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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5권, 문종 1년 1월 24일 갑자 2번째기사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사은사 황보인과 부사 김효성이 고명을 받들고 돌아오다

사은사(謝恩使)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과 부사(副使) 중추원 사(中樞院使) 김효성(金孝誠)고명(誥命)104) 을 받들고 북경[京師]에서 돌아오니, 임금이 익선관(翼善冠)·백포(白袍)·오서대(烏犀帶)·소의장(素儀仗)으로써 모화관(慕華館)에 거둥하여 다시 면복(冕服)을 입고 나아가 고명을 맞이했다. 경복궁(景福宮)에 돌아와 다시 면복(冕服)을 벗고 백포(白袍)를 갖춰 입었다. 사정전(思政殿)에서 황보인(皇甫仁)김효성(金孝誠) 등에게 잔치를 베풀고, 황보인김효성에게 안장 갖춘 말 각각 1필씩을 하사하고, 또 황보인에게 노비 8구(口)와 전지 60결(結)을 하사하고, 김효성에게는 노비 5구(口)와 전지 40결을 하사하고, 서장관(書狀官) 강맹경(姜孟卿)조근(趙瑾)에게는 전지 15결을 하사하였다. 백관이 길복(吉服)으로 하례(賀禮)를 행하니, 명하여 이를 정지시켰다. 그 고명(誥命)은 이러하였다.

"제왕(帝王)은 천하(天下)를 주재(主宰)하므로 천하(天下)의 민심(民心)을 마음에 두어 일시동인(一視同仁)105) 하므로 내지(內地)와 외지(外地)의 구별이 없었다. 그러므로 어진이를 고르고 덕(德)이 있는 이에게 명하여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을 맡기는데, 사정에 따르고 형편에 맞추어서 교화(敎化)의 도리(道理)를 펴서 그 어진 은혜가 한 방면에 흡수하고 뒤를 이은 자손(子孫)이 세덕(世德)을 닮으면, 부자(父子)가 서로 계승하고 차례를 전함이 진실로 마땅할 것이니, 그것은 현인(賢人)을 나타내고 여러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 두려는 소이(所以)이다. 그러므로 조선 국왕(朝鮮國王) 이(李) 【휘(諱).】 는 자혜(慈惠)하고 겸공(謙恭)하며 총명(聰明)하고 특달(特達)106) 하였으며, 착한 일을 사랑하고 도리를 따르며, 조그만 것이라도 능히 삼가고 하늘을 공경하고 위[上]을 섬겨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정성스러웠으므로 인효(仁孝)가 나라 사람을 길러 왔고, 공렬(功烈)이 변경(邊境)에 나타났으며, 조정(朝廷)의 명령을 공경하여 이에 모름지기 어기지 않고 힘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여 오로지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였으니, 조선(朝鮮)이 나라가 있은 이래로 왕(王)과 같은 이는 드물었다. 이제 갑자기 고종(告終)107) 에 이르게 되니 아래 사람들이 붙일 데가 없을 것을 생각한다. 그대 이(李) 【휘(諱).】 는 바로 그 세자(世子)로서 충효(忠孝)하고 정성이 있고 공경하고 삼가서 게으르지 않으니, 장자(長子)로서 어진 이로서 전습(傳襲)을 받아야 마땅하므로, 이에 특별히 그대를 봉(封)하여 조선 국왕(朝鮮國王)으로 삼는다. 아아! 번국(藩國)을 맡기는 바는 덕(德)이 아니면 맡을 수 없고, 오로지 하늘을 공경하고 위를 받드는 것을 큰 일로 삼고, 오로지 경계(境界)를 보존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을 중한 일로 삼을 것이다. 오로지 충성하고 오로지 효도하여서 길이 그대 아비의 행적을 따른다면 거의 여러 사람의 마음이 협화(協和)하여 세세(世世)토록 번토(藩土)를 보호할 것이다. 가서 짐(朕)의 명령에 응하여 더욱 광영(光榮)을 빛내도록 하라. 흠차(欽此)하라."

왕비(王妃)를 봉(封)하는 제서(制書)는 이러하였다.

