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로 가다 노상에서 죽은 이덕생의 정조 및 치부 여부에 대해 논의하다
이덕생(李德生)이 배소(配所)로 가다가 용인(龍仁) 노상(路上)에 이르러 갑자기 죽었다. 임금이 정부에 의논하여 말하기를,
"이덕생은 직첩(職牒)을 거두었는데 죽었으니, 정조(停朝)하고 치부(致賻)하는 등의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하니, 영의정 황희(黃喜)·좌참찬 정분(鄭苯)·우참찬 정갑손(鄭甲孫)이 아뢰기를,
"직첩(職牒)을 거둔 것은 곧 끊어버린 것이온데, 어찌 다른 종친의 예(例)로서 논하겠습니까. 정조(停朝)하는 일과 빈소를 서울 집으로 돌려오게 하는 것은 실로 온당하지 못하오니, 청하옵건대, 옛법을 상고하여 시행하되, 다만 치부(致賻)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고, 좌의정 하연(河演)·좌찬성 박종우(朴從愚)·우찬성 김종서(金宗瑞)는 아뢰기를,
"이덕생은 비록 직첩이 없지만, 그 죄가 속적(屬籍)에서 끊어버릴 만한 일은 아니오니, 정조(停朝)하고 치부(致賻)하고 서울 집으로 빈소를 돌려오는 것을 한결같이 종친의 예(例)에 따라 하게 하소서."
하니, 명하여 직첩과 과전(科田)을 주게 하고, 또 치부(致賻)와 정조(停朝)하게 하였다. 또 서울 집으로 빈소를 돌려오게 하는 여부는 그 집의 자원(自願)에 따라 들어주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9책 125권 3장 A면【국편영인본】 5책 138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왕실-종친(宗親) / 풍속-예속(禮俗)
○德生赴配所, 至龍仁路上暴死。 上議于政府曰: "德生收職牒而死, 停朝致賻等事, 何以處之?" 領議政黃喜、左參贊鄭苯、右參贊鄭甲孫曰: "收職牒, 是絶之也。 豈與他宗親例論哉! 其停朝及還殯京家, 實爲未穩, 請考古制施行, 但令致賻爲便。" 左議政河演、左贊成朴從愚、右贊成金宗瑞曰: "德生雖無職牒, 其罪固非屬籍當絶之事, 停朝致賻, 還殯京家, 一依宗親例爲之。" 命給職牒與科田, 又令致賻停朝, 且其還殯京家與否, 聽其家自願。
- 【태백산사고본】 39책 125권 3장 A면【국편영인본】 5책 138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왕실-종친(宗親) / 풍속-예속(禮俗)