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친히 건원릉과 현릉에 추석제를 행하다
임금이 친히 건원릉(健元陵)552) 과 현릉(顯陵)553) 에 추석제(秋夕祭)를 행하였다. 환궁하다가 중량포(中良浦)의 주정소(晝停所)554) 에 이르니, 의정부 당상(議政府堂上)과 좌승지 박원형(朴元亨)·우승지 권자신(權自愼)·우부승지(右副承旨) 구치관(具致寬) 등이 함께 의논하고 아뢰기를,
"간당(姦黨)을 베어 없애소서."
하므로, 즉시 하교(下敎)하기를,
"전일에 정난(靖難)할 때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으려고 하여 모두 너그러운 법[寬典]에 따랐는데, 근일에 대간(臺諫)555) 에서 와언(訛言)이 떠들썩하게 일어남으로 하여 간당(姦黨)의 근본(根本)을 모두 제거하자고 굳이 청하므로, 대신(大臣)에게 의논하였더니, 대신의 의논도 이와 같았다. 내가 종사(宗社)의 대계(大計)를 위하여 사(私)를 버리고 마지못해 대신과 대간의 청을 따르니, 부처(付處)한 이용(李瑢)의 아들 이우직(李友直)과 황보석(皇甫錫)의 아들 황보가마(皇甫加麽)·황보경근(皇甫京斤), 김종서(金宗瑞)의 아들 김목대(金木臺), 김승규(金承珪)의 아들 김조동(金祖同)·김수동(金壽同), 이승윤(李承胤)의 아들 이계조(李繼祖)·이소조(李紹祖), 장군(將軍)의 종제(從弟) 이승로(李承老), 민신(閔伸)의 아들 민보석(閔甫釋)·민석이(閔石伊), 윤처공(尹處恭)의 아들 윤개동(尹介同)·윤효동(尹孝同), 이현로(李賢老)의 아들 이건금(李乾金)·이건옥(李乾玉)·이건철(李乾鐵), 이경유(李耕㽥)의 아들 이물금(李勿金), 조번(趙藩)의 아들 조계동(趙季同), 이징옥(李澄玉)의 아들 이성동(李成同), 이보인(李保仁)의 아들 이해(李諧), 이심(李諶)·사문(沙門)556) 주령(住令)·이모(李謨), 이의산(李義山)의 아들 이우경(李友敬), 김말생(金末生)의 아들 김산호(金珊瑚), 김정(金晶)의 아들 김개질동(金介叱同), 김상충(金尙忠)의 아들 김득천(金得千)·김복천(金卜千), 황귀존(黃貴存)의 아들 황경손(黃敬孫)·황장손(黃長孫), 황의헌(黃義軒)의 아들 황석동(黃石同), 정효전(鄭孝全)의 아들 정원석(鄭元碩), 정효강(鄭孝康)의 아들 정백지(鄭白池), 그리고 정분(鄭苯)·이석정(李石貞)·조완규(趙完珪)·조순생(趙順生)·정효강(鄭孝康)·박계우(朴季愚) 등을 법에 의하여 처치하라. 이제부터 간당(姦黨)의 근본이 영원히 근절되었으니, 만약 또 다시 역당(逆黨)의 옛일을 말하는 자가 있으면, 내 마땅히 용서하지 않겠다. 이것을 중외(中外)에 효유(曉諭)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705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사법-재판(裁判) / 사법-치안(治安) / 변란-정변(政變) / 가족-친족(親族)
- [註 552]건원릉(健元陵) : 태조의 능.
- [註 553]
현릉(顯陵) : 문종의 능.- [註 554]
○甲午/親行秋夕祭于健元陵、顯陵, 還至中良浦晝停所, 議政府堂上及左承旨朴元亨、右承旨權自愼、右副承旨具致寬等同議啓: "翦除姦黨。" 卽下敎曰:
前日靖難之時, 不欲多殺人, 竝從寬典。 近日臺諫, 因訛言喧騰, 固請盡除姦黨根本, 議諸大臣, 大臣之議同。 予以宗社大計不得私焉, 勉從大臣、臺諫之請。 付瑢子友直、皇甫錫子加麽ㆍ京斤、金宗瑞子木臺、金承珪子祖同ㆍ壽同、李承胤子繼祖ㆍ紹祖、將軍從弟承老、閔伸子甫釋ㆍ石伊、尹處恭子介同ㆍ孝同、李賢老子乾金ㆍ乾玉ㆍ乾鐵、李耕㽥子勿金、趙藩子季同、李澄玉子成同、李保仁子李諧ㆍ李諶、沙門住令ㆍ李謨、李義山子友敬、金末生子珊瑚、金晶子介叱同、金尙忠子得千ㆍ卜千、黃貴存子敬孫ㆍ長孫、黃義軒子石同、鄭孝全子元碩、鄭孝康子白池、鄭苯、李石貞、趙完珪、趙順生、鄭孝康、朴季愚等, 置之於法。 自今姦黨根本永絶, 若更有言逆黨舊事者, 予必不赦。 其曉諭中外。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5장 B면【국편영인본】 6책 705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사법-재판(裁判) / 사법-치안(治安) / 변란-정변(政變) / 가족-친족(親族)
- [註 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