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로와 안지선에게 벼슬을 제수함은 부당함을 아뢰나 윤허하지 않다
사간원(司諫院)에서 아뢰기를,
"이현로(李賢老)는 일찍이 중한 죄를 범하였으니 다시 쓰지 아니함이 마땅한데, 전에 이미 고신(告身)을 주었고 이제 또 가자(加資)하여 부사직(副司直)을 제수하였으며, 안지선(安至善)을 본시 통사(通事)로서 오로지 무역으로 생활하니 장사꾼과 다름이 없는데, 이제 장흥고 사(長興庫使)를 제수하였습니다. 사(使)는 한 사(司)의 장(長)인데 안지선이 임명되었으니, 청컨대 다 임명한 것을 고치소서."
하였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이현로(李賢老)는 마음이 간휼하고 말을 잘하고 행실이 경박하고 무상(無狀)한 소인(小人)인데, 젊어서부터 유사(儒士)의 이름을 빌어 시(詩)·부(賦)로써 안평 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에게 아부하고 아첨하였기 때문에 종실(宗室)과 귀근(貴近)에게 사랑을 얻어서 드디어 이름이 당세에 알려지니, 스스로 말하기를, ‘재주는 문무(文武)를 겸하여 장상(將相)의 그릇이다.’ 하여 감히 교만한 기운을 베풀어서 영웅 호걸을 능멸(凌蔑)하니, 사림(士林)들이 다투어 비웃었다.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조롱하기를, ‘남방의 신지리요, 북도의 대장군이라.[南方新地理北道大將軍]’ 하였다. 일찍이 병조 정랑(兵曹正郞)이 되어 벼슬을 팔아 재물을 취하였고, 함부로 불법(不法)한 일을 행하다가 일이 발각되니, 헌사에서는 장리(贓吏)로 논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6책 366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어문학-문학(文學) / 인물(人物) / 정론(政論)
○司諫院啓: "李賢老, 曾犯重罪, 不宜復用, 前旣給告身, 今又加資, 除副司直。 安至善, 本是通事, 專以貿易爲生, 與販賣之徒無異, 今授長興庫使。 使, 乃一司之長, 而至善得拜。 請皆改差。" 不允。 賢老, 心志譎詐, 利口薄行, 無狀小人也。 自少, 假名儒士, 以詩賦, 阿附安平大君 瑢, 寅緣佞諛, 得幸於宗室、貴近, 遂知名。 當世自以爲: "才兼文武, 將相之器", 敢肆驕氣, 淩蔑英豪, 士林爭非笑之。 有人作詩, 譏之曰: "南方新地利, 北道大將軍。" 曾爲兵曹正郞, 賣官取貨, 恣行不法, 事覺, 攸司論以贓吏。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6책 3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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