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실록 10권, 단종 2년 1월 11일 계해 2번째기사
1454년 명 경태(景泰) 5년
정언 최선복이 불당 철거를 청하나 윤허하지 않다
정언(正言) 최선복(崔善復)이 본원(本院)의 의논을 가지고 아뢰기를,
"술자(術者)가 모두 불당(佛堂)은 상(祥)스럽지 못하다고 하니, 만약 불당이 국가에 보탬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또한 빨리 헐어버려야 할 것인데, 하물며 무익하고 다시 상스럽지 못하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청컨대 모름지기 청납(聽納)하소서."
하니, 임금이 전지하기를,
"들어줄 수가 없다."
하였다. 최선복이 말하기를,
"성상께서 차마 헐어버리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조종(祖宗)께서 세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옛사람이 이르기를, ‘그것이 도리가 아닐 것 같으면 어찌 3년을 기다리겠는가?’ 하였으니, 세종께서 처음에 불당을 지으실 때에도 정부·육조(六曹)에서 아래로 대학생(大學生)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상소하여 정지하기를 청하였으나, 세종께서 여러 사람들의 의논을 물리치고 창립(創立)하였는데, 오로지 국가의 복리(福利)를 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후에 변고(變故)057) 가 서로 잇달았습니다. 세종께서 비록 살아 계신다 하더라도 반드시 철거(撤去)하도록 하였을 것입니다."
하였으나, 마침내 따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0권 8장 A면【국편영인본】 6책 660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사상-불교(佛敎) / 정론-정론(政論)
- [註 057]변고(變故) : 세종·문종의 죽음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