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단종실록13권, 단종 3년 3월 28일 계유 1번째기사 1455년 명 경태(景泰) 6년

근정전에서 사은표에 배례하다

친히 근정전(勤政殿)에서 사은표(謝恩表)에 배례(拜禮)하였다. 한성부 윤(漢城府尹) 이명겸(李鳴謙)이 표문(表文)과 해청(海靑) 1련(連)을 싸서 받들고 명(明)나라에 갔는데, 표문(表文)에 이르기를,

"성심(聖心)이 인애(仁愛)하여 이에 회수(懷綏)하기를 돈독히 하시고 황제의 보내신 물건이 오로지 풍족하니, 감격함이 더욱 깊습니다. 분수를 헤아려 보건대 기대하던 바를 넘어서 〈그 은혜를〉 뼈에 새긴들 잊기가 어렵겠습니다. 그윽이 생각하건대, 신(臣)은 외람되이 잔열(孱劣)한 자질로서 성(盛)한 때를 삼가 만났으니, 오직 술직(述職)336) 하기에 삼가기를 알 뿐이요, 일찍이 충성(忠誠)을 바치는 데 공효가 없었는데, 어찌 사신[使价]이 돌아올 때 넓고 사사로운 은혜를 넉넉히 입으리라고 기대하겠습니까? 황제의 윤음(綸音)이 밀물(密勿)337) 하여 포장(褒奬)하는 말을 밝게 보이시고, 채색(彩色) 비단이 아름답게 빛나 특별히 나누어 주시는 은총을 더하시니, 이와 같은 은영(恩榮)은 옛날에는 드물었던 것입니다. 이는 대개 황제께서 큰 도량으로 포용(包容)하시고 지극한 명찰(明察)로써 널리 통촉(洞燭)하시어, 먼 곳을 회유하시는 것을 주사(周史)338) 에서 본받으시고, 널리 인정(仁政)을 베푸시는 것을 《노론(魯論)》339) 에서 상고하시는 때를 삼가 만나서, 드디어 폐봉(敝封)340) 으로 하여금 특별한 은사(恩賜)를 입게 하시니, 신은 삼가 마땅히 부로(父老)들과 함께 즐거워하겠습니다. 항상 황제의 두터운 정(情)을 마음에 두어서 자손(子孫)에 이르기를 맹세하면서, 수(壽)가 하늘과 가지런할 것을 축원(祝願)하겠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56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8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語文學)

  • [註 336]
    술직(述職) : 제후가 황제에게 직무를 아룀.
  • [註 337]
    밀물(密勿) : 신밀(愼密)하게 처사(處事)함.
  • [註 338]
    주사(周史) : 주(周)나라 역사.
  • [註 339]
    《노론(魯論)》 : 《논어(論語)》의 하나. 한대(漢代) 《논어(論語)》에는 《제론(齊論)》·《고론(古論)》·《노론(魯論)》이 있었는데, 노(魯)나라 사람이 전하던 논어(論語)를 말함.
  • [註 340]
    폐봉(敝封) : 우리 나라.

○癸酉/親拜謝恩表于勤政殿漢城府尹李鳴謙齎捧表及海靑一連如大明, 表曰:

聖心仁愛, 庸篤懷綏, 帝齎便著, 冞增感激。 揆分逾望, 銘骨難忘。 竊念臣猥以孱資, 叨遇盛際, 唯知謹於述職, 曾未効於獻忠, 何期使价之還, 優荷洪私之渥? 絲綸密勿, 昭示褒奬之辭。 綵帛氤氳, 特加分頒之寵, 恩榮若此, 前昔所稀。 玆蓋伏遇大度包容, 至明旁燭, 體柔遠於史, 稽博施於《魯論》, 遂令敝封獲被殊錫, 臣謹當嘉與父老。 常存挾纊之情, 誓至子孫, 永祝齊天之壽。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56장 A면【국편영인본】 7책 28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