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실록 9권, 단종 1년 12월 1일 계미 1번째기사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권준·이개·김지경 등을 불러 사장을 돌려 주다
대사헌(大司憲) 권준(權蹲), 집의(執義) 이개(李塏), 장령(掌令) 김지경(金之慶)·유성원(柳誠源), 지평(持平) 윤기견(尹起畎)·이극감(李克堪)을 불러 사장(辭狀)을 돌려주었다. 권준 등이 또 사장을 올려 아뢰기를,
"지금 성은(聖恩)을 입어 신 등의 출사(出仕)를 허락하셨으나, 신 등이 낯부끄럽게 직책을 다하지 못하고 영화를 탐내어 은총을 무릅쓰는 것은, 다만 전하께 죄를 지을 뿐만 아니라 실로 당세(當世)의 물의(物議)에 비방을 받을 것이고, 또한 천만세의 공론(公論)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임금의 총명을 가리는 화(禍)는 옛날의 감계(鑑戒)가 밝게 있는데, 근자에 정원(政院)에 명하여, ‘만약 대간(臺諫)에서 다시 환관(宦官) 등의 일을 말하거든 계달(啓達)하지 말도록 하라.’고 하였으니, 신 등이 용렬(庸劣)하고 나약(懦弱)하여 이미 그른 것을 바로잡지 못하였고, 또 후일에 간쟁(諫諍)을 못하게 하는 길을 열어 놓아 무궁한 화(禍)를 끼치게 하였으니, 죄책(罪責)이 심히 무겁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 등을 놓아 보내어 전리(田里)로 돌아가게 하시고, 다시 현능(賢能)한 사람을 뽑아 이에 대신하게 하소서."
하였으나, 또 사장을 돌려주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9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6책 650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정론-간쟁(諫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