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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 5권, 단종 1년 2월 15일 임인 4번째기사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병조 좌랑 구신충에게 사목을 보내고, 이징옥과 김문기에게 신중히 대처할 것을 유시하다

병조 좌랑(兵曹佐郞) 구신충(具信忠)을 보내어 사목(事目)을 가지고 가게 하고,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이징옥(李澄玉)과 관찰사(觀察使) 김문기(金文起)에게 유시하기를,

"방어(防禦)에 대한 모든 일은 엄히 방비하는 데 힘써 소홀[疎虞]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병사(兵事)는 비밀히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떠들어 알려서는 안되고, 또 먼저 스스로 피로(疲勞)해서도 안된다. 마땅히 마음을 가라앉혀 여러 가지로 계획하되, 신중히 하여 소동을 일으키지 말라."

하고, 그 사목(事目)에 이르기를,

1. 복여위 도지휘(福餘衛都指揮) 등의 관원 안출(安出) 등의 번자(蕃字)123) 로 된 주문(奏文)에 보이기를, ‘야선왕(也先王) 이발라평장(李孛羅平章)에게 인마(人馬) 7만을 주어 먼저 양장하(羊腸河) 하영(下營)에 이르렀고, 백안 첩목아(白顔帖木兒)124) 에게 3만의 인마를 거느리게 하여, 모두 야선왕의 13만 인마가 군사를 나누어 자형관(紫荊關) 입구를 치고, 국경을 넘어 서쪽으로 들어가 북경(北京)에 이르러 사람과 가축을 죽였으며, 경태(景泰)125) 4년126) 2월 18일에 이르러 군사를 세 길로 나누어, 한 길은 조선국과 해서(海西)·건주(建州)·대동(大同)·선부(宣府)로 향하여 갔으며, 중국 병부(兵部)에서 사람을 보내어 칙서를 가지고 먼저 요동으로 가서 마보 군관(馬步軍官)을 조발(調發)하게 하고, 2월 28일에 이르러 일제히 북경에 다달아 다른 부대와 더불어 〈오랑캐 군사와〉 교전(交戰)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1. 만약에 야선(也先)이 사람을 보내 이르면, 음식을 후이 대접하고 접대(接待)를 잘 하되, 한결같이 기사년127)경오년128) 양년의 사목(事目)과 유서(諭書)에 의하여 시행하라.

1. 이번 사변(事變)은 기사년·경오년 양년의 사변보다 더욱 긴박하니, 미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 이번 사변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아직 모르니, 여러 사람들이 말을 내어 인심이 동요하면 심히 불가하다. 주장(主將)과 관찰사(觀察使)가 비밀히 편장(偏將)에게 영을 내려 알려서 예비(豫備)토록 하라.

1. 만일에 원근의 군사를 불러 모아 매일 훈련하게 되면 군마가 피로하게 될 것이니, 아직 확실치 않은 일로써 우리 군사를 먼저 피로하게 함은 심히 불가하다.

1. 본도(本道)의 변군(邊郡)과 야인(野人)들의 거처(居處)가 그리 멀지 아니하니 조그마한 형적이라도 있으면 저들이 소문을 퍼뜨려, 저쪽 땅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니, 이 또한 신중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1. 도절제사는 저곳에 사는 야인에게 친히 편지를 보내어 계속 사변의 동정을 알아내어, 사세(事勢)를 보아 포치(布置)하고 즉시 역마(驛馬)를 달려 계문(啓聞)하라.

1. 저 적들은 모두 삼수(三水)·갑산(甲山)을 따라 나오게 되니, 그 산중추원 사의 험함을 믿고 불우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또한 마땅히 포치를 잘 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6책 567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군사-지방군(地方軍) / 외교(外交)

  • [註 123]
    번자(蕃字) : 오랑캐의 글자.
  • [註 124]
    백안 첩목아(白顔帖木兒) : Bayan Timur.
  • [註 125]
    경태(景泰) : 명나라 대종(代宗)의 연호.
  • [註 126]
    4년 : 1453 단종 원년.
  • [註 127]
    기사년 : 1449 세종 31년.
  • [註 128]
    경오년 : 1450 세종 32년.

○遣兵曹佐郞具信忠齎事目, 諭咸吉道都節制使李澄玉、都觀察使金文起曰: "防禦諸事, 務要嚴備, 毋致踈虞。 但兵事貴密, 不可喧傳, 亦不可先自疲勞, 潛心運籌, 愼勿騷動。" 其事目:

一, 福餘衛都指揮等官安出等, 蕃字奏文見有: "也先王, 差孛羅平章人馬七萬, 前來到羊腸河下營, 白顔帖木兒領三萬人馬, 共也先王十三萬人馬分軍, 要打紫荊關口, 入境西到京, 搶殺人畜。 至景泰四年二月十八日, 分兵三處, 一處則就往朝鮮國, 幷海西建州大同宣府, 兵部差人, 齎勑前往遼東, 將原調馬步官軍, 至二月二十八日齊到京, 與他交鋒。" 一, 也先若差人來到, 則饋餉及接待, 一依己巳、庚午兩年事目及諭書施行。 一, 今來事變, 比之己巳、庚午兩年, 尤緊, 不可不預爲之慮。 一, 今此事變, 虛實未定, 衆口喧說, 人心動搖, 甚不可也。 主將及觀察使, 密令偏將, 知而預備。 一, 若徵聚遠近軍士, 每日訓鍊, 則軍馬疲困, 以未定之事, 先勞我兵, 甚不可也。 一, 本道邊郡, 與野人居處不遠, 小有形迹, 則彼人等喧傳, 流聞彼土, 亦不可不愼。 一, 都節制使送親信野人于彼處, 續續聞見事變, 觀勢布置, 卽馳驛以聞。 一, 彼賊皆從三水甲山出來, 不可恃其山川險阻, 而不致慮, 亦宜布置。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6책 567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군사-지방군(地方軍) / 외교(外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