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로가 다시 통행을 허락한 천천현에 박석을 깔아 지맥을 보호할 것을 청하다
정사(政事)를 보고, 윤대(輪對)하고,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론(講論)이 끝나자, 임금이 지경연사(知經筵事) 정인지(鄭麟趾)에게 이르기를,
"헌릉(獻陵)의 천천현(穿川峴)에 다시 사람이 통행하도록 허락하고, 이어서 박석(薄石)1441) 을 노상에 깔기로 의논이 이미 정하여진 것을 경(卿)은 아는가?"
하니, 정인지가 말하기를,
"신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였다. 당초에 술자(術者) 최양선(崔揚善)이 헌의(獻議)하기를, 천천현은 바로 헌릉의 내맥(來脈)이라고 하였으므로, 이곳을 막았는데, 이때에 이르러 정인지가 다시 개통할 것을 청하였다. 임금이 지난달에 영릉(英陵)을 배알(拜謁)하고, 이어서 이 고개로 행차하여 바로 다시 개통하도록 의논을 정하였다. 이현로가 헌의하기를,
"다시 개통하여 사람이 통행하면 지맥(地脈)을 상하게 할까 두렵습니다. 만약 박석(薄石)을 노상에 깐다면 사람이 비록 통행하더라도 지맥은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풍수학(風水學)에 의논하게 하소서."
하였으므로, 임금의 하교가 이와 같았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0권 9장 A면【국편영인본】 6책 446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행행(行幸) / 왕실-경연(經筵) / 교통-육운(陸運)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註 1441]박석(薄石) : 넓고 얇게 뜬 돌.
○視事, 輪對, 御經筵。 講畢, 上謂知經筵鄭麟趾曰: "獻陵 穿川峴, 復許人通行, 仍布薄石於路上, 議已定矣, 卿其知之?" 麟趾曰: "臣已知之。" 初術者崔揚善獻議, 以穿川峴乃獻陵來脈, 防塞之, 至是, 麟趾請復開。 上於前月謁英陵, 仍幸是峴, 乃定復開之議。 李賢老獻議曰: "復開而人行, 則恐傷地脈。 若以薄石, 布於路上, 則人雖行而地脈不絶。 乃令議于風水學。" 故上敎云然。
- 【태백산사고본】 5책 10권 9장 A면【국편영인본】 6책 4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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