대신하여 군신을 돌보던 것.
  • [註 445]
    동번(東藩) : 우리 나라.
  • [註 446]
    북궐(北闕) : 황제의 궁궐.
  • [註 447]
    이전(彝典) : 변하지 않는 전례(典禮).
  • [註 448]
    헌근(獻斤) : 신하가 임금에게 햇미나리를 바치는 정성.
  • [註 449]
    이극(貳極) : 황태자(皇太子)의 자리.
  • [註 450]
    양궁(兩宮) : 황제(皇帝)와 황후(皇后).
  • [註 451]
    이유(怡愉) : 부모(父母)의 마음이 화락함.
  • [註 452]
    삼선(三善) : 세 가지의 착한 일. 곧 어버이를 친애(親愛)하고, 임금을 존경하고, 장상(長上)을 섬기는 세 가지 도리를 말함.
  • [註 453]
    백벽(百辟) : 제후(諸侯).
  • [註 454]
    천령(千齡) : 천년(千年).

○丙午/進賀使左參贊黃守身、禮曹參判閔瑗平壤宣慰使漢城府尹李純之辭, 上御思政殿, 設小酌。 世子與臨瀛大君 桂陽君 義昌君 密城君 翼峴君 寧海君 永順君 延昌尉 安孟䏥鈴川府院君 尹師路河城尉 鄭顯祖、都鎭撫、衛將、部將、鎭撫、宣傳官、承旨等入侍, 命守身及諸宗宰, 以次進酒。 中樞院副使康袞進酒, 上謂宗宰曰: ", 予之赴京時, 從事官也。" 都鎭撫盧叔仝進酒, 次進于世子, 上謂世子曰: "叔仝汝師傅, 別飮大爵。" 純之進爵, 上曰: "爾世宗朝老成之臣, 多我得而有之。" 乃賜鞍及弓矢, 賜守身鴉靑紗團領一領、草綠羅帖裏一領、白苧布帖裏一領及笠靴弓矢等物, 閔瑗鴉靑紗團領一領、苧布帖裏一領及靴弓矢等物。 命叔仝講諸將陣法。 巳時守身等, 奉箋如大明, 蓋賀皇太后、中宮正位宮壼, 皇太子復位也。 其表曰:

聖神誕作, 光膺寶命之申, 典禮俱新, 茂迎瑤圖之慶。 見聞所曁, 欣抃惟均。 欽惟剛健粹精, 聰明睿智, 養以天下, 重逢長樂之歡, 敎自周南, 復闡《關雎》之化。 且正元良之號, 俾專監撫之權, 景祚益延, 純(蝦)〔嘏〕 駢集。 伏念猥將庸質, 幸際昌辰, 迹滯東藩, 雖阻參於殿, 心懸北闕, 竊效祝於華封。

方物表曰:

天命用申, 俾擧彝典。 壤奠斯執, 恭陳賀儀。 謹備黃細苧布二十匹、白細苧布三十匹、黑細麻布三十匹、龍文簾席二張、黃花席二十張、滿花席二十張、滿花方席二十張、雜彩花席二十張、離色馬二十匹。 右件物等, 産自遐陬, 製匪良匠, 豈足充旅庭之實? 聊以效獻芹之誠。

皇太后及中宮禮物, 紅細苧布各二十匹、白細苧布各二十匹、黑細麻布各三十匹、黃花席各一十張、滿花席各一十張、滿花方席各一十張、雜彩花席各一十張。 箋曰:

寶冊揚徽, 旣正位於貳極, 銅闈受賀, 得歡心於萬方。 邦本益隆, 皇圖永固。 恭惟資凝岐嶷, 性稟英明。 承顔兩宮, 長奉怡愉之樂, 備德三善, 載膺監撫之權。 縟禮斯稱, 頌聲交作。 伏念邈處荒服, 幸際昌辰, 阻參百辟之班, 倍上千齡之祝。

禮物, 白細苧布二十匹、黑細麻布五十匹、鳳文簾席二張、黃花席一十五張、滿花席一十五張、雜彩花席一十五張、人蔘五十觔。


  •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92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인사(人事) / 무역(貿易)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