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 주희산을 보내어 흥녕 부대부인에게 전을 드리게 하다
환관(宦官) 주희산(朱希山)을 보내어 흥녕 부대부인(興寧府大夫人)에게 전(奠)을 드리게 하였다. 그 글에 이르기를,
"생각하건대 영령께서는 가문이 높고 성대하며, 쌓인 경사가 면면이 이어오고 타고나신 성품이 부드럽고 아름다우시며, 갖추신 덕은 얌전하고 순하였습니다. 사랑으로 모칙(母則)을 삼고, 예의로 가범(家範)을 삼으셨으니, 자손은 당(堂)에 가득하고 성망(聲望)이 세상에 떨쳤습니다. 어질고 덕있는 이를 낳으시어, 나의 좋은 보좌가 되어 내정(內政)을 잘 닦고 외화(外化)를 도와서, 집과 나라가 편안하게 되고 자손들도 보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바로 내 몸소 행한 것뿐만 아니라 사실 태교(胎敎)에서 말미암았던 것입니다. 영광스럽도다! 훤당(萱堂)409) 이여! 초방(椒房)410) 에서 봉양하였고, 흰 머리 70세이어도 적불(翟茀)411) 이 빛났으니, 부귀가 지극하고 수복(壽福)이 온전하여 일대의 영광이요, 만세에 전할 것입니다.
처음 문병하였을 때에는 조섭(調攝)을 잘못한 것으로 여기고 약을 쓰지 않아도 나으리라고 바랐는데, 어찌하여 돌아가셨단 말입니까? 아아! 슬프다. 여기에 이르렀단 말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아프고 슬픈 마음이 매우 간절하여, 곧 정성을 펴기 위하여 사람을 시켜 박한 음식을 드리니, 영령이 계시거든 흠향하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44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語文學)
- [註 409]
○庚寅/遣宦官朱希山, 致奠于興寧府大夫人。 其文曰:
惟靈高門昌大, 積慶綿蔓, 稟性柔嘉, 備德淑婉。 母則以慈, 家範以禮, 子姓滿堂, 聲望振世。 篤生賢德, 爲我良佐, 克修內政, 弼成外化, 家國以寧, 子孫可保, 匪直躬行, 實由胎敎。 榮矣萱堂! 養以椒房, 鶴髮稀齡, 翟茀有光, 富貴之極、壽福之全, 一代爲榮, 萬世所傳。 初問疾病, 謂失調攝, 庶幾勿藥, 云胡不淑? 嗚呼哀哉! 而至於斯? 言念及此, 深切傷悲。 式攄情款, 伻奠菲薄, 英靈如在, 庶垂歆格。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7책 144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