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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 10권, 단종 2년 1월 9일 신유 2번째기사 1454년 명 경태(景泰) 5년

이개·윤기견 등이 불당 철거를 청하다

집의(執義) 이개(李塏)·지평(持平) 윤기견(尹起畝[尹起畎])·이극감(李克堪) 등이 아뢰기를,

"전날 불당(佛堂)을 헐어버리도록 청하였으나 윤허(允許)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신 등이 생각하건대, 무릇 집을 가진 자는 음양(陰陽)의 사위[拘忌]하는 것과 술사(術士)·무격(巫覡)의 말을 따르는데, 하물며 경복궁(景福宮)은 조종(祖宗) 천만세의 법궁(法宮)이니, 어찌 불리하다는 말을 듣고서도 차마 이를 헐어버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신 등의 말이 미덥지 않으시다면 마땅히 정부와 육조(六曹)에 의논하여서, 백료(百僚)·서사(庶司)에 이르기까지 모두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신 등은 마땅히 대죄(待罪)할 것이며, 만약 옳다고 생각한다면 모름지기 공론(公論)을 따라서 이를 빨리 허물어버리소서."

하니, 임금이 전지(傳旨)하기를,

"들어줄 수가 없다."

하였다. 이개 등이 말하기를,

"일을 의논하여 아뢰는 대신(大臣)들이 술사(術士)의 말을 족히 믿을 수가 없다고 하지만, 국가에서 음양(陰陽)의 설(說)을 폐지하지 아니하고 믿어서 쓰는 것이 자못 많은데, 오로지 불당만을 사위하는 바를 믿지 않는 것이 가(可)하겠습니까?"

하였으나, 또한 들어주지 않았다. 이개 등이 말하기를,

"술사(術士)의 말이 비록 족히 믿을 것이 못 될지라도 어찌 임금[君父]께 이롭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서 그대로 내버려두어 장래의 증험을 시험하겠습니까? 백료(百僚) 중에서 비록 말하고자 하는 자가 있지만 언관(言官)의 직책(職責)에 있지 않은 자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청컨대 신 등의 말을 가지고 백료들에게 널리 물어 보소서."

하였으나, 또한 들어주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6책 659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사상-불교(佛敎) / 정론-정론(政論)

○執義李塏、持平尹起畝[尹起畎] 李克堪等啓曰: "前日請毁佛堂, 未得蒙允。 臣等以爲, 凡有家者, 尙從陰陽拘忌術士、巫覡之言。 況景福宮, 祖宗千萬世之法宮, 豈可聞不利之言而忍不毁之乎? 若以臣等之言爲未信, 則當議于政府與六曹, 以至百僚庶司。 皆以爲非, 則臣等當待罪; 若以爲是, 則須從公論速毁之。" 傳曰: "不可聽也。" 等曰: "詮聞大臣以術士之言爲不足信, 然國家非廢陰陽之說, 信用者頗多, 獨至佛堂, 不信禁忌, 可乎?" 亦不聽。 等曰: "術士之言雖不足信, 豈可聞不利君父之言, 而忍置之, 以試將來之驗乎? 百僚之中, 雖有欲言者, 無言責者, 則不得言也。 請以臣等之言, 廣詢百僚。" 亦不聽。


  • 【태백산사고본】 4책 1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6책 659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사상-불교(佛敎)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