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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 1권, 숙종 24년 비망기에 예관으로 하여금 빨리 욕의를 거행하도록 이르다

숙종 24년 비망기에 예관으로 하여금 빨리 욕의를 거행하도록 이르다

비망기(備忘記)에 이르기를,

"내가 그윽이 생각하건대, 광묘(光廟)께서 처음에 노산을 존봉(尊奉)하여 태상왕(太上王)을 삼으시고, 또 명하여 한 달에 세 번씩 기거(起居)의 예를 행하게 하여 왔다. 불행한 말기의 처분은 광묘의 본뜻에서가 아니라, 그 근원을 따진다면 6신에 연유한 것이라 하겠다. 6신에겐 벌써 그 충절(忠節)을 포창(褒彰)하여 주었으니, 그 옛 임금의 위호를 추복함에 있어서 더욱 혐애(嫌礙)가 있을른지 알지 못하겠다. 그리고 중국 명나라 경태(景泰)의 일은 비록 서로 같은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또한 본받아 시행할 만한 것이니, 나는 생각하기를 이제 추복(追復)한다면 더욱 광묘의 성한 덕에 빛이 있으리라고 여긴다. 아아, 일전에 올린 신규(申奎)의 상소문을 펴서 읽다가 반도 못 읽었는데, 슬픈 마음이 스스로 속에 간절하여졌다. 그러나 일찍이 중한 일을 가볍게 논의하는 것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불평하는 뜻을 가져오지 아니하였기에 이번에 먼저 연석(筵席)에서 묻게 된 것이다. 신도(神道)와 인정(人情)은 그리 서로 멀지 아니하니, 바로 조종의 하늘에 계시는 신령이 명명(冥冥)한 속에서 기뻐하시어 이렇게 서로 감동하는 이치가 있다 아니하랴? 소적(疎逖)한 신하로 지대한 거사를 논함도 천년(千年)에 한 번 있는 기회이니, 일이 끝내 행하여지지 못한다면 또 어느 날을 기다릴 것이냐? 아아, 천왕가(天王家) 처사는 스스로 필부(匹夫)와 같지 아니하므로, 그러므로 혹 건단(乾斷)을 결휘(夬揮)하여 논의에 구애되지 아니한것이 예로부터 있었다. 일이 진실로 행할 만하다면 어찌 꼭 어려운 입장을 취하랴? 예관으로 하여금 빨리 욕의(縟儀)를 거행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8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5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역사(歷史) / 사법-행형(行刑) / 인사(人事) / 어문학(語文學)

○備忘記:

予竊惟光廟之初, 尊奉魯山爲太上王矣, 又命月三行起居之禮矣。 不幸末梢處分, 恐非光廟之本意, 而究其源則由於六臣也。 六臣旣褒其忠節, 則於其故主之追復位號, 未知其更有嫌礙。 而皇 景泰之事, 雖不相類, 亦可倣而行之矣, 予以爲今玆追復, 益有光於光廟之盛德也。 噫! 日者申奎之疏, 展讀未半, 傷感之懷, 自切于中。 而未嘗以輕論重事, 有一毫不平底意思, 此所以先詢於筵席者也。 嗚呼! 神道人情, 不甚相遠, 無乃祖宗在天之靈, 悅豫於冥冥之中, 而有此相感之理耶? 以踈逖之臣, 論至大之擧, 可謂千載一時, 而事竟不行, 則更待何日乎? 噫! 天王家處事, 自與匹夫不同, 是以或夬揮乾斷, 不拘拘於論議者, 自古有之矣。 事苟可行, 何必持難? 其令禮官, 亟擧縟儀。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8장 A면【국편영인본】 7책 45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역사(歷史) / 사법-행형(行刑) / 인사(人事)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