"제왕(帝王)은 은혜를 미루어 주어 작명(爵命)을 내리시어 영광된 포장(褒奘)이 그 배우자[伉儷者]에게 미치는 것이니, 이것은 국가의 성전(盛典)이다. 그대 권씨(權氏)는 바로 조선 국왕(朝鮮國王) 이(李) 【휘(諱).】 의 처(妻)로서 덕(德)을 닦아 유순(柔順)하고 정숙(貞淑)하여 내조(內助)의 칭찬이 있었다. 그대의 지아비가 이미 왕작(王爵)을 이어받았으니, 그대도 이와 더불어 영화를 함께 누려야 하겠으므로, 이에 특별히 봉(封)하여 조선국 왕비(朝鮮國王妃)로 삼는다. 그대는 오히려 부도(婦道)를 각별히 따라서 번방(藩邦) 〈정치를〉 도우라. 흠차(欽此)하라."

세자(世子)를 봉(封)하는 칙서(勅書)는 이러하였다.

"옛부터 나라를 가진 자는 백성들을 따르게 하는 것을 먼저 하였다. 지금 왕(王)이 아들 【휘(諱).】 가 있어, 나라 사람들이 후왕(後王)이 되게 하고자 하니, 특별히 바라는 바에 따라서 세자로 삼도록 명한다. 왕은 효제(孝悌)와 충신(忠信)을 가르쳐서 그로 하여금 나라 사람들의 소망에 부응(副應)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어서 차견(差遣)하여 온 배신(陪臣) 좌의정 황보잉(皇甫仍) 【곧 황보인(皇甫仁)이다.】 에게 명하여 가지고 가서 왕(王)에게 유시(諭示)하게 하니, 왕(王)은 짐(朕)의 지극한 생각을 몸받으라."


  • 【태백산사고본】 3책 5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6책 350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사급(賜給) / 신분(身分) / 농업-전제(田制)

  • [註 104]
    고명(誥命) : 중국 황제가 내려 주는 임명장.
  • [註 105]
    일시동인(一視同仁) : 중국 황제가 사해(四海)에 있는 백성들을 하나로 보아 골고루 인정(仁政)을 베푸는 것.
  • [註 106]
    특달(特達) : 남달리 사리에 밝고 재주가 뛰어남.
  • [註 107]
    고종(告終) : 죽음을 알림.

○謝恩使左議政皇甫仁、副使中樞院使金孝誠, 奉誥命, 回自京師。 上以翼善冠、白袍、烏犀帶、素儀仗, 幸慕華館, 更御冕服, 迎命。 還景福宮, 行禮畢, 釋冕服, 具白袍。 宴孝誠等于思政殿, 賜孝誠鞍具馬各一匹, 又賜奴婢八口、田六十結, 孝誠奴婢五口、田四十結, 書狀官姜孟卿趙瑾田十五結。 百官以吉服, 行賀禮, 命停之。 其誥命曰:

帝王爲天下之主宰, 必以天下之心爲心, 一視同仁, 罔有內外。 故簡賢命德, 以任司牧, 因情適宜, 以致化理, 其有仁惠, 洽于一方, 胤嗣肖乎世德, 則父子相承, 傳敍惟允, 所以表賢人, 而繫衆心也。 故朝鮮國王 諱, 慈惠謙恭, 聰明特達, 樂善循理, 纖毫能謹, 敬天事上, 終始一誠, 仁孝孚於國人, 功烈著乎邊境, 敬恭朝命, 斯須不違, 竭力殫心, 惟恐不及, 自朝鮮有國以來, 罕有如王者也。 比奄及於告終, 念下人之罔屬。 爾諱, 乃其世子, 忠孝有誠, 敬愼不懈, 以長以賢, 宜膺傳襲, 玆特封爾爲朝鮮國王。 於戲! 藩國所寄, 匪德不任, 惟敬天奉上爲大, 惟保境恤民爲重。 惟忠惟孝, 以永率乃父之行, 庶幾衆心協和, 世保藩土。 往膺朕命, 益紹光榮。 欽哉。

封王妃制曰:

帝王推恩, 錫爵而褒榮, 及其伉儷者, 此國家之盛典也。 爾權氏, 乃朝鮮國王 諱之妻, 秉德柔淑, 內助有稱。 爾夫旣襲王爵, 爾宜與之偕榮, 玆特封爲朝鮮國王妃。 爾尙恪遵婦道, 以助藩邦。 欽哉。

封世子勅曰:

自古有國者, 以順民爲先。 今王有子諱, 國人欲以後王, 特從所欲, 命爲世子。 王其敎之孝悌忠信, 俾有以副國人之望, 可也。 仍命差來陪臣左議政皇甫仍, 【卽皇甫仁也。】 齎, 諭王。 王其體朕至懷。


  • 【태백산사고본】 3책 5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6책 350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사급(賜給) / 신분(身分) / 농업-전제(田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