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실록 2권, 세조 1년 9월 16일 무자 2번째기사
1455년 명 경태(景泰) 6년
경연에서 《통감속편절요》 송 태조기의 혜성 출현에 관하여 강론하다
경연(經筵)에 임어하여 《통감속편절요(通鑑續編節要)》의 송 태조기(宋太祖記)를 강독하였는데, ‘혜성[彗]이 동정(東井)에 나타나니, 황제(皇帝)가 정전(正殿)을 피하고 감선(減膳)450) 하고 8월 병진에 대사(大赦)하니, 이날 저녁에 혜성이 소멸하였다.’는 데 이르러, 임금이 말하기를,
"역사(歷史)란 믿을 만한 글이다. 그러나 이를 기록한 자는 지나치다. 천도(天道)가 과연 이와 같이 그 반응(反應)이 빠를 수 있단 말인가?"
하니, 시독관(侍讀官) 홍응(洪應)이 말하기를,
"이에서 몸을 닦고 반성하여 재앙을 소멸 변화케 하는 이치를 볼 수 있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어찌 반성하여 생각한다고 해서 능히 소멸과 변화를 가져온단 말인가?"
하니, 홍응이 말하기를,
"하늘과 사람은 그 이치가 같아서 감통(感通)의 신묘(神妙)함을 속일 수 없습니다. 이 이치가 매우 밝아서 예감(睿鑑)에 비치는 바도 있을 것입니다."
하므로, 임금이 말하기를,
"이는 후세의 인주(人主)를 경계하는 데 불과한 말일 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7책 88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역사-사학(史學) / 출판(出版)
- [註 450]감선(減膳) : 나라의 재앙(災殃)이 있을 때 임금이 근신(謹身)하는 의미에서 어선(御膳)의 반찬 가짓수를 줄이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