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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6권, 단종 1년 5월 19일 을해 6번째기사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이현로가 안평 대군에게 자신의 상서로운 꿈을 기록하여 보내다

이현로이용(李瑢)424) 에게 글을 통하기를,

"이달 16일 [임신] 밤에 내가 꿈을 꾸니 지존(至尊)을 대하여 조용하게 치도(治道)를 논하고 또 남은 음식을 내려줌을 받았으며, 한참 있다가 궐문(闕門) 밖에 나가서 준마(駿馬)를 탔는데, 이는 내승마(內乘馬)425) 였습니다. 그때 장맛비가 처음으로 개이니, 큰 내에 물이 불어서 말을 탄 4, 5인이 앞에서 인도하여 건너는데 물이 깊어서 안장[鞍]과 다래[韂]에까지 미쳤으나, 나는 또한 건너고자 하였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나에게 서대(犀帶)를 바치겠다는 말을 듣고 내가 이를 받아서 착용하고자 하니, 허리에 일찍이 착용하였던 요대(腰帶)가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공이 뒤에 따라오므로 내가 공에게 주니, 공(公)이 말을 재촉하여 이를 받았습니다. 아아! 대위(大位)426) 가 어찌 쉽겠습니까? 인위(人爲)로써 능히 이르게 할 수 있는 바가 아니요, 이것은 상제께서 몰래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내가 경신년427) 정월 15일[戊年] 밤에 꿈을 꾸니, 의정(議政) 신공(申公)428) 이 나에게 서대(犀帶)를 주었는데, 지금 꿈을 꾼 것과 좀 같았으니, 더욱 조심하는 것이 매우 마땅합니다. 이튿날 17일[癸酉]에 이를 써서 밀봉(密封)하고 상자를 수건으로 싸서, 이제 사자[使价]의 인편에 받들어 올립니다. 인사가 번화(繁華)하고 천심(天心)이 묘묵(眇默)429) 한 가운데 신부(神符)430) 가 때에 따라서 나타나 보이어 몰래 인도하여 형통(亨通)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6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93면
  • 【분류】
    변란(變亂) / 사법-치안(治安)

  • [註 424]
    이용(李瑢) : 안평 대군(安平大君).
  • [註 425]
    내승마(內乘馬) : 궁중 안에서 임금이 타는 말.
  • [註 426]
    대위(大位) : 임금의 자리.
  • [註 427]
    경신년 : 1440 세종 22년.
  • [註 428]
    신공(申公) : 신개(申槪)를 말함.
  • [註 429]
    묘묵(眇默) : 원대하고 말이 없음.
  • [註 430]
    신부(神符) : 신기스러운 상서(祥瑞)의 징험.

李賢老通書于曰:

本月壬申之夜, 吾夢對至尊, 從容論治道, 又蒙賜餕。 良久出闕, 門外乘駿馬, 是內乘馬也。 時, 宿雨初晴, 大川漲溢, 騎馬四五人前道而涉, 水深及鞍韂。 吾亦欲涉, 聞有一人進犀帶於吾, 吾受之欲着, 則腰有曾着之帶。 顧而見之, 公隨行於後, 吾授之於公, 公促馬受之。 嗚呼! 大位豈易? 非人爲所能致, 是上帝陰誘也。 吾於庚申正月戊午夜, 夢議政申公授我以犀帶, 今所夢稍同, 切宜益愼。 翌日癸酉書之, 密封巾箱, 今因使价奉呈。 人事繁華、天心眇默中, 神符機著見, 陰誘可窮通。


  • 【태백산사고본】 2책 6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93면
  • 【분류】
    변란(變亂) / 사법-치안(治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