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사 화천 위 권공이 명에서 돌아와 보고 들은 사건을 아뢰다
임금이 노산군(魯山君)과 더불어 살곶이[箭串]에 거둥하여 사냥하는 광경을 구경하였는데, 사은사(謝恩使) 화천 위(花川尉) 권공(權恭)이 명(明)나라로부터 돌아와 가전(駕前)에 복명(復命)하였다. 권공이 〈명나라에서〉 보고 들은 사건들을 아뢰기를,
"5월 30일에 광녕(廣寧)에 도착하였는데, 포로(捕虜)로 되었던 중국 사람 김양(金亮)·손강(孫剛) 등이 있어서 야선(也先)의 지역으로부터 도망해 왔다고 하기에, 통사(通事) 박지(朴枝)로 하여금 ‘야선(也先)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하기를, ‘야선이 지난해 8월에 아라지원(阿剌知院)에게 살해되어 그의 거마(車馬)와 옥백(玉帛)을 모두 아라지원이 빼앗아 갔는데, 그 해 11월에 아라지원도 역시 야선의 부하 발라평장(孛羅平章)에게 살해되어 서로 공벌(攻伐)하니, 이들을 통제하는 자가 없습니다.’고 하였습니다. 또 ‘포로가 되었던 연월(年月)은 언제인가?’라고 물었더니, 대답하기를, ‘정통 황제(正統皇帝)가 포위당했을 당시 수종(隨從)하였다가 포로가 되었다.’고 하였으며, 또 ‘도망해 온 월일은 언제인가?’라고 물었더니, ‘이제 겨우 10여 일 밖에 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7월 22일 돌아오는 길에 광녕(廣寧)에 도착하였는데, 총병관(摠兵官) 조의(曹義)가 통사 박지와 더불어 말하기를, ‘전하(殿下)께서 새로이 보위(寶位)에 오르신 것을 기쁘게 듣고도 아직 감히 하례(賀禮)하지 못한 것을 꾸짖지 마시기를 엎드려 바라며, 모름지기 이 뜻을 가지고 전하께 계달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또 말하기를, ‘야인(野人) 이만주(李滿住)가 삼위 달자(三衛達子)291) 와 결탁하기 위하여 야선의 병마(兵馬)임을 거짓 청탁하고는 마구 횡행하며 도둑질을 하고 있지만, 야선은 이미 일찍이 어떤 사람이 살해하였는데 어디에 또 야선이 있겠는가? 너는 마땅히 전하께 계달하여 조심하여 방어(防禦)를 굳게 하고 만일 변경(邊境)을 침범하는 자가 있거든 즉시 죽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4장 A면【국편영인본】 7책 77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행행(行幸)
- [註 291]삼위 달자(三衛達子) : 몽골의 복여위(福餘衛), 태녕위(泰寧衛), 타안위(朵顏衛)의 합칭. 1389년에 명이 몽골의 오지예트부, 옹리우드부, 우량카이부에 설치함. 대개 명에서 올량합삼위(兀良哈三衛)로 통칭함.
○辛亥/上與魯山幸箭串觀獵, 謝恩使花川尉 權恭回自大明, 復命于駕前。 恭奏聞見事(伴)〔件〕 曰: "五月三十日到廣寧, 有被虜唐人 金亮、孫剛等, 自也先地面逃來, 令通事朴枝問, ‘問也先安在?’ 答曰, ‘也先去年八月被阿剌知院殺死, 車馬、玉帛盡爲知院搶去, 其年十一月, 知院亦被也先部下孛羅平章殺害, 自相攻伐, 無有統屬。’ 又問 ‘被虜年月?’ 答曰, ‘正統皇帝被圍時隨從’, 又問 ‘逃來日月?’ 答云, ‘今纔十餘日矣?’ 七月二十二日還到廣寧, 摠兵官曺義與通事朴枝言曰, ‘喜聞殿下新登寶位, 未敢禮賀, 伏冀勿謫, 須將此意, 達于殿下。’ 又曰, ‘野人 李萬住要結三衛達子, 假稱也先兵馬, 橫行作賊, 也先有人已曾殺死, 那裏有也先? 爾當啓殿下, 愼固防禦, 如有犯邊, 隨卽殺之。’"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4장 A면【국편영인본】 7책 77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행행(行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