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린·기건·이사순·박이창 등에게 관직을 제수하다
이계린(李季疄)을 지중추원사(知中樞院使)로, 기건(奇虔)을 개성부 유수(開城府留守)로, 이사순(李師純)을 호조 참판(戶曹參判)으로, 박이창(朴以昌)을 형조 참판(刑曹參判)으로, 이화(李樺)·권극화(權克和)를 아울러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로, 김답(金淡)을 사헌부 장령(掌令)으로, 조석강(趙石岡)을 경상 좌도 도절제사(慶尙左道都節制使)로 삼았다. 기건은 이사(吏事)330) 에 조금 익숙하고, 여러 사서(史書)를 즐겨 보았다. 일찍이 제주 목사(濟州牧使)로 있을 적에는 전복을 먹지 않았으며, 또 제주가 바다 가운데에 있으므로 사람들이 나질(癩疾)331) 이 많았는데, 비록 부모 처자일지라도, 또한 서로 전염될 것을 염려하여 사람 없는 땅으로 옮겨 두어서 절로 죽기를 기다렸다. 기건이 관내를 순행하다가 바닷가에 이르러 바위 밑에서 신음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서 보니, 과연 나병을 앓는 자였다. 인하여 그 까닭을 물어 알고서, 곧 구질막(救疾幕)332) 을 꾸미고, 나병을 앓는 자 1백여 인을 모아 두되, 남녀를 따로 거처하게 하고, 고삼원(苦蔘元)을 먹이고 바닷물에 목욕(沐浴)을 시켜서 태반을 고치니 그가 체임(遞任)되어 돌아올 때에 병이 나은 자들이 서로 더불어 울면서 보냈다.
- 【태백산사고본】 4책 7권 1장 B면【국편영인본】 6책 371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보건(保健)
- [註 330]
○庚午/以李季疄知中樞院事, 奇虔 開城府留守, 李師純戶曹參判, 朴以昌刑曹參判, 李樺、權克和竝中樞院副使, 金淡司憲掌令, 趙石岡 慶尙左道都節制使。 虔, 稍習吏事, 喜觀諸史, 嘗牧濟州, 不食鰒魚。 且州在海中, 人多癩疾, 雖父母妻子, 亦恐相染, 徙置無人之地, 以待自斃。 虔行部至海濱, 聞巖下有呻吟聲, 視之果癩者。 因問知其故, 卽構救疾幕, 聚置癩者百餘人, 男女異處, 令服苦蔘元, 沐以海水, 太半差愈。 及其遞還, 疾愈者, 相與泣送。
- 【태백산사고본】 4책 7권 1장 B면【국편영인본】 6책 371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보건(保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