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에서 병기를 더욱 갖추기를 청하다
의정부(議政府)에서 병조(兵曹)의 정문(呈文)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경태(景泰) 원년849) 11월의 수교(受敎)는 이러하였습니다. 중외(中外)의 병기(兵器)가 튼튼하고 날카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만듦새도 쓰기에 알맞지 않은데, 더구나 지금 양계(兩界)에 성식(聲息)이 있으니, 병기[戎器]를 더욱 갖추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청컨대 경기(京畿) 외의 여러 도(道)에 감련관(監鍊官)850) 을 나누어 보내어 도회소(都會所)851) 를 정하고 공장(工匠)들을 모아 갑주(甲胄)·궁시(弓矢)를 만들되, 한결같이 경중(京中)에서 보내는 병기의 모양대로 하게 하고, 소속된 각 고을에 간직된 헌 군기도 모두 튼튼하고 날카롭게 보수하게 하며, 새로 만드는 병기에 드는 여러 가지 물건은 각 고을의 쇠잔(衰殘)·풍성(豐盛)을 가려서 거두고, 각색(各色) 군사(軍士)들의 사군기(私軍器)는 도절제사(都節制使)가 모두 고찰(考察)하여 수보(修補)하되, 그 중에서 가난하여 스스로 갖추지 못하는 자는 거기에 드는 물건을 거두어 수보하여 나누어 주며, 내상(內廂)은 도절제사가 고찰하고 각 고을은 도회소의 수령(守令)을 차견(差遣)하여 감독하여 만들게 하며, 감련관(監鍊官)이 순행 검찰하여 신구(新舊) 군기를 제조한 월과(月課)852) 의 수를 갖추 적어서 아뢰게 하소서.’ 이제 청컨대 위의 수교에 따라 시행하소서. 또 지금 함길도에서 바친 엽아갑(葉兒甲)의 편찰(編札)853) 이 매우 허술하니, 청컨대 군기감(軍器監)에서 만든 엽아갑 1부(部)를 보내어 모양(模樣)으로 삼게 하고, 또 녹각궁(鹿角弓)은 여름철 비올 때에 쓰기에 가장 긴요하니, 본도(本道)에서 나는 녹각도 적당히 헤아려서 아울러 만들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책 8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6책 407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공업-관청수공(官廳手工)
- [註 849]경태(景泰) 원년 : 1450 문종 즉위년.
- [註 850]
감련관(監鍊官) : 군기감(軍器監)에서 공장(工匠)들을 감독하여 병기(兵器)를 제작하던 일을 맡아 보던 관원.- [註 851]
도회소(都會所) : 각 지방에서 도에 설치한 중심지.- [註 852]
월과(月課) : 각 지방에서 매달마다 군기(軍器)를 만들어 바치던 것을 말함.- [註 853]
편찰(編札) : 갑옷을 만들 때 쇠나 가죽으로 엮어 만드는 비늘[札].○議政府據兵曹呈, 啓: "景泰元年十一月受敎節該。 ‘中外兵器, 非惟不犀利, 其體制亦不合於用, 況今兩界有聲息, 戎器尤不可不備。 請於京畿外諸道, 分遣監鍊官, 定都會所, 聚工匠, 造甲胃、弓矢, 一依京中所送兵器模樣, 所屬各官所藏古軍器, 竝令堅利修補, 新造兵器所入雜物, 則分各官殘、盛而收之, 各色軍士等私軍器, 則都節制使竝, 考察修補, 其貧乏不能自備者, 收其所入之物, 修補分給, 內廂則都節制使考察, 各官則差都會所守令監造, 監鍊官巡行檢察, 具錄新舊軍器造作月課之數以啓。’ 今請依上項受敎施行。 且今咸吉道所進葉兒甲編札甚踈, 請遣軍器監所造葉兒甲一部, 使爲模樣。 又鹿角弓, 用於暑雨之時爲最緊, 且鹿角本道所産, 亦令量宜竝造。" 從之。
- 【태백산사고본】 4책 8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6책 407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공업-관청수공(官廳手工)
- [註 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