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정인지 등이 존호를 올릴 것을 청하다
의정부 영의정(議政府領議政) 정인지(鄭麟趾) 등이, 임금이 계책을 정하여 국가의 위난(危難)을 평정해서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을 영원히 편안하게 하고, 비로소 성대한 예절을 맞추어 친히 남교(南郊)에 제사하니, 공덕(功德)을 칭술(稱述)하여 존호(尊號)를 올리기를 청하였다. 그 전문(箋文)은 이러하였다.
"성인(聖人)의 큰 덕은 울연(蔚然)히 태형(泰亨)의 시기를 열었으며, 신자(臣子)의 지극한 정성은 휘미(徽美)의 칭호를 올리려고 하오니, 예감(睿鑑)으로 굽어 살피시어 비회(卑懷)081) 를 특별히 받아 주소서.
삼가 생각하건대, 〈성상께서는〉 순제(舜帝)의 흠명(欽明)에 부합하고, 탕왕(湯王)의 용지(勇智)에 매진(邁進)하여, 난리를 평정하여 질서있는 세상으로 회복하니, 종사(宗社)는 억년의 큰 경사(慶事)를 연속하고, 조선(祖先)을 높여 하늘에 배향(配享)하니, 예악(禮樂)은 삼대(三代)082) 의 성대한 제도를 회복시켰습니다. 이에 정인(精禋)083) 의 행사(行事)를 만나서 감히 비현(丕顯)의 칭호를 올립니다. 청컨대 승천 체도 열문 영무(承天體道烈文英武)란 존호(尊號)를 올리니, 엎드려 바라건대 뭇사람의 심정(心情)에 굽혀 따라서 유윤(兪允)을 빨리 내리시어, 신민(臣民)의 서원(誓願)에 보답하고, 자손(子孫)의 의형(儀刑)을 영구히 보이소서. 높다란 공렬(功烈)과 빛나는 문장(文章)은 더욱 청간(靑簡)084) 에 빛남이 있을 것이며, 손으로 춤추고 발로 뛰는 것은 단충(丹衷)에 조금 펴기를 바랄 뿐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7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어문학(語文學)
- [註 081]비회(卑懷) : 신자(臣子)의 품은 생각.
- [註 082]
○辛巳/議政府領議政鄭麟趾等, 以上定策靖難, 永安宗社, 肇稱殷禮, 親祀南郊, 稱述功德, 請上尊號。 其箋曰:
聖人大德, 蔚啓泰亨之期, 臣子至誠, 欲上徽美之號, 俯垂睿鑑, 優納卑懷。 恭惟協舜欽明, 邁湯勇智, 拔亂反正, 宗社綿億載之洪休, 尊祖配天, 禮樂回三代之盛制。 玆値精禋之擧, 敢薦丕顯之稱。 請上尊號曰承天體道烈文英武, 伏望曲循輿情, 亟賜兪允, 以答臣民之誓願, 永示子孫之儀刑。 巍乎功, 煥乎文, 益有光於靑簡; 手之舞, 足之蹈, 庶少伸於丹衷。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7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어문학(語文學)
- [註 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