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실록 6권, 문종 1년 3월 13일 임자 5번째기사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홍제원 석불에 기도하는 자가 바친 미곡을 공처에 사용한 황효원을 탄핵하다
도성(都城) 사람이 쌀과 곡식을 가지고 홍제원(洪濟院) 석불(石佛)에 기도하는 자가 날마다 1천이나 되니, 예조에서 서활인원(西活人院) 정문(呈文)에 의거하여 그 거둔 미곡으로 한증 군인(汗蒸軍人)278) 에게 공급하는 비용으로 쓰고자 하였는데, 사헌부에서 듣고 당해 정랑(正郞) 황효원(黃孝源)을 탄핵하기를,
"유식한 문신(文臣)으로서 이 같은 괴탄(怪誕)한 일을 보고도 금지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륵당(彌勒堂)이라고 이름을 지어 거둔 미곡을 공처(公處)에 쓰고자 하니, 이는 무슨 도리인가?"
하니, 황효원이 대답하기를,
"잘못을 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은 본조(本曹)의 임무가 아니다."
하였으니, 이는 사헌부를 가리켜 한 말이다. 사헌부에서 인혐(引嫌)하여 출사(出仕)하지 아니하니, 명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를 마친 뒤에 황효원을 탄핵하여 아뢰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6책 366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사상-불교(佛敎) / 사법-탄핵(彈劾)
- [註 278]한증 군인(汗蒸軍人) : 동서 활인원(東西活人院)에서 병자들에게 한증(汗蒸)을 시키는 일을 맡아 보던 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