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학 김윤선 등이 현릉 앞에 있는 개경사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상서하다
풍수학(風水學) 행 부사직(行副司直) 김윤선(金允善) 등이 상서(上書)하여 말하기를,
"삼가 지리(地理)의 여러 서적을 살펴보니 《지남시(指南詩)》에 말하기를, ‘사관(寺觀)과 영단(靈壇)은 산수(山水)가 다르니, 따로 형(形)과 혈(穴)이 생겨 재량에 맡기며, 무덤의 앞[前]이 정면(正面)으로 아울러 서로 대하면, 복(福)과 상서(祥瑞)는 줄어 없어지고 화(禍)와 재앙이 있다네.’라고 하고, 주(註)에 말하기를 ‘지신(地神)이 신불(神佛)176) 에게 공읍(供揖) 하면 죽은 혼이 편안하지 못하다.’ 하고, 《동림조담(洞林照膽)》177) 에서는 말하기를, ‘부처의 뒤와 신의 앞에 있는 자는 갑자기 죽거나, 고생하다가 죽는 형상이라.’ 하였습니다. 이로써 본다면 지금 현릉(顯陵)의 앞에는 개경사(開慶寺)가 가깝게 나란히 서서 산수(山水)의 기운(氣運)을 쟁탈하니, 실로 미편(未便)합니다. 또 영단과 불적(佛跡)을 산수의 귀겁(鬼劫)이 있는 곳에다 두어서 산수가 등지고 달리는 기운을 진압하게 하는 그것은 옛날 사람들의 법입니다. 그러나 이 절[寺]은 태종(太宗)께서 태조(太祖)를 위하여 세운 것이니 가벼이 버릴 수도 없는 것입니다. 청컨대 다시 점쳐서 근방의 다른 곳으로 옮겨 세우게 하소서."
하니, 예조에 내려보냈다.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72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사상-불교(佛敎) / 왕실-종사(宗社)
○風水學行副司直金允善等上書曰:
謹按地理諸書, 指南詩曰: "寺觀、靈壇山水異, 別生形穴任裁量。 墳前正面幷相對, 福瑞潛銷有禍殃。" 註云: "地神拱揖神佛, 則亡魂不安。" 《洞林照膽》曰: "居佛後神前者, 暴卒苦卒之象。" 由是觀之, 則今顯陵之前開慶寺比近竝立, 爭奪山水之氣, 實爲未便。 且靈壇佛跡, 置於山水鬼刦之處, 以鎭山水背走之氣, 此古人之法也。 然此寺, 太宗爲太祖所建, 不可輕去, 請改卜移建於傍近他地。
下禮曹。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7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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